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만큼이나 어쩌면 영화보다도 더 유명한 음악들이 있다. <마지막 황제>는 'Rain'을 듣기 위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자체로도 명작이지만,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의 '기여'는 여러 영화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런 그가 이제는 영화를 넘어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하고자 몸부림 치고 있다.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는 그 몸부림에 관한 다큐멘터리이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그의 멜랑콜리한 멜로디에 익숙해 있던 내게는 최근 그의 앨범은 무척 낯설게만 느껴졌다. 이해하기 어려운 소리들이 채집되어 있는 그 앨범은 맘껏 빠지기엔 너무나 깊은 바다와도 같은 인상을 준다. 어찌보면 염세적으로 변한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