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 여행에서 유명한 공짜 박물관과 미술관들 전시도 충분히 둘러보고, 각종 기념관들도 제대로 구경하려면 몇 일 정도가 필요할까? 이번에 누나 가족을 위한 'DC 가이드투어'의 철저한 계획을 아내와 함께 세우면서 내린 결론은 최소한 3일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첫날은 백악관과 내셔널몰 서쪽, 둘쨋날은 국회의사당과 내셔널몰 동쪽, 세쨋날은 남은 스미소니언 박물관들 위주로 구경을 했는데, 대부분 우리 부부는 이미 방문을 했던 곳이지만 좋은 날씨에 모처럼 누나와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 앞쪽 이틀은 위기주부도 처음 방문하는 장소가 두 곳씩 있었기에 이제 차례로 소개한다. 첫날 목요일에는 레이건빌딩에 일일주차를 하고 사전답사기로 이미 포스팅한 백악관과 렌윅갤러리를 구경한 후에 내셔널몰로 내려갔다.
누나의 전문가 솜씨로 싼 김밥을 여기 '헌법정원' 컨스티튜션가든(Constitution Gardens)의 연못이 보이는 벤치에서 점심으로 먹었다. 오리들 너머로 보이는 계단이 있는 곳은 작은 섬인데, 그 좌우로 반원형으로 만들어진 것은 미국 독립선언서에 싸인한 56명의 서명과 이름 등을 확대해서 모두 바위에 새겨놓은 Memorial to the 56 Signers of the Declaration of Independence 기념물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베트남전에서 간호사 및 통신과 항공관제 등의 분야에서 활약한 미국 여성들을 기리는 Vietnam Women's Memorial 동상은 베트남전 기념물의 일부로 1993년에 추가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위기주부도 직접 보는 것은 이 날이 처음이었다.
까만 대리석에 녹색의 잔디밭이 반사되어 더욱 특별하게 보였던, 1982년에 만들어진 베트남전 기념관(Vietnam Veterans Memorial)을 지나서,
링컨 기념관 앞에서 우리 일행 7명의 단체사진을 부탁해서 찍었다. 이 날 지혜 혼자만 꿋꿋하게 모자를 안 쓰고 버팀...^^
기념관 내부를 구경한 후에 계단 위에서 리플렉팅풀(Reflecting Pool)과 '연필탑'을 배경으로 3명 가족사진도 한 장 찍었다.
다음 코스는 DC를 방문한 한국인이라면 꼭 방문해야 하는 장소인 한국전 기념관(Korean War Veterans Memorial)이다. 행군하는 병사들의 제일 앞쪽의 기념관 중앙 바닥에 씌여진 아래의 문구는 볼 때마다 숙연해진다.
"Our nation honors her sons and daughters who answered the call to defend a country they never knew and a people they never met."
6·25전쟁이 베트남보다 시기적으로 훨씬 앞서지만 이 기념관은 더 늦은 1995년에야 헌정되었고, 사진 제일 왼쪽에 빼곡하게 사망자들의 명단이 새겨진 'Wall of Remembrance'는 올해 2022년 종전기념일에 추가로 완성되었다.
기다란 리플렉팅풀 남쪽의 산책로를 따라 동쪽으로 걸어서 제2차 세계대전 기념관을 구경한 후에, DC관광 첫째날의 하이라이트인 이 워싱턴모뉴먼트(Washington Monument)의 꼭대기 전망대에 올라가기 위해 찾아가고 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매번 그냥 올려다보기만 했던 이 '연필탑'을 누나 가족과 함께 올라가보기 위해서, 위기주부는 한 달 전에 단체 7명 티켓을 예약했다. (여기를 클릭해서 나오는 예약사이트에서 이용일 30일전부터는 Large Group Tour를, 하루전에는 그냥 Tour를 클릭해서 예약) 오후 2시로 예약한 사람들이 레인저의 안내에 따라 차례로 입장을 막 시작해서, 우리는 30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내셔널몰 한가운데에 해시계처럼 우뚝 솟아있는 기념탑이 만드는 북동쪽 방향 그늘에 앉아서 기다리는 우리 일행들~
2시반 입장 대기줄이 만들어져서 우리도 재빨리 이동을 했고, 레인저가 가리키는 방향쪽으로 금새 긴 줄이 만들어졌다. 기념탑과 조지 워싱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직원으로 부터 듣고는 붙어있는 저 유리건물로 들어가서 공항수준의 보안검색을 통과한 후에 탑과 연결된 내부통로를 지나갈 수 있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의 옆모습과 서명이 엘리베이터 위의 동판에 새겨져 있는데 여기는 내리는 방향이고, 탑승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서 뒤로 돌아가야 한다. 즉, 돌로 쌓은 탑의 한가운데에 엘리베이터가 오르내리는 통로가 만들어져 있는 것이었다.
