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2012 군산유랑기
By fueled by coffee | 2012년 12월 27일 |
복성루의 짬뽕. 묵직한 바디감의 국물 동국사 뒤 소각장 한 겨울의 히로쓰 가옥. 과거의 영화는 어디로 가고 집 구석구석엔 찬 공기와 적막만이 바다마저 얼어붙은 날 경암동 철길. 앵글과 줌에 따라 굉장히 비일상적으로 보일 수 있는 곳이다 군산 시내를 걷다보면 일본주택과, 일본주택의 디테일을 차용한 건물과, 일본관공서 건물을 왕왕 마주치게 된다. 새 건물은 찾기 힘들다. 이곳의 시간은 1945년을 기점으로 얼어있는 것만 같아서 기묘한 느낌마저 든다. 군산은 일본인들에 의해 형성되고 발전한 도시다. 호남평야에서 생산한 쌀을 오롯이 수탈하기 위해. 해방이 되고 그들이 쫓기듯 본국으로 돌아간 후 이 도시의 많은 시설들이 그 존재 의미를 잃었다. 낭만이라는 단어를 쉽사리 붙일 수 있는 과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