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하탄의 연말연시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장소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코 록펠러센터(Rockefeller Center)의 크리스마스 트리와 그 아래 아이스링크, 그리고 마주보고 있는 삭스피프스애비뉴(Saks Fifth Avenue) 백화점의 라이트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타임스퀘어 새해맞이 '볼드롭(Balldrop)'이 세계적으로 훨씬 유명하지만, 12월 31일 하루만 진행되는 사실상 1인당 200불 정도의 입장료가 있는 유료 행사이므로 제외한다면 말이다. (그래도 언젠가 한 번쯤은... ㅎㅎ)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그 타임스퀘어(Times Square)부터 걸어와 지나가는 곳은 라디오시티 뮤직홀(Radio City Music Hall)로, 입장을 위해 줄을 서있는 사람들은 1932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여기서 공연해오고 있는 '록켓티스(Rockettes)' 여성 댄스쇼를 보기 위해서다.
그 맞은편에 또 줄을 서있는 사람들은 '탑오브더락(Top of the Rock)' 전망대 손님들로, 여기를 클릭하면 8년전에 우리 가족이 올라갔던 모습을 보실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사이로 50th St를 조금 더 서쪽으로 걸어가니까...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 트리(Christmas Tree)라 불러도 절대 과언이 아닌, 맨하탄 미드타운 록펠러센터(Rockefeller Center)의 트리가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눈앞에 나타났다!
2023년 트리는 높이 80피트에 지름 43피트, 무게는 12톤으로 뉴욕 주 베스탈(Vestal)에서 가져왔고, 5만개 이상의 LED 전구로 장식되었단다. 특히 꼭대기의 장식은 2018년부터 새로 사용되고 있는 스와로브스키 별(Swarovski star)로 70개의 스파이크가 3차원으로 만들어져 어느 방향에서 봐도 정말 별이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데, 약 3백만개의 크리스탈이 사용되어서 무게가 400kg이 넘는단다!
그리고 그 아래에서 아이스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 우리 가족은 모두 스케이트를 못 타서 전혀 아쉬움이 없었고, 빙판을 보니까 옛날옛적에 김연아 갈라쇼 포스팅이 이틀동안 25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던게 떠오른다... "요즘 뭐하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혹시 겨울에 뉴욕 오시면, 이 글 보고 록펠러센터 아이스링크에서 즉석 공연 한 번 해보시기를~"
트리와 링크를 정면에서 바라보는 통로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우리는 잠시 중앙 화단의 나무 벤치에 앉아서 사람들 구경을 했다.^^
그리고는 통로 반대편에 마주보고 서있는 삭스 백화점으로 걸어가다가, 벽면의 연말 특별장식을 배경으로 가족 셀카 한 장 찍었다. 지혜가 하고있는 까만 귀마개는 이 날 길거리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구입한거다.
크리스챤디올(Christian Dior) 협찬으로 제작된 벽면의 원형 라이트쇼의 제목은 Dior’s Carousel of Dreams라고 하는데, 그냥 커다란 전광판의 영상이 아니라 꽃잎과 여러 문양들, 그리고 가운데 12궁도 등의 형상으로 이루어진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제 우리가 횡단보도로 건너가려는, 백화점 건물 정면의 남북 방향 도로가 바로 5번가(5th Ave)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창업자 Andrew Saks가 1867년에 처음 옷가게를 연 곳은 워싱턴DC이고, 그 후 자신의 이름을 딴 매장을 동부 여러 도시에 만들었는데, 그의 사후에 아들이 여기 맨하탄 5번가에 1924년에 만든 백화점이 너무 유명해져서, 현재 공식적인 백화점 체인의 이름이 삭스피프스애비뉴(Saks Fifth Avenue)가 된 것이란다.
파리와 뉴욕의 거리 모습을 미니어쳐로 재현했다는 1층의 쇼윈도(show window) 전시가 정말 예술이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겨우 찍은 이 사진 속 모형 건물의 원형 계단은 역시 예전에 직접 봤던 '산타페 기적의 계단'을 떠오르게 했다~
삭스 백화점 내부 사진도 한 장 보여드리면, 난간 등의 유리에 반투명 셀로판지를 붙여서 전체적으로 블링블링했다. 모녀가 열심히 다양한 향수를 맡아보며 쇼핑하는 동안에 (결국은 안 샀지만^^) 위기주부는...
창밖 정면으로 보이는 록펠러센터 트리와, 우리가 걸어왔던 통로에 빼곡한 사람들을 구경했다.^^ 함께 카페에서 커피와 작은 케이크로 에너지를 보충한 후에 좀 더 아이쇼핑을 하려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일찍 5시에 영업을 종료한다고 모두 나가라는 방송이 나왔다.
