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
By GABI-28 | 2012년 9월 4일 |
도시는 어둠을 먹고 있다. 이리저리 찢거진 감정들을 겨우 모아 여기까지 왔다. 졸고 있는 거리를 깨우며 난 그 길을 걸었다. 낯선 여자의 움직임은 그 곳에 원래부터 자리하고 있던 것들을 꿈틀거리게 했다. 신호등이 빨간불로 춤췄다. 거리의 낙서들이 어지러웠다. 그의 선율이 하늘을 돌았으며 땅에 내려앉고 강을 휘돌았다. 따뜻한 것을 목으로 넘기고 싶었다. 난 신발을 벗었다. 차가움이 내 발바닥을 타고 기어올라왔다. 이제 아무도 나를 모른다. 공항을 나서면서부터 난 나를 둘러싸고 있던 막을 하나씩 벗겨냈다. 한글로 모르는 그에게 기형도 시를 읊어주었다. '나는 사방에서 자꾸만 태어났습니다.' 난 길과 길 사이에서 태어났다. 시간을 건너와 다시 태어났다. 음악에서 다시 태어났다. 스마트폰을 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