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를 대표하는 영화 배우들에 있어서 '류승범'의 포지션은 색다른 측면이 있다. 그만의 색깔로 무장한 카리스마를 견지하면서도 장난끼 혹은 똘끼로 대변되는 배우 류승범이라는 점에 익숙하다. 최근 전작들 <수상한 고객들>과 <시체가 돌아왔다>만 봐도 그렇고, 스크린 속에서 B급의 정서를 마음껏 발산하는 배우를 꼽는데 그를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이번엔 그가 살인범으로 돌변했다. 대신에 그 흔한(?) 사이코패스적 막가파식의 묻지마 범죄가 아닌, 그의 범행에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었고 용의자이기를 자처했다. 그 중심엔 몰래 연모했던 한 여자를 위해서 던진 헌신과 희생으로 점철된 지독한 사랑이 깔려있다. 그것이 바로 영화 <용의자 X>가 감싸는 전체적 플롯이다. 이미 알다시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