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2박3일 뉴욕여행의 둘쨋날이었던 크리스마스 이브, 왠지 따뜻한 국물이 땡기는 날씨라 맨하탄의 딸이 사는 동네에서 베트남 쌀국수로 조금 이른 점심을 먹고는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첫번째 목적지로 합의된 '모마'를 찾아가는데, 일찍 타임스퀘어에 내려서 구경 좀 하고 걸어가자는 엄마와, 일요일에 직장 근처에 가기 싫으니까 지나서 내리자는 딸 사이에 약간의 의견충돌이 있었다.^^ 결국은 아빠의 암묵적인 지지를 업은 엄마의 승리로 우리는 Times Sq–42 St 역에서 내려 지상으로 나왔다.
양보한 따님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저기 LOFT와 대각선 건너편 이 쪽의 H&M에서 옷구경을 좀 하고는 북쪽 타임스퀘어로 향했다. 그나저나 새로 개봉한 영화 <아쿠아맨> 2탄은 영 재미가 없는 모양이던데...
"모녀 두 분, 여기 보세요~ 따님은 크리스마스 연휴 일요일에도 출근하시는 겁니까? ㅎㅎ"
이 날도 '세계의 교차로' 타임스 스퀘어(Times Square)는 길을 막고 관광객들을 불러내 무슨 쇼를 하는 사람들이 광장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보행을 막고 길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다 미리 허가를 받고 하는걸까?
코카콜라를 비롯한 다른 전광판들은 연말 분위기가 났는데, 지혜의 회사만 그냥 파란색... 본사 홍보담당자에게 연락해서, 연말연시에는 사옥 전광판 디스플레이 좀 신경쓰라고 해야겠다~^^
"너 회사 사무실에서 일주일 후의 새해맞이 타임스퀘어 볼드롭을 혹시 내려다 볼 수 없을까?" 그런 이야기를 하며 가족 셀카 한 장 찍고는, 원래 계획대로 미술관 구경을 하기 위해 이동을 했다.
걸어가는 빌딩숲에도 여기저기 홀리데이 장식을 많이 해놓아서 심심하지 않았는데, 그 중 베스트였던 커다란 캔디케인과 카라멜~
우리 부부는 두번째로 방문하는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인데, 유리 빌딩의 외벽에 저렇게 'MoMA' 글자를 옆으로 딱 붙여놓아서, 마치 '⏳∞⏳ ️' 문양을 세로로 적어놓은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의도된 것일까?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현장 입장료가 30불이나 하는 이 미술관도 자기 회사가 후원사로 등록되어서 동반자 2인까지 무료입장이 가능한 티켓을 받을 수 있다고, V자를 하며 씩씩하게 걸어가는 따님 모습이다. 참고로 현대카드와 삼성도 후원사 리스트에 있는데, 현대카드 소지자가 무료입장이 가능한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한국의 삼성 임직원이 명함이나 사원증을 ID와 함께 보여주면 지금도 무료티켓을 받을 수 있는지를 혹시 정확히 아시는 분이 계시면 댓글로 알려주시기 바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오면 자연스럽게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3점의 고흐 그림들... 특히 가운데가 이 곳의 간판스타인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이다. 루브르 미술관 관람객의 약 80%가 '모나리자'만 구경하고 나간다는 말이 있는데, 여기는 그래도 미술 교과서에 나온 다른 그림들도 제법 있다. (포스팅의 마지막에 이 인파를 헤치고 '별밤'을 정면에서 잘 찍은 사진을 보여드릴 예정^^)
그 중의 하나인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Les Demoiselles d'Avignon)'을 12년의 간격을 두고 감상하는 모녀의 모습을 겹쳐봤다. (여기를 클릭해서 2011년 방문기를 보실 수 있음)
클림트의 'Hope, II'와 한 때 그의 제자였던 에곤 쉴레(Egon Schiele)의 'Standing Male Nude with Arm Raised, Back View'
또 다른 미술책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샤갈의 '나와 마을(I and the Village)' 앞에 선 모녀~
모네는 연꽃(water lilies, 수련) 그림만 약 250점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프랑스 오랑주리 미술관(Musée de l’Orangerie)의 전용 타원 갤러리에 전시된 대벽화를 제외하고는, 뉴욕 모마의 'Reflections of Clouds on the Water-Lily Pond' 작품이 전체 가로 길이 1276 cm로 가장 크다. 12년전에는 3개의 캔버스를 직선으로 붙여놓았었지만, 이번에는 곡선으로 전시해서 몰입감이 좀 더 높은 듯 했다.
