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고개를 빼꼼이 내밀던 봄이 화들짝 놀라 쏙하고 다시 들어갈 것만 같다. 요즘 날이 너무 추우니 지난 주말 날씨가 더욱 돋보인다. 낮기온이 무려 14도까지 치솟았던 이날은 3월 하순께 기온과 엇비슷했단다. 덕분에 가벼운 옷차림도 가능했다. 서해안으로 향했다. 이번엔 부안이다. 해변을 끼고 위치한 '마실길'이라 불리는 산책 코스는 봄을 만끽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기분까지 상쾌해지는 바닷바람에 흥겨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게다가 이곳은 분명 서해안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바다가 깊은 데다 짙푸르기까지 했다. 늘상 물이 빠져 휑하니 드러난 갯벌과 색깔마저 진흙빛을 닮은 바다 빛깔 때문에 서해에선 늘 마음 한 켠에 고이 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