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곡동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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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osts대전MBC <생방송 아침이 좋다> - 구봉산의 가을을 만나요! 촬영기
한 통의 문자 메시지에서 시작된 생애 첫 TV 출연 ‘대전문화방송 ○○○ 작가입니다. 연락 부탁드립니다.’ 시월의 어느 날 오후 생각지도 못했던 한 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해보니 그동안 제가 썼던 구봉산 포스팅을 보고 연락을 하게 됐고 대전MBC 에서 구봉산을 소개하는 촬영을 할 예정이라 의 자격으로 취재 동행을 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필자의 생애 첫 TV 출연 스케줄이 잡혔습니다. 그것도 제가 정말 사랑하는 구봉산에서! 촬영은 지난 10월 15일, 괴곡동 느티나무를 소개하며 시작되었는데 이날 촬영에는 대전MBC 최고의 리포터와 카메라감독으로 활약 중인 박찬규 리포터와 채원식 감독이 함께 했습니다. 채원식 감독이 카메라의 구도를 잡는 동안 박찬규 리포터는 계속 이런 저런 질문을 던졌는데 처음 카메라 앞에 서는 사람을 위한 배려였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계속 나누다 보니 어느 순간에 긴장됐던 마음이 풀렸고 ‘수령 700년이 된 괴곡동 느티나무는....’으로 시작되는 소개 멘트를 편안히 할 수 있었습니다. 괴곡동 느티나무 촬영을 마치고 구봉산 산행을 위해 바로 이동했는데요. 구봉정에서의 촬영 장면이 계획되어 있어 성애원에서 철제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주로 전망 좋은 곳을 옮겨 다니며 촬영이 이어졌고 10월 29일(화) 8시 30분! 드디어 대전MBC 에서 가을을 만날 수 있는 구봉산의 모습이 시청자 여러분께 공개되었습니다. 그런데 엥? 화면 캡처 사진 한 장 올려놓고 중간에 뭐를 많이 빠뜨린 것 같아 허전하시다고요? 네, 중간 촬영 과정을 확 뺐는데요. 기사 말미에 다시보기 영상 링크를 해 드릴 거라 그랬습니다. 대신 방송을 보고 나서 다시 달려간 구봉산의 모습을 통해 방송에서 미처 보여드리지 못 한 것들을 조금씩 보충하면서 구봉산 촬영기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대전MBC 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8시 30분에 방송되고 있는데 <2019-2021 대전 방문의 해> 원년을 맞이해 매주 화요일마다 대전의 명소들 찾아 소개하는 코너를 보내 드리고 있습니다. 그 특별한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하는 행운을 얻은 것이 너무나 기뻐 본방 사수를 하고 방송이 끝난 뒤 바로 구봉산으로 다시 직행했습니다. 방송에는 구봉정으로 향해 철제 계단을 올라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다른 길을 잡아 봤습니다. 성애원 쪽에서 출발하시는 분들은 보통 성애원 왼편 길로 가시는데 오른편에도 탐방로가 있습니다. 구봉산의 주 탐방로가 주로 돌길이라면 지금 말씀 드린 길은 솔가리(마른 솔잎)가 깔린 푹신한 길입니다. 솔가리 깔린 길을 밟을 때마다 느껴지는 발밑의 촉감과 은근한 향기가 좋아 자주 이용하는 길인데요. 이쪽 길로 올라가면 철제 계단보다 경사가 덜해 좀 더 편하게 오를 수 있는 계단이 나옵니다. 그리고 주변의 나무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마지막 계단을 밟고 오르는 순간 나무 사이로 펼쳐지는 눈앞의 광경에 누구라도 눈이 휘둥그레질 것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구봉산이 가진 숨은 매력 중의 하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64미터의 낮은 산이라 직접 가보지 않은 분들은 그냥 동네 뒷산이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정말 신기한 것은 그렇게 낮은 산이지만 일단 오르면 명산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 다 보입니다. 