반면에 초현실주의 작가 달리의 '기억의 지속(The Persistence of Memory)'은 가로 길이가 33 cm에 불과하다.^^
위기주부는 무엇보다 이 '크리스티나의 세상(Christina's World)' 그림을 직접 본 것이 기억에 남는데,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은 여기를 클릭해서 블로그 이웃이신 요세미티님의 심도있는 포스팅을 보시면 된다. (해당 댓글창을 열어보시면 어떤 영화에 등장했는지도 알 수 있음)
4층으로 내려오면 점점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현대미술이 등장하는데, 이건 벽에 써있는 것처럼 제목이 'Dial-A-Poem'이란다~
그리고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통조림(Campbell's Soup Cans)' 등의 많은 작품들을 더 감상하려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는 오후 3시에 일찍 미술관을 닫는다는 방송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그냥 모델들과 함께 뒤집어서 한 번 보여드리고 싶었던 잭슨 폴락의 'One: Number 31' 그림(?)이다...
전시장은 닫았지만 지하의 미술관 기념품 매장은 좀 더 운영을 하는 듯 해서, 예의상 한 번 둘러보고 나가기로 했다. 계단을 다 내려간 곳에 제일 먼저 눈에 띄게 전시를 해놓은 것이 바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그림을 레고로 입체적으로 만든 LEGO Ideas 21333 제품으로, 여기 뉴욕 현대미술관과 협업으로 디자인해서 박스에 모마(MoMA) 로고가 찍혀있다. 정확히 5년전에 셀프 크리스마스 선물로 레고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게 덩치가 좀 있어서 10년치로 계산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5년만 더 기다리면 다시 산타 할아버지로부터 다른 레고를 선물로 또 받을 수 있다.^^ 미술관을 나와서 조금 남쪽의 록펠러센터(Rockefeller Center) 등을 구경한 이야기는 작년 마지막 포스팅으로 이미 보여드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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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여 전인 6월초에 시작했던 지혜의 뉴욕 인턴생활이 지난 8월 중순에 모두 끝났다. 그래서 짐을 챙겨서 버지니아 집으로 데리고 돌아오기 위해 다시 뉴욕을 방문했는데, 이번에는 모처럼 우리도 뉴욕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그 이유는 캐나다 토론토 지역에 사는 누나 가족이 처음으로 뉴욕여행을 와서 우리와 함께 관광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년 10월에 생긴 '뉴욕핫플(New York Hot Place)' 즉, 지금 뉴욕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라는 이 전망대를 첫날 저녁에 두 가족 7명이 함께 방문을 하게 되었다.
먼저 타임스퀘어와 록펠러센터 등을 잠깐 둘러본 후에 맨하탄 미드타운(Midtown)의 도심공원인 브라이언트파크(Bryant Park)까지 걸어왔다. 일요일 오후의 야외 영화상영을 보는 뉴요커들 너머 한가운데로, 이제 우리가 올라갈 최신의 고층빌딩이 높이 솟아있는 것이 보인다.
