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기(07/07~07/21, 런던-파리-프라하-취리히-베를린-로마) -여행 전 보통 사람들은 여행 준비하면 짐을 싸고 가이드북을 읽으며 동선을 짜거나 하는 것을 떠올리지만, 내게 여행 준비란 주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는 일이다. 팔자 느긋한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두 배로 바쁘게 여행 준비를 하는 셈이다. 어차피 짐을 싸지 않고, 혹은 가이드북을 읽지 않고 여행을 떠날 수는 없으므로, 나는 거기에 더해 책과 영화까지 보게 되는 것이다. 구태여 고생을 자처해 영화나 소설을 읽는 이유는 사실 별 건 아니고, 이렇게 봐둔 픽션 속 세상이 켜켜이 쌓여 있다가 현실과 마주칠 때 발생하는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서이다. 하나의 장소, 이를테면 런던을 가지고도 여러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