뒷문쪽의 가장 안에는 동상도 하나 세워져 있는데, 말년에 배가 좀 많이 나오셨던 모양이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의 서쪽 문이 열려서 직원의 안내에 따라 탑승했고, 약 70초만에 500피트 높이의 전망대에서 반대편 동쪽의 문이 열리자 바로 앞에 보이는 작은 창문으로 홀린 듯 다가갔다.
제일 먼저 동쪽 국회의사당 방향으로 '국립잔디밭'을 내려다 본 모습이다. 오른편 제일 앞에 보이는 빨간 지붕의 농무부(Department of Agriculture)만 빼고, 여기서 의사당까지 좌우로 인접한 건물들은 모두 박물관 또는 미술관인데, 글을 쓰는 현재 딱 하나 빼고는 모두 들어가 보았다.
남쪽으로는 지난 봄에 벚꽃구경을 갔던 타이들베이슨(Tidal Basin) 인공호수와 그 너머로 다리들이 놓여진 포토맥 강이 흘러가는 것이 보인다. 사진 중앙에 보이는 호숫가에 만들어진 흰색 건물은 제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의 기념관이다.
다음 동쪽으로 뚫린 창문을 내다보는 우리 일행의 모습을 뒤에서 찍어봤다. 각 방향으로는 이 만한 크기의 창문이 두 개씩 만들어져 있는데, 그 중 하나에만 어린이용 발판을 만들어 놓았던 것 같다.
앞쪽의 제2차 세계대전 기념물에서 링컨 기념관까지 리플렉팅풀이 직선으로 뻗어있고, 오른편에 제일 처음 소개했던 '헌법정원'의 연못과 그 안에 짧은 다리로 연결된 섬이 보인다. 풀 왼편의 기다란 잔디밭은 JFK Hockey Fields라 불리는데, 정말 케네디가 저기서 필드하키를 했는지는 모르겠당~ 그리고 강 너머는 버지니아 알링턴으로 오른쪽 고층건물들이 있는 곳이 다운타운이고, 왼쪽이 국립묘지로 조만간 방문하려고 생각하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북쪽을 구경할 차례인데, 줄을 잘못 섰는지 앞의 3분이 아주 오랫동안 나오지를 않아서, 위에 붙여놓은 사진으로 예습을 한 참 했다. 하지만, 여기서는 딱 하나의 건물만 눈에 들어오는데...
바로 백악관, 화이트하우스(The White House)이다! 바람 한 점 없던 날이라서 게양된 성조기가 잘 보이지 않았고, 옥상에 있다는 저격수들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마침내 미국의 수도에서 가장 높은 곳에 만들어진 전망대에 올라가서 사방을 내 발밑에 두니까 (좀 과장해서) 천하를 얻은 기분이었다.^^
전망대에서 위쪽을 올려다 보면, 약 140년 전에 피라미드처럼 쌓아올린 꼭대기 대리석들의 안쪽이 어떻게 되어있는지가 보이며, 1958년에 구멍을 뚫어서 설치한 빨간색 항공주의등(aircraft warning light)이 머리 위에서 깜박이는 것도 볼 수 있다.
이제 이 계단을 통해서 아래쪽 490피트 층에 만들어진 작은 전시실로 내려간다.
아랫층 전시실에는 왜 이 '돌탑'을 세워서 워싱턴을 기념하는 지와 함께 그 옛날에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다.
중요한 설명은 영어 이외에 5개의 언어로 함께 씌여져 있는데, 한글이 제일 좌측 상단에 먼저 나온다. "아랫줄에 6번째 다른 나라의 언어를 쓸 공간이 충분히 있구만, 왜 안 썼을까?"
지금 우리가 서있는 꼭대기 피라미드 내부의 모형 옆에 서있는 지혜의 사진을 올린김에 안내판의 내용들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36,000개의 돌을 쌓아서 만든 모뉴먼트의 높이는 555피트(169 m)에 무게는 약 81,000톤이고, 증기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가 1888년부터 가동되었는데 여기까지 올라오는데 12분이 걸렸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1884년에 완성되었을 때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등극했다가, 4년후에 파리 에펠탑에 그 자리를 내주게 되지만,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오벨리스크이면서 "순수하게 돌을 쌓아서 만든" 석조구조물(masonry structure)로는 세계최고의 타이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단다.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곳 옆에는 이 모뉴먼트를 만들때 여러 지역과 단체에서 기증한 돌들이 탑의 안쪽 벽에 박혀있다는 설명이 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중간에 내부 조명이 꺼지고 속도가 줄어드는 구간에서 유리문 밖으로 내다보면,
뉴욕시에서 기증했다는 이 돌판과 같은 것들을 직접 잘 볼 수 있도록 안쪽 벽을 비추는 조명이 위치에 딱딱 맞춰서 자동으로 켜지도록 해놓았다.