반대편 뉴욕 공립도서관 쪽에서 바라본 브라이언트 공원의 모습으로 정말 뉴욕스러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42번가를 따라 동쪽으로 걸어서 고풍스런 외관의 그랜드센트럴 역까지 왔다. 역의 뒤로는 1963년에 팬암(Pan Am) 항공사 본사로 오픈해서, 지금은 보험사 메트라이프(MetLife) 소유인 59층의 빌딩이 보인다. 그리고 왼편의 유리건물이 2020년 9월에 완공된 93층의 원밴더빌트 빌딩(One Vanderbilt Building)으로 꼭대기 쪽에 다르게 보이는 외벽의 3개층이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이 건물의 전체 높이는 1,401피트(427 m)로 현재 뉴욕시에서 4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그랜드센트럴터미널(Grand Central Terminal)의 내부를 잠깐 구경했는데, 많은 영화에 나왔던 이 장소를 자세히 둘러보자면 끝도 없을 것 같아서 사진 한 장으로만 소개하고 넘어간다. 역사 아래쪽의 푸드코트에서 쉑쉑버거로 저녁을 먹은 후에 지하로 연결된 통로를 따라 옆 건물의 전망대 입구로 향했다.
원밴더빌트 빌딩의 서밋 전망대(SUMMIT Observatory)는 건물이 완공되고 1년이 지난 작년 10월에 일반에게 오픈을 했는데, 이 곳을 방문할 때의 주의사항으로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거나 굽이 금속으로된 구두는 신고 오면 안 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OH MY GOD!"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 모습만 잠깐 비디오로 보여드릴까 하다가, 그냥 전망대에서 짧게 찍었던 영상들을 모두 합쳐서 하나로 만들었으니까 지금 보셔도 좋고, 사진과 설명을 다 본 다음에 위로 스크롤해서 보셔도 되지만, 꼭 클릭해서 직접 보시기 바란다. 편집한 영상을 다시 보니까 그냥 이 말밖에는 떠오르지가 않는다... "지금까지 이런 전망대는 세상에 없었다!"
아내와 딸이 왼쪽 통유리 창가에 서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바라보고 있다. 이 날의 선셋타임이 7시55분이었는데 우리는 저녁 8시로 예약을 해서 올라왔으니까 일몰시간에 딱 맞춰서 방문을 했던 것이다.
비디오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엘리베이터를 내려서 몽환적인 색깔의 통로를 나와서 모든 벽과 천장, 그리고 바닥까지 거울로 되어있는 전망대를 만나는 순간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지금 까만 운동화를 신은 위기주부가 바닥을 내려다 보며 사진을 찍었는데, 거울을 보호하기 위해서 모두가 검정색 덧신을 신어야 한다.
먼저 가족사진 한 장을 조카가 찍어줬는데, 아내가 손목에 QR코드가 있는 밴드를 차고있는 것이 보인다. 나중에 이 QR코드를 이용해서 개인적으로 아주 특별하게 하늘을 날으는 모습(?)을 볼 수도 있게 되어있다.
자~ 이제 우리는 비켜 드리고...^^ 남쪽으로는 가까이 역사적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멀리 로워맨하탄에 우뚝 서있는 미국에서 제일 높은 원월드 무역센터(One World Trade Center)가 보인다.
긴 팔을 쭉 뻗어서 7명 단체셀카도 한 장 찍었다.
설명이 없으면 이해가 어려우실텐데, 윗층으로 동그랗게 뚫린 곳을 올려다 보고 찍은 모습이다.
서쪽 바로 아래로는 처음에 소개했던 녹색의 브라이언트파크가 내려다 보이고, 왼편으로 멀리 고층빌딩들이 모여있는 곳은 지난 달 여행기에서 잠깐 소개해드렸던 허드슨야드(Hudson Yards)로 뉴욕시에서는 6등인 저기 제일 높은 건물에서 툭 튀어나온 발코니가 넓은 야외 전망대 '에지(Edge)'이다.
영상에도 잠깐 나왔지만 거울이 없는 방 하나에는 대신에 반짝이는 미술작품이 바닥에 전시되어 있다.
