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가 자신의 팔에 불을 붙인다. 재미있고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언니에게 권한다. 등유를 끼얹은 언니는 동생의 손을 잡고 불길에 휩싸여 죽는다. 1930년대 스페인의 한 마을, 태어날 때부터 어떠한 신체적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발견된다. 의도하지 않게 스스로와 타인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어른들의 판단하에 아이들은 정신병원에 격리 수용된다. 동시에 현대에서는 저명한 신경외과 의사 다비드가 백혈병 선고를 받고 골수 이식을 위해 혈육을 찾아 고군분투한다. 현대와 과거를 오가며 아이들의 비극적인 성장기와 암담한 스페인의 역사가 뒤엉킨 실타래 속 비밀들은 하나둘 그 모습을 드러낸다. 고통을 느낄 수 없는 것이 또 다른 고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선뜻 떠올리기 힘들다. 사람은 본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