열심히사는사람은참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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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 소녀에 대한 추억

예전 여자친구는 취미가 게임이었다. 약속 장소에 나가보면 항상 먼저 와서, 휴대용 게임기를 잡고 놀고 있었다. 키도 작은 애가 자기 머리만큼이나 커다란 헤드폰을 쓰고, 지구가 멸망해도 상관없다는 표정으로 게임을 하는 모습이 예뻐서, 왔다고 말하지도 않고 가만히 쳐다봤던 기억. 그때나 지금이나, 헤드폰을 끼고 뭔가를 하는 사람의 모습을 좋아한다. 책을 읽거나, 일하거나, 공부하거나, 아무튼 뭐를 하든 상관없이. 왜 그렇게 좋아할까. 헤드폰을 끼고 일을 한다는 건, 잠시 나를 둘러싼 세상을 보지 않겠다는 선언을 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일거다. 그렇게 만들어진 무관심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 일을 하겠다는 도도함으로 연결된다. 어쩌면 헤드폰을 낀 모습을 좋아하게 된 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