워싱턴모뉴먼트 투어를 마치고 나가는 문이 이렇게 은행의 금고같은 두꺼운 철문이라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참으로 중요하고 대단한 곳을 직접 구경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DC 여행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방문하는 날자가 확정되면 꼭 이 기념탑에 올라가는 표를 예매해보시기를 바란다.
나중에 우리끼리 천천히 올라가보자는 남편을 다그쳐서 한 달전에 7명 단체표를 예매하게 만들었던, 저기서 손을 흔드시는 사모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며...^^ 이제 우리 일행은 커다란 해시계의 그림자 바늘이 정확히 가리키고 있는 저 특이한 갈색 외관의 최신 박물관으로 또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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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여 전인 6월초에 시작했던 지혜의 뉴욕 인턴생활이 지난 8월 중순에 모두 끝났다. 그래서 짐을 챙겨서 버지니아 집으로 데리고 돌아오기 위해 다시 뉴욕을 방문했는데, 이번에는 모처럼 우리도 뉴욕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그 이유는 캐나다 토론토 지역에 사는 누나 가족이 처음으로 뉴욕여행을 와서 우리와 함께 관광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년 10월에 생긴 '뉴욕핫플(New York Hot Place)' 즉, 지금 뉴욕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라는 이 전망대를 첫날 저녁에 두 가족 7명이 함께 방문을 하게 되었다.
먼저 타임스퀘어와 록펠러센터 등을 잠깐 둘러본 후에 맨하탄 미드타운(Midtown)의 도심공원인 브라이언트파크(Bryant Park)까지 걸어왔다. 일요일 오후의 야외 영화상영을 보는 뉴요커들 너머 한가운데로, 이제 우리가 올라갈 최신의 고층빌딩이 높이 솟아있는 것이 보인다.
반대편 뉴욕 공립도서관 쪽에서 바라본 브라이언트 공원의 모습으로 정말 뉴욕스러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42번가를 따라 동쪽으로 걸어서 고풍스런 외관의 그랜드센트럴 역까지 왔다. 역의 뒤로는 1963년에 팬암(Pan Am) 항공사 본사로 오픈해서, 지금은 보험사 메트라이프(MetLife) 소유인 59층의 빌딩이 보인다. 그리고 왼편의 유리건물이 2020년 9월에 완공된 93층의 원밴더빌트 빌딩(One Vanderbilt Building)으로 꼭대기 쪽에 다르게 보이는 외벽의 3개층이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이 건물의 전체 높이는 1,401피트(427 m)로 현재 뉴욕시에서 4번째로 높은 빌딩이다.
그랜드센트럴터미널(Grand Central Terminal)의 내부를 잠깐 구경했는데, 많은 영화에 나왔던 이 장소를 자세히 둘러보자면 끝도 없을 것 같아서 사진 한 장으로만 소개하고 넘어간다. 역사 아래쪽의 푸드코트에서 쉑쉑버거로 저녁을 먹은 후에 지하로 연결된 통로를 따라 옆 건물의 전망대 입구로 향했다.
원밴더빌트 빌딩의 서밋 전망대(SUMMIT Observatory)는 건물이 완공되고 1년이 지난 작년 10월에 일반에게 오픈을 했는데, 이 곳을 방문할 때의 주의사항으로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거나 굽이 금속으로된 구두는 신고 오면 안 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OH MY GOD!"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 모습만 잠깐 비디오로 보여드릴까 하다가, 그냥 전망대에서 짧게 찍었던 영상들을 모두 합쳐서 하나로 만들었으니까 지금 보셔도 좋고, 사진과 설명을 다 본 다음에 위로 스크롤해서 보셔도 되지만, 꼭 클릭해서 직접 보시기 바란다. 편집한 영상을 다시 보니까 그냥 이 말밖에는 떠오르지가 않는다... "지금까지 이런 전망대는 세상에 없었다!"
아내와 딸이 왼쪽 통유리 창가에 서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바라보고 있다. 이 날의 선셋타임이 7시55분이었는데 우리는 저녁 8시로 예약을 해서 올라왔으니까 일몰시간에 딱 맞춰서 방문을 했던 것이다.
