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차 바리스타 체험에서 만난 네 마리의 양들과 5.18 캠프로 전라남도 장성의 한마음 자연학교에 다녀왔다. 그러나 숙소 근처의 전원교회에서 우연히 (울림이 깊고 맑으며 조율까지 잘 된) 그랜드 피아노를 발견한 순간, 나는 이 캠프에 온 숭고한 목적과 책임의식을 깡그리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가슴 깊은 곳에서 헤아릴 수 없는 억울함과 서러움이 밀려왔다. 몇 곡 치지도 않았는데 왜 나를 찾는 운영진의 전화벨이 울리느냔 말이다. 곧 캠프 장소로 돌아가겠다고 미적미적 답하며 발길을 돌리면서도 나의 영혼은 이 성스러운 교회 안에서 나올 줄을 몰랐다. 신이시여, 이제라도 찬양하겠나이다, 저를 이렇게 버리지 마시옵소서. 5.18 캠프에 온 나이 든 사람으로서 일말의 책임감을 발휘하여 만화책 <망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