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새해 첫날에 위기주부표 떡국을 점심으로 끓여 먹고, 우리 가족의 계묘년(癸卯年) 첫번째 나들이 장소를 찾아서 워싱턴DC를 향했다. 그 곳은 작년 8월말에 잠깐 들렀던 모습을 이미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는 미국 국립식물원(United States Botanic Garden)으로, 매년 연말연시에 특별히 "Season's Greenings"라는 제목으로 홀리데이 장식(holiday exhibit)을 해놓은 것이 볼만하다고 해서 구경을 가보기로 했다.
성탄절의 강추위가 물러가고 따뜻해진 날씨와 신정연휴가 겹쳐서, 근래에 내셔널몰(National Mall)이 가장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바람에, 국회의사당을 지나서 여기 제퍼슨 도서관까지 올라와서야 겨우 주차할 곳을 찾을 수 있었다.
다행히 우리의 목적지는 저 캐피톨(Capitol)을 옆으로 지나서 조금만 언덕을 내려가면 나온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미국 보타닉가든(United States Botanic Garden) 화단의 크리스마스 장식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는 안으로 들어가서, 2004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식물로 만든 DC의 건물모형(Plant-Based D.C. Landmarks)'들이 포인세티아와 함께 전시되어 있는 것을 차례로 구경해보자. (각각의 건물 이름을 클릭하시면, 실제 모습과 함께 방문기를 보실 수 있음)
조금 전에 걸어서 지나왔던 미국 국회의사당(United States Capitol)의 중앙부를 다양한 나뭇가지, 잎, 열매, 뿌리 등등의 식물성 재료만을 이용해서 만든 후에 보존처리를 한 모형으로, 이것 하나 제작하는데 600시간 이상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흑인 박물관(National Museum of African American History and Culture)은 단순한 구조라서 만들기 쉬워 보이지만, 외벽의 창살무늬를 표현하는데 호두(walnut)를 하나하나 반으로 잘라서 붙인 것이 인상적이다.
삼각형의 대지에 여러 개의 타워가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는 국립미술관 동관(National Gallery of Art - East Building)인데, 중앙의 투명한 유리지붕과 야외조각 작품들도 비슷하게 묘사를 해놓았다.
소개하는 건물들 중에서 유일하게 아직 따로 포스팅이 없는 미국 연방대법원(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으로 인물 조각상들도 작은 열매와 씨앗들로 섬세하게 묘사를 했다.
맨 위의 첫번째 사진에 보여드린 제퍼슨 도서관(Jefferson Library)의 화려한 모습이다! 물론 이 모형은 외부의 모습만 재현을 한 것이지만, 특히 DC에서 내부가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유명하므로, 못 보신 분은 링크를 클릭해서 직접 보시기를 바란다.
한쪽 구경을 마치고 연결된 통로를 따라서 온실로 들어왔는데, 오래간만에 보는 각종 선인장들이 무척 반갑더라는...^^
열대우림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커다란 주온실로 들어와서 위를 올려다 보니, 위쪽으로도 걸어갈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져 있어서 계단을 찾아 우리도 올라가보기로 했다.
1933년에 철거된 옛날 국립식물원 건물들도 모형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을 걸어가다 구경할 수 있었는데, 이 곳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역사 등은 여기를 클릭해서 작년 8월의 방문기를 보시면 된다.
위로 올라가니까 나무에 매달린 원숭이가 된 듯, 이렇게 아래 사람들을 내려다 보는 재미는 있었는데, 갑자기 너무 더워져서 겨울옷을 입고 오래 있을 수는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주온실의 유리 지붕도 한 번 올려다보고는 내려가서, 이제 다른 반대쪽의 건물모형들을 마저 구경할 차례이다.
얼핏 봐서는 이건 모형이 아닌 듯 보이지만, 원래 둥글둥글하게 자연적인 모습으로 만들어진 국립 인디언박물관(National Museum of the American Indian)을, 오른쪽 아래 사진에 보이는 단단한 약용버섯인 운지(雲芝), 즉 구름버섯(turkey tail fungus)과 참나무 껍질 등으로 표현한 것이란다.
설명이 필요없는 워싱턴 기념탑(Washington Monument) 앞에서 2023년 첫번째 가족셀카도 한 장 찍었다.
앞쪽의 빨간 포인세티아와 뒷배경만 없다면, 정말로 어디 유럽에 있는 갈색의 성을 사진으로 찍었다고 해도 믿을만한 스미소니언 캐슬(Smithsonian Castle) 모형이다.
