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원문 보기 →
가족 여행에서 느낀 거리, 그리고 흐름에 맡기기로 한 마음
길을 걷다 마주한 낡은 셔츠 한 장. 누가 실수로 흘린 건지, 아니면 조용히 버리고 간 건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한참을 바라봤다. 골목 모퉁이엔 누렇게 말라붙은 낙엽들이 바람결에 나뒹굴고 있었고, 그 순간 문득 ‘아, 정말 가을이구나’ 싶었다. 햇살은 여전히 따가웠지만, 공기 속 어딘가엔 계절의 끝자락이 묻어 있었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이 등줄기에 땀을 식혀주었고, 운동하기 딱 좋은 날씨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계절이 바뀔 때면, 나도 조금은 변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묘한 감정이 스쳤다. 거리 위의 작은 풍경 하나에도 마음이 일렁이는 걸 보니, 아직 나는 살아 있구나 싶다. 낯선 감정이 고요하게 스며들던 그 오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