그 방의 북쪽 창문으로는 센트럴파크(Central Park)와 함께 그 앞으로 젓가락처럼 솟아있는 억만장자용 콘도 빌딩들이 보인다. 하늘을 찌르는 3개 중에서 왼쪽이 뉴욕시 2등(472 m)인 99층의 Central Park Tower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거용 건물이고, 가운데 85층의 Steinway Tower는 3등(435 m)으로 세계에서 가장 날씬한 고층건물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오른쪽 레고같은 432 Park Avenue는 85층, 426 m로 5등이다. 그리고 NBC 방송국 로고와 COMCAST 글자가 보이는 건물의 꼭대기가 우리 가족이 2015년에 올라갔던 록펠러센터 전망대인 '탑오브더락(Top of the Rock)'이다.
전망을 감상한 후에 터미네이터 영화의 T-1000 로봇이 녹아있는 모습을 앞에 두고 여성 4분만 사진을 찍어드렸다. 꾸물꾸물 다시 한 덩어리로 합체되어서 우리를 쫓아오기 전에 빨리 옆방으로 도망가자~^^
옆방은 완전히 파티 분위기로 시끌벅적했다. 저 은색의 반짝이는 풍선들은 완벽한 구형에 헬륨가스를 넣어서 대부분이 천장에 붙어있기는 했지만, 가끔은 중간에 떠서 돌아다니거나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들도 있어서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가 있었다.
풍선을 가지고 노는 모습은, 아직 안 보셨다면 처음 소개한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가 있다. 커다란 은색의 구슬들이 떠있는 석양의 검푸른 하늘 아래로 동쪽 풍경을 내려다 보면,
바로 아래로 그랜드센트럴 역의 지붕과 메트라이프 빌딩, 그리고 중앙에는 화려한 첨탑을 자랑하는 크라이슬러 빌딩이 보인다. 맨하탄의 동쪽을 흐르는 이스트리버(East River) 너머로는 역시 지난 달 여행에서 구경했던 브루클린 지역이다. 이렇게 건물을 한 바퀴 돌면서 동서남북 방향을 모두 구경하고 나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윗층으로 올라가면 이 전망대의 진짜 멋있는 공간이 나온다.
남쪽면 중앙의 창가는 아랫층과 연결되어 전체가 뚫려있어서, 이렇게 두 개 층의 통유리를 통해서 파노라마로 맨하탄의 풍경을 전망할 수가 있다. 풍경이 보이는 유리창을 제외한 모든 면은 당연히 거울이라서, 불빛과 사람들을 무한히 반사하고 있다~
일몰 후 30분 정도 지난 시간이었는데,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은 파란 하늘 아래로 불빛들이 반짝이기 시작하는 아주 완벽한 타이밍의 야경을 볼 수 있었다.
앞쪽의 엠파이어스테이트 전망대는 옛날옛적에 미국 보스턴에서 열렸던 학회 참석을 하고,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뉴욕에서 하루 잘 때 올라가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왼쪽 멀리 원월드 무역센터 전망대는 이번에 저기도 올라가볼까 하다가 시간이 없어서 후일을 기약했다. 즉, 위기주부는 이렇게 5개의 대표적인 뉴욕시 전망대들 중에서 3곳에 올라간 것이 되었다.
사실 밖으로 보이는 풍경보다도 이 전망대 내부의 모습이 더 시선을 끌었다. 그냥 요즘 유행하는 '몰입형(immersive)' 전시와 같이 전망대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아랫층 바닥에 완전히 누워서 감상을 하고 계시는 분들도 보인다.
기둥을 가리고 있던 거울의 안쪽에는 LED 조명도 설치가 되어 있어서, 이렇게 무한한 빛의 기둥이 위아래로 뻗어있는 모습과 함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직도 안 보신 분은 지금이라도 앞서 비디오를 클릭해서 보시면, 영상 후반부에서 음향효과와 함께 저 빛줄기가 움직이는 장면을 직접 보실 수 있다.