링컨 기념관(Lincoln Memorial)은 내부에 비록 눈코입은 없지만 링컨 대통령의 좌상도 만들고 조명까지 설치를 해놓아서 안쪽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었다. 그런데 원래 계단의 양쪽에 모두 있어야 하는 저 술잔같은 조각이 왼편에는 사라졌는데, 보관 중에 분실된 것인지? 아니면 이번에 누가 손을 뻗어 가져간 것일까?
마지막으로 보여드리는 모형은 왠지 귀신이 나올 듯한 분위기의 백악관(White House)이다. 여기서 보이는 면은 둥근 테라스가 나와있는 남쪽으로 실제 사진과 비교하시려면, 여기를 클릭해서 옛날에 방문했던 여행기를 보셔야 한다. 이렇게 모형건물들 구경은 마치고, 또 다른 움직이는 모형을 보기 위해서 온실 밖으로 나갔다.
국립식물원의 홀리데이 디스플레이에 매년 등장하는 모형기차(model train)가 철로를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클릭해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다. 철로의 주변 풍경은 매해마다 약간씩 바뀌는데, 올해는 미국과 전세계에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이런 작은 기차들이 철로를 다니는 모습은 예전에 LA의 월트디즈니 캐롤우드반(Walt Disney's Carolwood Barn) 기차박물관을 방문했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계단을 내려오면 First Ladies Water Garden이란 분수가 나오지만, 물은 없고 중앙에 트리 나무를 하나 잘라서 세워놓은 것 같았다. 그리고는 시간이 좀 남아서 인접한 인디언 박물관에 가서 간식을 사먹은 후에 전시를 구경하고는 다시 돌아왔다.
가로등에도 불이 들어오고, 국립 식물원의 메인 크리스마스 트리라 할 수 있는 앞마당 중앙의 특이한 나무에 걸린 조명도 빛나기 시작했다. 이 모든 홀리데이 장식은 연휴가 끝나는 1월 2일까지만 전시되었고, 지금은 철거 되었으므로 못 보셨다면 다시 올해 11월말까지 기다리셔야 한다.
전체적으로 식물원의 연말연시 장식은 굉장히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는데, 특히 저 나무의 실루엣만 금색으로 그려놓은 까만 패널을 진짜 나무와 나란히 세워놓은게 멋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의사당을 지나서 주차해 놓은 차를 몰고는, 우왕좌왕하다가 우리 동네 아웃백에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새해 첫 나들이를 마쳤다. 이사를 온 후에 예상 외로 국립 식물원이 벌써 두번째 포스팅인데, 아마도 장미꽃이 피는 봄철에 또 방문을 하게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8월 여름에 우리집을 방문한 누나 가족과 함께 했던 3일간의 워싱턴DC 관광의 마지막 5번째 여행기로, 둘쨋날 미국의회 의사당과 도서관을 구경하고 점심을 먹은 후에 내셔널몰로 돌아가면서 들린 두 곳을 짧게 소개한다. (글의 마지막에 3일간의 투어코스를 지도로 보여드리지만, 셋쨋날 구경한 곳들은 이미 모두 블로그에 포스팅 되었음) 처음에는 4편으로 끝낼까 했지만, 바로 아래 소개하는 곳을 다시 가서 자세히 구경하려면 내년 봄이나 되어야 할 것 같아서, 전반적인 소개는 이 기회에 먼저 해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당에서 Independence Ave를 따라 서쪽으로 캐피톨힐(Capitol Hill)을 내려오면, 왠지 이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듯한 커다란 유리 건물과 함께 미국 국립식물원(United States Botanic Garden)이 나온다. 1820년에 지금의 캐피톨 리플렉팅풀(Capitol Reflecting Pool) 위치에 최초로 만들어졌다가 1933년에 현재의 조금 떨어진 위치로 이전했는데, 미국에서 계속 운영되고 있는 식물원으로는 가장 오래되었다 한다.
옆문으로 들어가서 만난 안내판의 지도로, 이 날 우리 일행은 1번 온실(Conservatory)만 잠깐 들어가서 구경을 했다. 미국의 역대 영부인들을 기념하는 First Ladies Water Garden과 로즈가든(Rose Garden), 그리고 도로 건너편의 유명한 분수 등은 다시 방문기회를 노려야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식물원답게 온실을 찾아가는 길의 좌우로도 나무들이 울창하게 잘 가꾸어져 있어서, 8월의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가는 나뭇가지들을 엮어서 만든 이 설치미술 작품의 제목은 "O Say Can You See"로 미국 국가의 첫 소절에서 따왔다. 저 속을 미로처럼 만들어서 안에 들어가서 돌아다닐 수도 있다고 안내되어 있었는데, 그래서 작품의 제목을 그렇게 붙였나 보다. 2019년에 식물원 200주년을 기념해서 설치되었는데, 9월말에 철거되어서 더 이상 볼 수는 없다고 한다.