백화점 안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사람들까지 더해져서 쇼윈도 앞의 인도는 움직이기가 힘들 정도였으나, 그래도 벽면의 연말장식에 10분마다 불이 들어오는 라이트쇼(light show)를 봐줘야 할 것 같아서, 다시 5번가를 건너서 맞은편으로 겨우겨우 이동을 했지만...
이 쪽은 움직이기가 힘든게 아니라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사진 찍는 동안에도 떠밀려서 흔들렸음) 문제는 벽면에 원형 장식의 불들이 모두 꺼져 있다는 것인데 (가운데 빨강과 녹색불은 신호등), 더 이상 여기 서있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도로를 건너 비교적 여유공간이 있었던 북쪽의 성패트릭 성당(St. Patrick's Cathedral) 모퉁이에 안전한 자리를 잡았다.
탑오브더락 전망대가 있는 컴캐스트 빌딩(Comcast Building)만 조명 색깔이 달라서 더 그로테스크하게 보였다. 기다려도 라이트쇼는 시작되지 않고, 경찰차의 불빛들만 더욱 많이 번쩍거리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이렇게 펜스가 쳐지고, 횡단보도도 완전히 통제되었다. (저 야광복을 입은 여성 교통경찰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정말 열심히 일을 하더라는^^) 포스팅 제목을 보고 삭스 백화점 연말장식의 멋진 라이트쇼 사진이나 영상을 기대한 분들께 죄송하지만... 다음 날 알게된 사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서, 아마도 안전상의 이유로 라이트쇼를 원래 안 한단다! 흑흑~ 결론은 우리도 20분 정도를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그냥 자리를 떴다.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는 길의 이름모를 건물 안뜰의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사진 좀 찍고, 맨하탄 코리아타운으로 고고씽~
뉴요커 딸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엄마와 아빠를 데리고 간 곳은 '오삼일'이라는 한국 식당, 정확히는 술집(gastropub)이었다. (주소가 31번길 서쪽 5번지, 즉 영어로 5 W 31st St라서 가게 이름이 531임) 현대적으로 해석한(?) 한국 전통 술안주와 칵테일 등을 파는 곳으로 요즘 아주 핫한 곳이라는데, 당일 예약이 불가했지만 정말 운좋게 취소한 테이블이 있어서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아빠의 생맥주와 건배를 하는 지혜의 칵테일 이름은 'NA-Bee'로 데킬라로 만든 보라색 나비완두콩(butterfly pea) 꽃잎술을 베이스로 했다고 하며, 앞쪽에 보이는 선홍색 엄마의 칵테일은 'Seoul-Mate'로 한국소주 화요 41도를 베이스로 딸기즙과 레몬그라스(lemongrass)를 첨가한 것이었다. 안주로는 쭈꾸미 볶음과 여러 꼬치구이, 그리고 로제 떡볶이를 시키고 공기밥을 추가했더니 크리스마스 디너로 충분했다.
한인타운에서 올려다 보이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연말 조명~ 항상 궁금한건데 이런 특별한 날에도 불 켜진 고층의 사무실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일을 하는건가? 엄마의 칵테일이 너무 독했기 때문에, 바로 옆 메이시 백화점의 연말장식을 구경하는 것은 일주일 후로 미루고, 우버를 불러서 타고는 딸의 아파트로 돌아가는 것으로 크리스마스 연휴 2박3일 여행의 일정을 모두 마쳤었다.
P.S. 이 글이 2023년도 마지막 포스팅이네요~ 구닥다리 블로그를 지난 한 해 동안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다시 뉴욕에서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내일 31일에 또 1박2일로 올라갑니다. (맨하탄 타임스퀘어 볼드랍을 보는 것은 아니니까, TV에 위기주부 가족이 나오는지 찾으실 필요는 없음 ㅎㅎ) 그래서 뉴욕의 연말연시 모습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예정이라 지겹더라도 양해 부탁드리며, 모두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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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살았던 LA에서는 모두 콘도나 아파트였기 때문에, 집안에 트리를 만드는 것말고 밖에 전구를 설치하는 연말장식은 할 수가 없었다. 버지니아로 이사와 처음으로 '하우스' 즉 단독주택에 살게 되면서, 재작년 겨울부터 외부 조명을 달았지만, 사진으로 보여드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전에 옛날 LA에서 연말장식으로 유명한 동네를 구경가서 올렸던 포스팅 두 편을 아래에 링크하므로, 정말로 삐까번쩍한 모습이 궁금하시면 클릭해서 보시기 바란다. (괜히 미리 눈높이를 올려놔서, 우리집과 동네 사진에 실망하시는 것은 아닌지? ㅎㅎ)
크리스마스 장식 맛보기 사진은 11월말에 아랫동네 페어옥스몰(Fair Oaks Mall)에서 찍은 것으로, 미국에서 보통 쇼핑몰 등은 추수감사절도 되기 전부터, 가정집들은 보통 추수감사절이 끝난 12월 첫번째 주말부터 밖에 전구들을 걸기 시작한다.