서쪽으로는 붉은 석양이 구름에 가려져 있는 것이 보인다. 이 날 전망대를 예약해놓고 날씨가 흐리면 어떡하나 걱정을 좀 했는데,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참 기뻤던 기억이다. 윗층에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들이 따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렇게 93층의 바닥이 유리로 된 툭 튀어나온 공간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을 수가 있다. 긴 줄을 기다려서 직원의 안내에 따라서 두 개의 칸에 차례로 들어갈 수가 있는데, 우리는 일행이 7명이라서 나누어 들어가게 할 줄 알았더니 7명 모두 이 한 칸에 올라가라고 해서 모두가 겁을 먹었었다! 몇 명까지 한꺼번에 올라갈 수 있을까?
발밑의 달랑 유리 한 장을 통해서 약 400미터 아래에 있는 도로의 지나가는 차들과 "BUS ONLY" 글자를 잠시 내려다 봤다. 갑자기 점프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아주 잠깐 들었는데, 다행히 직원이 이 유리박스에서 나가야 할 때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양쪽으로 탁 트인 건물의 모퉁이에서 지혜의 독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고, 이렇게 코너를 돌아가면 윗층의 두번째 방이 나온다.
그 방은 한쪽 벽면 전체가 스크린으로 되어 있어서 구름 위를 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구름 가운데에 사람 얼굴이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전망대로 올라오기 전에 얼굴 사진을 찍을 수가 있는데, 이 방 입구에서 자신의 QR코드를 스캔하고 들어오면 잠시 후에 자신의 얼굴이 저렇게 구름 속에서 음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었다.
구름 속에 서있는 모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윗층 전망대 구경도 마치고, 이제 덧신은 벗고 옥상으로 올라가게 된다.
옥상층의 내부는 따뜻한 벽난로와 함께 이렇게 나무벤치와 의자가 만들어져 있어서 편하게 쉴 수가 있다. 전망대 입장권이 비싼 대신에 전체적으로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북적이는 느낌이 없어서 좋았다.
밖으로 나와서 완전히 깜깜해진 맨하탄의 야경을 내려다 봤는데, 8월말이었지만 여기 지상에서 4백미터 위는 바람이 너무 차가워서 반바지에 반팔만으로는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옥상 위로도 건물의 장식과 조명을 위한 추가 구조물이 있었다. 여기서 저 꼭대기까지 더 올라갔다 내려오는 유리바닥의 저 엘리베이터를 탈 수도 있는데, 미리 입장권 예약시에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예약해야 한다. 또 사진에 보이는 바가 있어서 칵테일이나 맥주 등을 사서 마시며 멍때리고 있는 커플들도 많이 있었다. 정말 시간여유가 있는 여행자라면 가격이 싼 오후 낮시간에 올라와서 늦은 밤까지 있어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 같은 멋진 전망대였다.
기념품 가게를 지나서 다시 92층까지 내려와서 역시 거울로 된 이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것으로, 지금 뉴욕에서 가장 인기있는 서밋원밴더빌트(SUMMIT One Vanderbilt) 전망대의 구경을 마쳤다. 건물을 나와서 타임스퀘어로 걸어가면서, 솔직히 말해 다른 전망대들은 다 망할 것 같은 걱정이 들었다...^^
위기주부도 오래간만에 보는 타임스퀘어(Times Square)의 야경을 잠깐 구경하고는 인근 44번가에 있는 인터콘티넨털 호텔에 숙박을 했다. 다음 날 우리 가족도 10여년만에 다시 만나는 자유의 여신상을 함께 보러간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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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3명이 함께 미국 뉴욕을 처음 방문했던 것은 2011년 봄방학의 워싱턴/나이아가라/뉴욕 여행 때였다. 당시 여행계획을 담당했던 아내가 뉴욕에서의 첫날에 타임스퀘어를 구경한 후에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이 맨하탄 미드타운의 첼시(Chelsea) 지역이었는데, 오래된 공장과 고가철로를 재활용해서 관광지로 탈바꿈을 시켰던 것이 흥미로웠었다. 그 첼시의 허드슨 강변에 또 다른 볼거리가 작년에 새로 생겼다고 해서, 7월 뉴욕 당일치기 여행의 두번째 목적지로 찾아가기로 했다.