비디오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엘리베이터를 내려서 몽환적인 색깔의 통로를 나와서 모든 벽과 천장, 그리고 바닥까지 거울로 되어있는 전망대를 만나는 순간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지금 까만 운동화를 신은 위기주부가 바닥을 내려다 보며 사진을 찍었는데, 거울을 보호하기 위해서 모두가 검정색 덧신을 신어야 한다.
먼저 가족사진 한 장을 조카가 찍어줬는데, 아내가 손목에 QR코드가 있는 밴드를 차고있는 것이 보인다. 나중에 이 QR코드를 이용해서 개인적으로 아주 특별하게 하늘을 날으는 모습(?)을 볼 수도 있게 되어있다.
자~ 이제 우리는 비켜 드리고...^^ 남쪽으로는 가까이 역사적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멀리 로워맨하탄에 우뚝 서있는 미국에서 제일 높은 원월드 무역센터(One World Trade Center)가 보인다.
긴 팔을 쭉 뻗어서 7명 단체셀카도 한 장 찍었다.
설명이 없으면 이해가 어려우실텐데, 윗층으로 동그랗게 뚫린 곳을 올려다 보고 찍은 모습이다.
서쪽 바로 아래로는 처음에 소개했던 녹색의 브라이언트파크가 내려다 보이고, 왼편으로 멀리 고층빌딩들이 모여있는 곳은 지난 달 여행기에서 잠깐 소개해드렸던 허드슨야드(Hudson Yards)로 뉴욕시에서는 6등인 저기 제일 높은 건물에서 툭 튀어나온 발코니가 넓은 야외 전망대 '에지(Edge)'이다.
영상에도 잠깐 나왔지만 거울이 없는 방 하나에는 대신에 반짝이는 미술작품이 바닥에 전시되어 있다.
그 방의 북쪽 창문으로는 센트럴파크(Central Park)와 함께 그 앞으로 젓가락처럼 솟아있는 억만장자용 콘도 빌딩들이 보인다. 하늘을 찌르는 3개 중에서 왼쪽이 뉴욕시 2등(472 m)인 99층의 Central Park Tower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거용 건물이고, 가운데 85층의 Steinway Tower는 3등(435 m)으로 세계에서 가장 날씬한 고층건물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오른쪽 레고같은 432 Park Avenue는 85층, 426 m로 5등이다. 그리고 NBC 방송국 로고와 COMCAST 글자가 보이는 건물의 꼭대기가 우리 가족이 2015년에 올라갔던 록펠러센터 전망대인 '탑오브더락(Top of the Rock)'이다.
전망을 감상한 후에 터미네이터 영화의 T-1000 로봇이 녹아있는 모습을 앞에 두고 여성 4분만 사진을 찍어드렸다. 꾸물꾸물 다시 한 덩어리로 합체되어서 우리를 쫓아오기 전에 빨리 옆방으로 도망가자~^^
옆방은 완전히 파티 분위기로 시끌벅적했다. 저 은색의 반짝이는 풍선들은 완벽한 구형에 헬륨가스를 넣어서 대부분이 천장에 붙어있기는 했지만, 가끔은 중간에 떠서 돌아다니거나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들도 있어서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가 있었다.
풍선을 가지고 노는 모습은, 아직 안 보셨다면 처음 소개한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가 있다. 커다란 은색의 구슬들이 떠있는 석양의 검푸른 하늘 아래로 동쪽 풍경을 내려다 보면,
바로 아래로 그랜드센트럴 역의 지붕과 메트라이프 빌딩, 그리고 중앙에는 화려한 첨탑을 자랑하는 크라이슬러 빌딩이 보인다. 맨하탄의 동쪽을 흐르는 이스트리버(East River) 너머로는 역시 지난 달 여행에서 구경했던 브루클린 지역이다. 이렇게 건물을 한 바퀴 돌면서 동서남북 방향을 모두 구경하고 나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윗층으로 올라가면 이 전망대의 진짜 멋있는 공간이 나온다.
남쪽면 중앙의 창가는 아랫층과 연결되어 전체가 뚫려있어서, 이렇게 두 개 층의 통유리를 통해서 파노라마로 맨하탄의 풍경을 전망할 수가 있다. 풍경이 보이는 유리창을 제외한 모든 면은 당연히 거울이라서, 불빛과 사람들을 무한히 반사하고 있다~
일몰 후 30분 정도 지난 시간이었는데,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은 파란 하늘 아래로 불빛들이 반짝이기 시작하는 아주 완벽한 타이밍의 야경을 볼 수 있었다.
