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신라면
By OCCUPATIONAL SLUMMING | 2012년 4월 22일 |
4월의 포카라는 날씨가 흐렸다. 구글 이미지에서 "포카라"를 검색하면 나오는, 호수에 반사된 새파란 하늘과 설산은 한 번도 못 봤다. 트레킹 첫날, 5시간 정도 걸어서 목적지인 간드룩에 도착했다. 기막힌 타이밍이었다. 그럭저럭 맞을 만하던 빗줄기가 세차게 변하는 순간 숙소에 들어섰고, 샤워를 하고 정신을 차리니 비가 그쳐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마을 구경이나 하자고 밖에 나갔다가 둘다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생전 처음으로 보는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가 눈 앞에 있었다. 나중에는 지겹게 봤지만 그때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광경이었다. 다리 아픈 것도 잊고 계속 감탄사를 지르면서 정신없이 산을 향해서 걸어갔다. 산에 홀리는 게 이런 거구나. 산이 보이는 명당자리에 벤치가 있고 작은 구멍가게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