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잃어버렸어. 같이 삿포로 눈축제를 보러 가기로 했던 친구는, 공항에서 만나자마자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대체 왜 웃는 거야!라고 묻고 싶었지만, 묻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었을까. 그렇게 시작된 나 홀로 해외여행. 인생은 원래 힘든 거라더니... 힘들었다. 갑작스럽게 서울에서 원고를 고쳐야 한다는 연락도 날아오고, 예약한 숙소를 찾지 못해 헤매기도 하고, 영하 20도에서 헤매다가 감기도 걸리고, 감기 걸려 아파 죽겠는데 말이 안 통해 밥 한 끼 먹는데 1시간이나 걸리기도 하고,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로 이동하는데 눈사태가 나서 2시간이면 갈 길을, 국도로 무려 여섯 시간이나 걸려서 돌아가기도 하고, 겨우 도착했더니 그 아름다운 풍경은 눈보라에 파묻히고 … 지금 다시 생각해도 고생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