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안 하고 출근하셨어요? 얼굴이 왜 그래요?" 출근을 하자마자 컴퓨터를 켜는 내게 한 직원은 '세수를 안했느냐'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매일 아침 규칙적으로 4km 걷기 운동을 끝내고 샤워를 한 후 출근하는 게 일상이다. 그런데 왜 얼굴이 그 모양이냐는 핀잔이다. 화장실에서 거울을 봤다. 입술과 볼에 뭔가 시커멓게 묻어 있다. 뭔지 알 것 같다. 출근길, 비키니 여인을 유심히 볼 수 있는 행복 출근길은 작은 행복이다. 집에서 사무실인 화천군청까지 도보로 25분 정도 걸린다. 이 길엔 계절별로 많은 이벤트가 연출된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이른 봄날, 화천강이라 부르는 북한강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한여름엔 이슬을 머금은 달개비, 애기똥풀, 엉겅퀴, 망초, 산도라지 등의 야행화가 지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