앞쪽의 엠파이어스테이트 전망대는 옛날옛적에 미국 보스턴에서 열렸던 학회 참석을 하고,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뉴욕에서 하루 잘 때 올라가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왼쪽 멀리 원월드 무역센터 전망대는 이번에 저기도 올라가볼까 하다가 시간이 없어서 후일을 기약했다. 즉, 위기주부는 이렇게 5개의 대표적인 뉴욕시 전망대들 중에서 3곳에 올라간 것이 되었다.
사실 밖으로 보이는 풍경보다도 이 전망대 내부의 모습이 더 시선을 끌었다. 그냥 요즘 유행하는 '몰입형(immersive)' 전시와 같이 전망대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아랫층 바닥에 완전히 누워서 감상을 하고 계시는 분들도 보인다.
기둥을 가리고 있던 거울의 안쪽에는 LED 조명도 설치가 되어 있어서, 이렇게 무한한 빛의 기둥이 위아래로 뻗어있는 모습과 함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직도 안 보신 분은 지금이라도 앞서 비디오를 클릭해서 보시면, 영상 후반부에서 음향효과와 함께 저 빛줄기가 움직이는 장면을 직접 보실 수 있다.
서쪽으로는 붉은 석양이 구름에 가려져 있는 것이 보인다. 이 날 전망대를 예약해놓고 날씨가 흐리면 어떡하나 걱정을 좀 했는데,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참 기뻤던 기억이다. 윗층에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들이 따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렇게 93층의 바닥이 유리로 된 툭 튀어나온 공간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을 수가 있다. 긴 줄을 기다려서 직원의 안내에 따라서 두 개의 칸에 차례로 들어갈 수가 있는데, 우리는 일행이 7명이라서 나누어 들어가게 할 줄 알았더니 7명 모두 이 한 칸에 올라가라고 해서 모두가 겁을 먹었었다! 몇 명까지 한꺼번에 올라갈 수 있을까?
발밑의 달랑 유리 한 장을 통해서 약 400미터 아래에 있는 도로의 지나가는 차들과 "BUS ONLY" 글자를 잠시 내려다 봤다. 갑자기 점프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아주 잠깐 들었는데, 다행히 직원이 이 유리박스에서 나가야 할 때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양쪽으로 탁 트인 건물의 모퉁이에서 지혜의 독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고, 이렇게 코너를 돌아가면 윗층의 두번째 방이 나온다.
그 방은 한쪽 벽면 전체가 스크린으로 되어 있어서 구름 위를 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구름 가운데에 사람 얼굴이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전망대로 올라오기 전에 얼굴 사진을 찍을 수가 있는데, 이 방 입구에서 자신의 QR코드를 스캔하고 들어오면 잠시 후에 자신의 얼굴이 저렇게 구름 속에서 음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었다.
구름 속에 서있는 모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윗층 전망대 구경도 마치고, 이제 덧신은 벗고 옥상으로 올라가게 된다.
옥상층의 내부는 따뜻한 벽난로와 함께 이렇게 나무벤치와 의자가 만들어져 있어서 편하게 쉴 수가 있다. 전망대 입장권이 비싼 대신에 전체적으로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북적이는 느낌이 없어서 좋았다.
밖으로 나와서 완전히 깜깜해진 맨하탄의 야경을 내려다 봤는데, 8월말이었지만 여기 지상에서 4백미터 위는 바람이 너무 차가워서 반바지에 반팔만으로는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옥상 위로도 건물의 장식과 조명을 위한 추가 구조물이 있었다. 여기서 저 꼭대기까지 더 올라갔다 내려오는 유리바닥의 저 엘리베이터를 탈 수도 있는데, 미리 입장권 예약시에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예약해야 한다. 또 사진에 보이는 바가 있어서 칵테일이나 맥주 등을 사서 마시며 멍때리고 있는 커플들도 많이 있었다. 정말 시간여유가 있는 여행자라면 가격이 싼 오후 낮시간에 올라와서 늦은 밤까지 있어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 같은 멋진 전망대였다.
기념품 가게를 지나서 다시 92층까지 내려와서 역시 거울로 된 이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것으로, 지금 뉴욕에서 가장 인기있는 서밋원밴더빌트(SUMMIT One Vanderbilt) 전망대의 구경을 마쳤다. 건물을 나와서 타임스퀘어로 걸어가면서, 솔직히 말해 다른 전망대들은 다 망할 것 같은 걱정이 들었다...^^
위기주부도 오래간만에 보는 타임스퀘어(Times Square)의 야경을 잠깐 구경하고는 인근 44번가에 있는 인터콘티넨털 호텔에 숙박을 했다. 다음 날 우리 가족도 10여년만에 다시 만나는 자유의 여신상을 함께 보러간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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