아니 어쩌면 이름난 체하는 명산들보다 조망 풍경이 더 좋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산들은 정상에 오르는 동안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나무들에 둘러싸여 내려다보는 풍경은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구봉산에 올라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두 곳이 있는데요. 한 곳은 노루벌의 조망이 가장 좋은 자리로 툭 튀어나온 바위가 거북의 머리를 닮아서 일명 ‘거북바위’(물론 제가 붙여 본 이름입니다^^)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방송 화면 중에 카메라 가방을 메고 노루벌을 바라보고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몇 년 전 매주 월요일 새벽마다 구봉산에 올라 일 년 일출을 담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산마루를 넘어서는 일출의 장관을 보며 가슴 설레던 곳도 이 자리입니다. 그리고 또 한 곳. 앞에서 말씀 드린 솔가리 깔린 길을 지나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선 뒤 오른쪽 방향(봉곡동 쪽)으로 가다 보면 너럭바위 위에 가지를 늘어뜨리고 서 있는 소나무가 보입니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흐른 땀을 식히고 가는 곳이기도 한데 이 소나무 아래에 앉아 있으면 바람이 정말 시원하게 몸을 감싸 줍니다. 그리고 소나무 가지 아래로 보이는 풍경 또한 일품인데 위 사진에서 충분히 느껴지시죠? 위 사진 세 장은 모두 지금 말씀 드린 곳에서 찍은 건데 첫 번째는 봄이 오기 직전, 두 번째는 여름 그리고 세 번째는 이번에 찍은 겁니다. 이제 다시 반대 방향인 구봉정 쪽으로 향해 보겠습니다. 방송에서 구봉산을 다니며 찍었던 제 사진들이 자료 화면으로 나왔었는데요. 몇 년 전 처음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 폰카나 디카를 들고 무작정 구봉산을 찾았었습니다. 그때마다 구봉산은 자연이라는 소재를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 주었고 참 많은 사진들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 생각을 하며 몇 컷 찍어 본 건데 구봉산이 이날 보여 준 건 ‘자연의 섭리’(왼쪽 두 컷)와 ‘고독한 인간 내면’(오른쪽 두 컷)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이런 식으로 의미를 부여하거나 글에 나오는 어떤 구절을 떠올리면 사진 찍는 맛이 한층 더하게 되는데 그걸 가르쳐 준 것도 구봉산이었습니다. 구봉산 탐방로는 바위나 돌길을 지나게 되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홉 봉우리를 따라 걷는 동안 264m 지상이 아니라 2,640m 지상에 올라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바위나 돌길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한 가지 주의하실 점도 있습니다. 구봉산에 우중(雨中) 산행을 즐기러 오시는 분도 은근히 많던데 비가 오는 날은 바위가 많이 미끄럽습니다. 꼭 등산 스틱도 챙기시고 바닥이 닳지 않은 등산화를 신고 오셔서 우중(雨中) 산행의 맛을 안전하게 느끼고 가시기 바랍니다. 구봉산을 다시 찾은 날 일기예보에 가을 미세 먼지가 심한 날이라고 나왔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푸른 하늘을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은 선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구봉산의 일몰이 보이는 방향을 담아 본 거고 다음 사진은 구봉산의 조망 풍경 중 으뜸으로 치는 노루벌을 담아 본 것입니다. 물돌이 마을인 노루벌의 조망이 유명한 것 다 아시죠? 해가 떠오른 뒤 노루산 위로 햇살이 비치는 모습, 마을을 휘감고 도는 물줄기 위에 물안개가 피는 모습 등 자연 현상과 어울린 다양한 노루벌의 모습은 그 자체가 감동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꼭 담고 싶은 노루벌 풍경이 있습니다. 소나기가 내린 뒤 노루벌 위로 큰 무지개가 지나는 풍경입니다. 그래서 소나기가 내린 날이면 허겁지겁 몇 번을 구봉산 정상에 달려갔지만 아직까지 구하지 못했습니다. 