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는 아쉬움과 그리움을 분만한다. 그 공백이 많은 사랑을 받았거나 앞으로 미래가 촉망되는 중요한 인물의 부재에 의해 만들어졌을 때 안타까운 감정은 더 심해진다. 게다가 준비할 겨를 없이 갑작스럽게 맞이한 죽음 때문이라면 슬픔까지 동반한다. 그렇게 생긴 빈자리를 바라보는 이의 마음은 언제나 무겁다. 신해철, 유재하, 김현식이 그렇다. 항상 새로움과 높은 완성도, 심오함을 추구했던 신해철, 뛰어난 음악성과 서정적인 표현력을 겸비한 유재하, 목소리에 희로애락을 담아냈던 보컬리스트 김현식의 빈자리는 무척 휑하게 느껴진다. 멋진 음악으로 감동을 준 이들이 느닷없이 세상과 이별한 탓이다. 세 뮤지션 모두 공기가 한층 차가워지는 시기에 떠나서 그런지 공허함이 크다. 이맘때면 그들이 더욱 그리워진다.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