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생부터 거의 쓰지 않는 충청도 말 중에서 ‘집이’가 있다. ‘네가’ 또는 ‘당신이’에 해당하는 표현인데, 그리 튀는 어휘가 아니라서 부모 세대가 쓰는 걸 듣고도 내 또래는 눈치 채지 못한 경우가 많다. 나도 이문구 선생의 소설을 읽은 뒤 부모님의 통화를 들었을 때 이 표현이 아직도 쓰인다는 걸 처음 알았다. ‘동백꽃 필 무렵’의 옹산에서는 이 단어가 쓰인다. 이 드라마가 충청도의 언어와 문화를 깊이 반영하고 있다는, 일종의 신호가 되는 어휘다. 임상춘 작가가 충청도 출신 젊은 작가인 걸로 알고 있는데, 아마 ‘집이’라는 말을 직접 뱉은 적은 없을 것이다. 스스로 겪은 충청도를 넘어 충청도의 역사가 품고 있는 정서를 잘 구현해 냈다는 느낌을 준다. 충청도 정서는 곧 지방 소도시 또는 읍내의 정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