언젠가 꼭 그 장면 담아 여러분께 보여드리겠습니다. 구봉정에 도착했습니다. 이곳 구봉정은 한편으로는 대전의 도심이 보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루벌을 볼 수 있어서 전망이 아주 좋은 곳이고 구봉산 전체 코스의 중간 정도에 자리하고 있어 잠시 숨을 고르고 갈 수 있는 쉼터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에는 해맞이 행사가 열리기도 하는데 일출 시간에 맞춰 구봉정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해를 기다리면 멋진 여명의 순간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이번 - ‘구봉산의 가을을 만나요!’편은 구봉정에서 인터뷰 장면을 주로 찍었기 때문에 다시보기를 통해 보시면 구봉산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저의 얘기를 많이 들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구봉산에서 내려 온 뒤 들른 곳은 가수원동에 있는 ‘흥부네칼국수보리밥’ 식당이었습니다.(방송을 통해 이미 공개되었기 때문에 실명을 그대로 썼습니다.) 구봉산 촬영이 끝난 뒤에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헤어지는 건지 알았는데 맛집 촬영분까지 있다고 해서 박찬규 리포터 옆에서 열심히 함께 먹었는데요. 산행 뒤에 허기진 배를 달래기에 딱이었습니다. 보리밥도 맛있었지만 두툼한 해물파전은 더 맛있었는데요. 다음에는 가족들을 데리고 보리밥과 해물파전에 얼큰이칼국수까지 먹어 볼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괴곡동 느티나무 소개를 시작으로 구봉산 탐방 그리고 맛집 소개까지 대전MBC - ‘구봉산의 가을을 만나요!’편의 촬영기 들려 드렸는데 실제 방송 내용은 어땠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위 사진은 구봉산 촬영을 마친 뒤 박찬규 리포터, 채원식 카메라감독과 함께 남긴 기념사진입니다. 거침없는 입담으로 긴장감을 훌훌 털고 입이 트이게 해주었던 박찬규 리포터 그리고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메고 구봉산 다람쥐보다 빠른 걸음으로 둘을 잡아 주었던 채원식 감독 모두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이 포스팅을 통해 드립니다. 포스팅을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지난 10월 29일 방송되었던 대전MBC - ‘구봉산의 가을을 만나요!’편의 다시보기 주소를 링크하겠습니다. 방송을 못 보신 분들은 클릭 버튼을 꼬옥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주 주말이 되면 구봉산의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다른 지역 분들에게 대전 여행 코스를 추천할 때 꼭 하는 말이 ‘구봉산을 보고 장태산에 들어가라’인데 시간과 거리상으로 정말 적당한 코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직 가을 단풍 여행을 안 다녀오셨다면 이번 주 구봉산에 꼭 오십시오. 그리고 내친 김에 장태산까지 들어가십시오. 일년 중 가장 아름다운 대전의 모습을 보시게 될 겁니다. 대전MBC - ‘구봉산의 가을을 만나요!’ 다시보기https://tjmbc.co.kr/programme/9L1_Y4OT3tjVsWb/p/4OdDF/single/5924 생방송아침이좋다 ::::: TV 프로그램 생방송아침이좋다 - tjmbc.co.kr
배롱나무가 있는 대전 풍경 10選
지루한 장마가 지나고 한여름의 무더위가 시작되면 가지마다 붉은 꽃을 매다는 나무가 있습니다. 백일 동안을 핀다고 하여 나무 백일홍이라고도 불리는 배롱나무입니다. 거대한 군락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대전에도 배롱나무와 어울린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배롱나무가 있는 대전 풍경 10選’이라는 주제를 정하고 지난 한 달여 간 배롱나무 꽃이 핀 풍경들을 찾아 다녔습니다. 