1년에 딱 한 달만 사용하기 위해서 나머지 11개월을 지하 창고에 보관해두는 우리집 크리스마스 장식들... 가짜 트리가 들어있는 초대형 빨간 가방 아래로, 오너먼츠(ornaments)와 전구들이 잔뜩 들어있는 다른 큰 박스가 하나 더 깔려있다.
패밀리룸의 벽난로와 TV 사이에 세운 높이 2미터(6.5ft)짜리로 작년에 샀던 크리스마스 트리 No.2 이다. (다행히 올해 No.3는 안 샀음^^)
넘버투는 알록달록 전구로 감고 잡다한 장식물들을 메다는데, 이 사진에는 이상하게 감자튀김과 컵케익이 등장을 하셨다~
작년에도 연말 포스팅으로 보여드렸던 것처럼, 리빙룸에는 높이가 2.3미터(7.5ft)나 되는 No.1 트리를 유리창에 딱 붙여서 세워놓아 집밖에서도 잘 보이도록 했다. 전구 전선을 좀 더 당기면서 감아서 저 꼭대기 별에도 불이 켜지도록 만들었어야 되는데...
확대사진을 보시면 트리의 솔잎들이 다 플라스틱으로 된 고급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둥근 표면이 은색 실로 된 캐츠아이(Cat's Eye) 오너먼트도 굉장히 고급스럽게 전구의 불빛을 반사한다.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난간에도 보라색의 작은 전구를 감았다. 이제 우리집 밖으로 나가보자! 두둥~
잔디밭 가운데 서있는 벚나무에 감은 파란불과 고드름 조명은 태양광으로 동작하고 어두워지면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데, 그래서 흐린 날에는 잠깐 들어왔다가 일찍 꺼져버리는 단점이 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1층 위쪽을 감싼 알록달록 LED와 차고문에 두른 전구는 전원에 연결되어서 타이머로 켜졌다가 꺼지도록 했다. 2층이 어두컴컴하니 좀 썰렁해 보이지만, 이 정도면 셀프 장식으로는 최선을 다 한거다. (나무 위쪽까지 전구를 촘촘히 감거나, 2층 지붕까지 장식을 한 경우는 대부분 전문업체를 불러서 진행한 것임)
우리집은 불들이 촌스럽게 번쩍번쩍하는 것이 포인트이기 때문에, 짧은 영상을 찍어 유튜브 쇼트로 올렸으니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참, 차고문에 붙인 것은 구형 필라멘트 전구로 불이 안 들어오는게 많아서, 새로 LED로 구입을 해서 업그레이드를 한 모습은 내년에 또...^^
그리고는 한 주 지나서 밤사이에 올겨울의 첫눈이 내렸었다! 물론 그 날 오후에 금방 다 녹아버리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 정도로는 크리스마스 특집 포스팅의 사진이 좀 부족한 듯 해서, 멀리 가지 않고 우리 동네 다른 집들의 바깥 장식 사진들 몇 장만 추가로 보여드린다.
큰 도로에서 우리집으로 들어오는 길을 내려다 본 모습인데, 하얀 집은 정말 엄청나게 큰 트리를 집의 거실 가운데 세워놓은 것이 보인다.
특히 갈림길인 스노우힐 웨이(Snow Hill Way)를 따라서 좌우 집들이 정말 장식을 많이 했는데, 공교롭게 길 이름이 겨울에 어울리는 '눈 언덕'이다~ 그러니까 또 갑자기 생각이 나서, 예전에 LA 밸리지역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유명한 길을 자동차로 지나가며 찍었던 블랙박스 영상을 아래에 링크한다.
다시 우리 동네로 돌아오면, 커다란 4색 전구와 함께 미니언과 공룡, 그리고 산타는 문 옆에 쓰러져 있다.
커다란 장난감 병정(호두까기 인형?)이 집을 지키고 있는데, 저런 풍선 장식들은 전기가 연결된 작은 펌프로 계속 바람을 넣어줘야 한다.
스노힐 길에서 가장 많은 풍선 장식을 세워놓은 집인데, 우리도 내년에는 저런 것 하나 사서 놔둬 볼까? ㅎㅎ 물론 워싱턴DC 지역에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유명한 동네가 몇 곳 있는 것 같지만, 이 정도만 매일 봐도 일부러 찾아갈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번 주말에 뉴욕에 올라가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가족이 함께 맨하탄에서 보낼 예정이니까, 다음 주에 블로그에 등장할 뉴욕시의 크리스마스와 연말 풍경을 기대하셔도 좋다. Christmas in NY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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