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게다가 그 규정은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적어도 영화에 보이는 바대로라면 케빈은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로 분류될 만한 아이가 아니다. 영화가 제시하는 정보 안에서 판단하건대 케빈의 가정생활과 학교생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가 곤란을 겪고 있는 대상 혹은 유일하게 집착하는 대상은 가족이나 학교 같은 ‘사회’가 아니라 특정한 한 사람, 오로지 엄마(에바)뿐이다. 차라리 이 영화는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문제가 있다면 하필 그들이 모자관계로 만나야 했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 이 만남에서 누가 더 불행해졌는가를 묻는다면 에바라고 답할 사람들이 많겠지만, 이 영화는 엄마를 일방적인 피해자 혹은 희생자로 그리지 않는다. 간절하게 아이를 기다려왔고 숭고한 모성애를 발휘할 준비가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