개화 시기가 맞지 않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 괜찮은 사진을 담아 오지 못한 곳은 두 번 세 번 다시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기자의 이런 노력이 블로그 독자 분들께는 대전의 멋스러움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정보가 되길 바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배롱나무가 있는 대전 풍경 10選’ 속으로 함께 떠나 보시겠습니다. 담장 너머 풍경이 발길을 붙잡았던 효심의 공간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제 제6호 유회당(有懷堂). 조선 숙종 임금 때 유회당 권이진 선생이 뒷산에 있는 부모님의 묘를 지키며 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었던 곳입니다. 지난겨울 유회당을 처음 찾았을 때 ‘유회당 바로 앞에 있는 배롱나무가 만개하면 정말 멋지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길가에 배롱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찾아 갔는데 7월 초에 갔을 때는 아직 꽃이 피기 전이었고 7월 말에 다시 갔을 때 역시 사진 속의 모습처럼 막 피기 시작하는 정도였습니다. ‘다 피었을 때 한 번 더 오자.’라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돌려 유회당 밖으로 나왔는데 그래도 아쉬운 생각이 들어 담장 너머로 다시 한 번 바라봤습니다. 그랬더니 연못 옆에서 피고 있던 배롱나무와 보일 듯 말 듯한 유회당의 지붕이 한 눈에 들어오고 그 뒤로는 하늘이 멋진 배경이 되어 흰 구름을 일으켜 내고 있었습니다. ‘배롱나무가 있는 대전 풍경 10選’ 중 그 첫 번째 풍경을 담는 순간이었습니다. ▶ 위치 : 대전 중구 운남로 85번길 32-20 (무수동) 바람도 머물다 가는 곳, 숭현서원 영귀루 “기자님, 어서 와 보세요. 영귀루 옆 배롱나무 꽃이 다 피었어요.” 취재차 방문했었던 숭현서원의 김동순 문화관광해설사로부터 반가운 전화를 받았습니다. 숭현서원 영귀루 옆에 서 있는 배롱나무 꽃이 피면 알려 달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잊지 않고 연락을 준 것입니다. 대전광역시 기념물 제27호인 숭현서원은 16세기 후반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수많은 학자와 인재를 배출한 명문 사학이었습니다. 이 숭현서원에 방문하시면 외삼문이 있는 영귀루를 지나 서원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영귀루는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구조의 누각입니다. 옛 선비들이 자연을 즐기며 학문을 했던 공간으로 누각 위에 올라가면 더위를 잊게 해주는 시원한 바람이 몸을 감싸며 불어옵니다. 거기에 좌우로 서 있는 배롱나무가 꽃을 피우면 영귀루의 처마와 어울려 멋진 풍경을 그려 냅니다. 더운 여름 숭현서원 영귀루 마루에 앉아 시원한 바람도 쐬고 흔들거리는 배롱나무 꽃도 보고 가는 여유의 시간을 누려 보시는 건 어떨까요? ▶ 위치 : 대전 유성구 엑스포로 251번길 36 (원촌동) 솟을대문 넘어서면 나오는 고즈넉한 고택의 풍경 대전광역시 문화재자료 제30호 수정재(水晶齋). 수정재는 밀양 손씨 가문의 중시조인 역승공 손석(1371~1435)을 비롯한 문중의 선대 묘소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세운 재실(제사를 모시기 위해 지은 건물)입니다. 행랑채와 붙어 있는 솟을대문을 지나 안마당으로 들어가면 정면의 재실과 좌우측의 동재, 서재를 볼 수 있는데 방문하실 때는 한 가지 주의하실 것이 있습니다. 도로 가에 있는데다 주차장이 넓다보니 운전하고 지나는 길에 잠시 둘러보고 가시려는 분들이 있으신데 문중의 재실로 관리되는 곳이다 보니 다른 문화재와 다르게 하루 전에 예약을 하셔야 관람을 하실 수 있습니다.(관람안내: 042-532-3542) 혹시라도 달이 뜬 밤에 수정재네거리를 지나는 길이라면 잠시 멈춰서 배롱나무와 서재(두 번째 사진) 그리고 그 지붕 위에 떠 있는 달을 한꺼번에 보는 것도 운치 있는 풍경이 될 것입니다. ▶ 위치 : 대전 서구 배재로 236 (변동) 산 절로 수 절로 산수 간에 나도 절로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 제4호 남간정사(南澗精舍). 우암 송시열 선생이 후학들을 가르치기 위해 세웠던 정사(학문을 가르치기 위해 지은 집)로 전국의 사진 애호가들이 찾아오는 명소이기도 합니다. 