첼시마켓 부근 두 바퀴를 돈 끝에 겨우 스트리트파킹 자리를 찾아서 10th Ave 쪽으로 걸어나오니 테레사 수녀와 간디가 그려진 벽화가 눈에 띄어 사진을 찍었다. 그랬더니 지혜가 모퉁이에 보이는 동글동글한 유리창을 가진 건물이 Lantern House라는 럭셔리콘도로 유명한 영국 건축가인 토마스 헤더윅의 작품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래? 한 달 살더니 뉴요커가 다 되셨네! 뮤지컬 헤드윅(Hedwig)은 들어봤는데, 건축가 헤더윅이 누구야?"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이 쇼핑몰이나 공원에 가면 요즘 자주 보이는, 그가 발명한 '팽이의자' 스펀체어(spun chair)에 앉아있다. 그는 새로운 런던의 이층버스와 2012년 런던올림픽 성화대를 설계한 디자이너 겸 건축가로, 현재 이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사람이다. 여행기에 이렇게 건축가의 사진까지 찾아서 보여드리는 이유는 아래의 글을 계속 읽어보시면 차차 알게된다~
10번가를 따라서 남쪽으로 조금 걸어가니 먼저 첼시마켓(Chelsea Market)의 입구를 알리는 '소 그림'이 나왔는데, 왜 소가 그려져 있는지 등등 이 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는 여기를 클릭해서 지난 2011년 여행기를 보시면 된다.
첼시마켓 내부를 일단 먼저 들어가 보았는데, 10여년 전에는 생선이나 고기를 파는 진짜 시장의 분위기가 있었다면... 지금은 그냥 전체가 푸드코트와 기념품가게로 바뀐 것 같았다. 옛날 방문했을 때를 떠올리며 조금 둘러보다가 진짜 목적지를 찾아서 다시 밖으로 나와 강가로 걸어갔다.
서울에 한강공원이 있다면 뉴욕에는 허드슨리버파크(Hudson River Park)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강변 자전거 도로를 건너서 찾아가고 있는 저 멀리 보이는 언덕이 이 날 우리의 두번째 목적지였다.
55번 부두가 있던 허드슨 강변에 작년 5월에 문을 연 리틀아일랜드(Little Island)는, 사진과 같이 높이와 모양이 다른 튤립 모양의 콘크리트 기둥 132개를 강바닥에 박아서 만든 인공섬 공원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순전히 저렇게 아랫부분을 멋지게 만든다고 총 공사비가 무려 2억6천만불, 즉 3천억원이나 들었다는데... 리틀아일랜드를 이렇게 비싸게 설계한 사람이 앞서 소개한 토마스 헤더윅이다.
다리를 건너 인공섬 위로 올라가보면 그냥 이렇게 자연스럽게 잔디가 깔려있는 공원인데, 맨하탄 미드타운의 평평한 빌딩숲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언덕이 만들어져 있다.
언덕 한 쪽에는 약 700석 규모의 원형극장이 만들어져 있고, 여기를 지나서 정사각형 모양 공원의 남서쪽 끝에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가면...
남쪽으로 뉴욕 로워맨하탄(Lower Manhattan)과 강 건너 뉴저지 저지시티(Jersey City)의 고층건물들이 모두 보였다.