온실 앞의 테라스에서는 나무들 너머로 언덕 위 의사당의 돔 지붕이 살짝 보였다. (의사당 내부투어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
건물의 입구는 유리가 아니라 석조로 만들어져 있어서 수도의 분위기에 어울렸다. 오래전 LA 헌팅턴라이브러리(Huntington Library)와 샌디에고 발보아파크(Balboa Park)에 이어서, 정말 오래간만에 위기주부의 블로그에 3번째로 소개되는 식물원으로 생각된다.
석조건물의 내부로 들어서니 정말로 시원해서 살 것 같았다. 하지만, 여기 입구쪽 로비만 에어컨이 나오는 것이고...
오래간만에 보는 커다란 소철나무가 심어진, 여기 온실과 연결되는 통로부터는 다시 후덥지근 해졌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온실안에 한 번은 들어가줘야 할 것 같아서 정면의 유리문을 밀고 들어갔는데...
사진으로도 보이는 것처럼 분무기로 물까지 뿌리면서 열대우림을 재현해 놓아서, 바로 뒤돌아 나가는 일행들도 있었다.^^ 넓은 내부에는 작은 개울도 흐르고 다리도 만들어 놓아서, 추울 때 들어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빨리 한 바퀴 휙 돌아보고는 나갔다.
입구 건물과 온실이 연결되어 있는 곳으로 다시 나와서 위를 올려다 본 모습이다.
아무래도 여기 미국식물원((United States Botanic Garden)은 내년 봄에 장미꽃이 필 때, 다시 들러서 구석구석 구경을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뒤돌아 북쪽으로 걸어갔다.
워싱턴 내셔널몰(National Mall)의 동쪽 끝에 위치한 율리시스그랜트 메모리얼(Ulysses S. Grant Memorial)은 남북으로 뻗은 전체 대리석 기단의 길이가 77 m나 되는 기념물이다. 북군의 총사령관으로 남북전쟁을 끝낸 그랜트 장군의 기마상이 가운데 서서, 내셔널몰 서쪽 끝에 있는 당시 링컨 대통령과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국이다.
4마리의 사자에 둘러싸인 그의 청동상은 높이 5.2 m로 미국에서 가장 큰 기마상(equestrian statue)으로 1924년에 여기 세워졌다. 율리시스 그랜트(Ulysses S. Grant)는 남북전쟁이 끝나고 미국의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서 연임까지 하는데,
바로 미국 50달러 지폐의 앞면에 등장하는 후덕한 이 분이시다. (뒷면에는 의사당 건물의 서쪽면이 그려져 있음) 우리가 LA에 살면서 자주 방문했던 세쿼이아 국립공원의 그랜트 그로브(Grant Grove)와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나무라는 '미국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모두 이 사람의 이름에서 나왔다. 그런데 8년간 대통령을 했음에도 그 보다는 남북전쟁을 끝낸 명장으로 역사책에 먼저 나와서 그런지, 모든 사람들이 '그랜트 대통령'보다는 '그랜트 장군(General Grant)'으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기마상의 남쪽에는 먼저 보여드린 포병대(Artillery), 그리고 여기 북쪽에는 기병대(Cavalry)의 군상이 조각되어 있는데, 쓰러지는 말을 포함해서 정말 역동적으로 잘 만들어 놓았다. 2011년에 우리 가족이 미동부 여행에서 찍었던 똑같은 사진을 여기 클릭해서 보실 수 있는데, 당시에는 청동상이 완전히 청록색으로 보이고 흘러내린 녹물이 기단까지 퍼렇게 만들었지만, 2016년에 끝난 대대적인 보수와 청소 작업으로 지금은 아주 깨끗한 모습이다.
그 때는 여기 캐피톨 리플렉팅풀(Capitol Reflecting Pool)도 보수중이라 물이 하나도 없는 황량한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오리들이 유유히 떠있었다. 이제 연못 너머 정면에 보이는 현대미술관을 시작으로 국립미술관을 여유있게 둘러보고는 아침에 주차한 사설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2일차 DC 관광을 끝냈다.
마지막으로 3일간의 모든 투어코스를 국립공원청이 만든 워싱턴 관광지도 위에 마우스로 구불구불 그린 것을 보여드린다. 1일과 2일차는 주차를 해놓고 각각 서쪽과 동쪽을 루프로 돌았던 반면에, 3일차는 토요일이라서 요금이 싼 지하철을 타고 가서 남쪽 Smithsonian 역에서 내려서, 위로 올라가며 차례로 구경을 한 후에 북쪽 Metro Center 역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직선 코스였다. 이렇게 효율적인 동선을 철저하게 연구해서 가이드를 한 번 했더니, 워싱턴DC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맞춤투어 비지니스라도 해야할 듯하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