계곡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대청마루 아래를 지나 정사 앞에 커다란 연못을 이루고 있어 그 운치를 더해주는데, 특히 떨어진 벚꽃 잎이 물 위에 떠 있을 때와 연못가에 서서 꽃을 피운 배롱나무의 빛깔이 반영으로 비칠 때 절경의 극치를 이룹니다. 아마 직접 보신다면 ‘산 절로 수 절로 산수 간에 나도 절로’라는 우암 시조의 한 구절이 저절로 떠오르실 겁니다. 그리고 오후 5시가 되면 정사로 들어가는 출입문이 닫히는데 바로 돌아가지 마시고 담장 밖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려 보십시오. 일몰 후엔 남간정사를 비추는 조명이 들어오고 조명을 받은 남간정사의 반영이 연못 위에 선명하게 새겨지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 위치 : 대전 동구 충정로 53 (가양동) 동춘(同春), 살아 움직이는 봄과 같아라 대한민국 보물 제209호 회덕 동춘당(懷德同春堂). 송시열 선생과 평생의 지기(知己)였던 동춘당 송준길 선생이 말년에 학문을 하기 위해 지은 별당입니다. 선생의 호이기도 한 ‘동춘당’이라는 당호는 ‘살아 움직이는 봄과 같아라.’라는 의미인데 동춘당 선생이 생전에 지녔던 온화한 성품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름입니다. 처음 동춘당을 찾았을 때는 배롱나무 꽃이 막 피기 시작하는 때였고 다시 찾았을 때는 만개하여 분홍빛의 둥그런 원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사이에 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와 입간판이 설치되어 있어 글자가 선명하게 들어가지 않도록 두 번째 사진은 멀리서 아웃포커싱으로 담아 봤습니다. 사계절 모두가 봄인 곳, 동춘당. 가까이에 있는 남간정사와 함께 방문해 보신다면 그 옛날 동춘당과 남간정사를 서로 오가며 우정을 쌓았던 송준길, 송시열 두 분 선생의 모습이 그려질 것입니다. ▶ 위치 : 대전 대덕구 동춘당로 80 (송촌동) 꽃이 분분히 떨어져 땅이 가득 붉었도다 국가민속문화재 제290호 소대헌・호연재 고택. 동춘당에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송준길 선생의 증손자인 소대헌 송요화와 부인 호연재 김씨가 살았던 고택이 나옵니다. 호연재 김씨(1681~1722)는 조선 후기 여류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으로서 경서와 사서에 능통했다고 하며 134수라는 방대한 양의 한시를 남겼습니다. 제목에 적어 본 ‘꽃이 분분히 떨어져 땅이 가득 붉었도다.’라는 구절은 호연재 김씨가 고향을 그리워하며 지은 ‘몽귀행(夢歸行)’이라는 한시의 여섯 번째 행입니다. 소대헌・호연재 고택 주변에 있는 배롱나무는 꽃의 빛깔이 유난히 붉습니다. 그래서 그랬을까요? 대문 앞을 가로지르는 길을 붉게 덮고 있는 배롱나무의 낙화를 보며 시상에 잠겨 있던 호연재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 위치 : 대전 대덕구 동춘당로 70 (송촌동) 느티나무 할아버지와 배롱나무 손자 천연기념물 제545호 괴곡동 느티나무. 700여 년 전 처음 싹을 틔운 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며 마을의 수호신이 되어 주고 있는 나무입니다. 기자가 살고 있는 곳이 괴곡동과 가까운 동네이다 보니 차나 자전거를 타고 근처를 지날 때면 잠시 들러 느티나무가 만들어 주는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시간을 보내다 가고는 합니다. 그러다 문득 분홍색 꽃을 피운 어린 배롱나무 손자가 700살 잡수신 느티나무 할아버지와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번 눈이 트이고 나니 더 다양한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초록 등판 위에 분홍 얼굴을 디밀고 재롱을 떠는 모습, 자전거를 끌고 가다 마주친 두 할머니의 수다에 조용히 귀 기울이는 모습,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마을 곁을 지나가는 기차를 신기한 듯 쳐다보는 모습까지... 느티나무 할아버지와 배롱나무 손자가 만들어 낸 정겨운 시골 마을의 풍경입니다. ▶ 주소 : 대전 서구 괴곡동 985번지 대청호 오백리길을 걷다 마주한 열녀의 빛깔 대전광역시 문화재자료 제37호 관동묘려. 열녀문을 하사 받았던 쌍청당 송유 선생의 어머니 유씨 부인이 82세로 돌아가시자 장례를 지냈던 자리 옆에 지었던 재실입니다. 