이렇게 보니까 가운데 104층의 원월드 무역센터가 확실히 높은 건물인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리고 '맨하탄뷰'를 자랑하는 저지시티의 고층 아파트와 콘도들... "로또 당첨되면 저기에 집 하나 사야겠다. 아니, 그냥 맨하탄 안이 더 좋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을 하면서 따님과 V자 사진 한 장 찍어다. 공원의 꽃들이 좀 지기는 했지만 날씨가 참 좋았다.
'작은섬 공원'의 전체모습을 보며 내려가는데, 오른쪽으로는 멀리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삼각형으로 잘려진 단면을 가진 높은 건물이 보인다.
저 가운데 멀리 각진 현대식 유리 건물이 서있는 곳은 허드슨야드(Hudson Yards)로, 서울의 용산처럼 강변의 옛날 철도 차량기지 땅을 고층건물군의 쇼핑몰과 호텔 및 콘도단지로 최근에 개발을 했다고 한다. 뾰족하게 옆으로 툭 튀어나온 발코니는 '에지(Edge)'라는 유료전망대이고, 저 쇼핑몰 중앙 광장에 최근 뉴욕에서 가장 뉴스가 되었던 미술작품(?)이 만들어져 있다. 오전에 바로 옆의 11번가로 차를 몰고 내려오면서 직접 보기는 했지만, 사진을 찍지 못해서 인터넷에서 아래 사진을 가져왔다.
2,500개의 계단이 154개의 경사를 따라 16층 높이까지 커다란 그릇을 만들면서 연결된 '베슬(Vessel)'도 역시 앞에 등장했던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의 작품이다. 공식적으로는 건설비 7천5백만불로 2019년 3월에 완성되었지만, 소문으로는 최대 2억불이 들었을 거라고 한다. 아름다운 이 조형물이 논란이 된 이유는... 누구나 무료로 저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던 작년 1월까지 3명이 뛰어내려 자살을 했고, 그래서 5월부터는 혼자는 못 올라가고 입장료도 10불씩 받았지만, 두 달만인 7월에 가족과 함께 올라간 14살 소년이 또 뛰어내려 죽는 바람에 지금은 무기한 폐쇄되었기 때문이다. 불과 2년 전에는 '맨하탄의 에펠탑'으로 불리며 인기와 주목을 끌었지만, 지금은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죽음의 계단'으로 불리면서 재개장 가능성도 낮다고 한다.
다시 첼시 리틀아일랜드 여행기로 돌아와서... 콘크리트 튤립 아래를 지나는 이 쪽이 정문인 것 같으나, 우리는 차를 세워둔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왔던 옆문으로 다시 나갔다. (리틀아일랜드의 설계나 건축과정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해서 박영우 건축가의 포스팅을 보시기 바람)
옛날 뉴욕여행의 추억을 또 찾아서, 버려진 고가철로를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하이라인파크(High Line Park)에도 잠시 올라가봤다. 이 날 날씨가 참 더워서 마음만은 위기주부도 맨발로 저 물 위를 걷고 있었다는...^^
철로 위의 수풀 속에 놓여진, 조금 섬뜩하게 보이던 눈물 흘리는 조각상들 모습이다.
첼시마켓 건물을 통과하는 구간까지 걸어오니 그늘에 많은 가게들이 모여 있었다. 시원한 것을 하나 사서 마시려고 하는데 그늘에는 마땅히 앉을 곳이 없어서 내려가 건물 안에 다시 들어가보기로 했다.
과일을 즉석에서 갈아주는 이 집에서 스무디를 샀는데, 우리 부부에게는 결혼 20주년 기념여행으로 갔던 페루 쿠스코의 샌페드로 시장에서 마셨던 과일쥬스의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마침 빈 테이블이 나와서 딸아이의 뉴욕 인턴생활과 미래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는 차로 돌아가서, 지혜를 아파트에 내려주고 바로 다시 4시간을 운전해서 버지니아의 집으로 돌아왔다. 8월에 인턴이 끝나면 또 데리러 가야하니까, 우리 부부의 찔끔찔끔 뉴욕여행은 그래서 다음 달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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