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모두가 말한다. 미나리는 어디서나 잘 자란다고. 신경쓰지 않고 냅두면, 자신이 알아서 뿌리를 내리고 물길을 찾고서 결국 자라난다고. 그러나 그건 미나리를 지켜보기만 한 이들의 관점일 뿐이다. 그럼 미나리 본인의 관점에서는? 그토록 알아서 잘 자라는 미나리는, 사실 그 이면의 엄청난 노력을 통해 자랐을 것이다. 알아서 잘 자란 게 아니라 충분히 힘들고 지쳤지만 그럼에도 각고의 노력 끝에 자랐을 것이다. 힘들여 뿌리를 내리고 멀리 뻗어 물길을 찾은 후에야 위로 더 높고 옆으로는 더 넓게 자라고 번졌을 것이다. 영화 <미나리>는 바로 그 미나리의 관점에서 한 가족을 바라본 영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영화적인 톤과 일상적인 톤이 1980년대 아칸소 깡촌 속 한국인들 만큼이나 이질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