차를 타고 올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대청호 오백리길 3구간인 호반열녀길이나 4구간인 호반낭만길을 따라 걸어오면 내륙의 바다 대청호의 풍경도 함께 즐기실 수 있습니다. 관동묘려에 도착해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정면에서 좌측으로 아주 오래된 배롱나무가 서 있는데 옆에 전신주가 서 있고 전깃줄이 지나서 그 자태를 제대로 담기가 어려웠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곳에 오시면 내부만 둘러보지 마시고 왼쪽 담장 쪽으로 나 있는 포장된 길을 따라 관동묘려 뒤편으로 올라가 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추원사 앞에 이르게 되고 그 자리에서 뒤로 돌아 아래를 내려다보면 한 그루의 배롱나무와 관동묘려의 지붕 그리고 멀리 대청호가 어우러진 모습을 한 눈에 보실 수 있습니다. ▶ 주소 : 대전 동구 냉천로152번길 291 (마산동) 청풍과 명월의 기상을 가슴에 새기다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 제27호 회덕 쌍청당(懷德雙淸堂). 관동묘려에 들른 뒤 회덕 쌍청당으로 향했습니다. 쌍청당은 관동묘려에서 모시고 있는 유씨 부인의 아들인 송유(1389~1446) 선생이 지은 별당입니다. 평소 송유 선생과 교분이 두터웠던 박팽년이 지어준 당호가 바로 쌍청당(雙淸堂)인데, 청풍(淸風)과 명월(明月)의 기상을 가슴에 새긴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관람 시간이 오후 5시까지인데 도착했을 때는 이미 그 시간을 훌쩍 넘긴 뒤였습니다.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고 쌍청당의 담장을 따라 돌며 밖에서만 경치를 담을 수 있었습니다. 배롱나무가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하면 담양의 명옥헌 원림인데 그곳에서 봤던 배롱나무 숲의 느낌이 이곳 쌍청당에서도 느껴졌습니다. 현대적으로 개량되지 않은 원초적인 모습 그대로의 배롱나무들. 쌍청당을 처음 지었던 것이 1432년(세종 14)이었으니 이곳의 배롱나무도 600여년의 시간을 간직하고 있지 않을까요? ▶ 위치 : 대전 대덕구 쌍청당로 17 (중리동) 견우와 직녀가 내년을 기약하는 자리 대전의 야경 명소 엑스포다리. ‘배롱나무가 있는 대전 풍경 10選’ 마지막 열 번째는 일명 견우직녀다리라고도 불리는 엑스포다리입니다. 한밭수목원 서원을 산책하다가 갑천 둑방길에 피어 있는 배롱나무 꽃을 보게 되어 발걸음을 옮겨 봤었는데 배롱나무 그늘 아래 서는 순간, ‘아, 구도 정말 좋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엑스포다리의 빨간 색과 파란 색 두 개의 아치는 일출과 일몰, 푸른 하늘과 붉은 노을 등 다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자연 현상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곤 하는데 배롱나무 꽃과도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음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엑스포다리에서는 해마다 칠월칠석이 다가오면 ‘견우직녀축제’가 열립니다. 올해 견우직녀축제는 8월 2일부터 4일까지 열렸었는데 일 년 만에 재회한 견우와 직녀가 이 배롱나무 그늘 아래에서 다시 내년을 기약하며 자기들의 별로 돌아가지 않았을까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 위치 : 대전 유성구 대덕대로 480 (도룡동) 지금까지 ‘배롱나무가 있는 대전 풍경 10選’을 모두 보셨습니다. 기자의 개인적 견해로 선정해 취재했던 10곳을 모두 보셨는데 어떠셨나요? 먼 곳을 가지 않아도 우리 대전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주변에 있습니다. 대전 시민 여러분과 ‘2019~2021 대전방문의 해’ 원년을 맞아 대전을 찾아오시고 있는 많은 분들께 좋은 정보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특히 올해 추석은 아주 일러서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대전이 고향이신 분들은 차례를 지낸 뒤에 가족 나들이 코스로 ‘배롱나무가 있는 대전 풍경 10選’에서 소개해 드린 곳들을 적극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