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을 맞이한 매시업(mashup)의 역사와 결정적 순간들
By 한동윤의 소울라운지 | 2017년 8월 30일 |
많은 사람이 한결같은 반응을 보였다. "무슨 노래가 이래?!"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는 각양각색의 목소리들과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몇 차례 바뀌는 반주는 생경함을 안겼다. 가수는 실재하지 않았으나 곳곳에서 수집한 육성을 통해 보통 노래처럼 들리도록 한 설계도 색달랐다. 하지만 노래가 품은 여러 음성과 리듬은 전에 나온 히트곡들에서 만날 수 있던 것들이라 동시에 낯익기도 했다. 영국 뮤지션 M|A|R|R|S의 'Pump Up The Volume'은 생소하면서도 친숙했다. 1987년 8월에 출시된 'Pump Up The Volume'은 이채로움 덕에 큰 관심을 받아 한 달 뒤 영국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곧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도 진출한 노래는 이듬해 1월 빌보드 싱글 차트 13위를 기록한다. 팝
[판 스틸러] 편성만으로도 값진 국악 프로
By 한동윤의 소울라운지 | 2016년 11월 23일 |
음악 예능의 소재가 하나 더 늘었다. 지난 10월 14일 처음 전파를 탄 Mnet의 '판 스틸러: 국악의 역습'이 재료 확장의 역할을 담당한다. 부제로 드러냈듯 이 신생 프로그램은 국악을 메뉴로 삼았다. 우리의 전통음악이라 생경하지는 않으나 방송에서 흔히 볼 수 없었기에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특별한 기획이라 할 만하다. 색다른 구상 이전에 용감한 도전이다. 국악은 국내 전체 음악 시장에서 점유율 꼴찌를 앞다투는 비인기 장르다. 서양 고전음악, 현대 기독교 음악(Contemporary Christian Music: CCM)에 비해서도 향유, 소비하는 인구가 현저히 적다. 국악 공연을 가 보면 관객 대부분이 연주자의 지인을 비롯한 초대 손님들이다. 국악을 다루는 지상파 프로그램은 KBS1의 '국악한마
3인조 슈퍼그룹을 찾아서
By 한동윤의 소울라운지 | 2017년 2월 9일 |
많은 음악팬을 흐뭇하게 할 기획이었다. 대중음악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아이돌 스타들의 만남이기도 했다. 이달 19일 출시된 루나, 하니, 솔라의 합작 싱글 'Honey Bee'는 색다름과 희소성으로 환하게 빛을 발했다. 여러 보이 밴드와 걸 그룹이 잇따라 출격해 혼전이 일었던 1월 가요계에서 이 컬래버레이션은 단연 돋보였다. f(x)의 루나, EXID의 하니, 마마무의 솔라, 이렇게 대세 걸 그룹의 핵심 멤버들이 모였으니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정상급 작곡가 박근태가 프로듀서를 맡아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고고(Go-go) 리듬과 색소폰 루프를 장착해 발랄한 외형을 갖춘 'Honey Bee'는 멤버들의 나무랄 데 없는 가창력이 더해져 청량감을 내보인다. 세 주인공은 각자 선명한 존재감
음악에서도 개들이 뛰논다
By 한동윤의 소울라운지 | 2018년 1월 15일 |
2018년 새해가 밝았다. 십간과 십이지를 조합한 우리나라의 전통 역법 육십갑자에 따라 올해는 익히 알다시피 무술년이다. 십간의 다섯 번째 글자인 "무(戊)"는 황금색을 뜻하며, 십이지의 열한 번째 글자 "술(戌)"은 개를 가리킨다. 따라서 올해를 "황금 개띠의 해"라고 일컫는다. 십이지를 이루는 동물 가운데 사람과 가장 가까운 관계를 맺는 동물은 단연 개다. 지난해 한국펫사료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약 2천만 가구 중 반려견을 기르는 가구는 444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 가구 중 한 집은 개와 함께 생활하는 셈이다. 이렇게 친밀도가 높은 존재이다 보니 개는 음악에서도 자주 활용된다. 개를 소재로 한 노래가 왕왕 만들어지며, 어떤 뮤지션들은 개에 착안해 예명을 짓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