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 이야기를 하며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도굴이란 소재를 다루겠다 공언 했으니, 결국 관객들은 그 도굴이라는 소재가 가진 디테일들을 궁금해하고 기대했을 거란 말. 불법이긴 하지만 도굴이 어떤 과정으로 준비되고 전개되는지, 도굴꾼들 사이의 행동양식이나 그들이 사용하는 은어는 무엇인지, 도굴을 함에 있어서 주의해야할 것들은 무엇인지 등등의 디테일. 허나 <도굴>은 그딴 거 그냥 다 팽해버리고 결국 도굴꾼 스킨만 씌운채 구태의연하게 반복되는 전형적인 한국형 하이스트 영화였다. 그리고 그 <도굴>이 개봉되고 근 반 년만에, 그 실수를 그대로 반복한 영화가 다시금 등장했다. 아니, 어쩌면 <파이프라인>은 <도굴>보다도 못한 영화일 것이다. 스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