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타 트레킹 4일째. 꽃
By go-st | 2013년 1월 8일 |
또다시 주변을 둘러싼 풍경이 바뀌었다. 짙푸르던 나무들은 어디로 사라지고 어느새 우리는 바위로 이루어진 황량한 계곡을 따라 올라가고 있었다. 황회색 바위들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아까 처마바위에 있던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옅은 안개가 고인 적막한 계곡을 걷는 내내 우리팀의 발자국 소리 뿐이었다. 안개는 잠시 개이는 듯하다가 금새 농밀하게 고여들곤했다. 나는 일행에서 꼴찌로 뒤떨어져버렸다. 컨디션이 ;어딘지 모르게 흐릿하여 조바심을 낼 기력이 없었다.몸이 무겁다. 머리도 무거워서 생각이 돌아가지 않는다. 한발 한발 내딛는 것이 정신을 모아 할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었다. 물이 마른 계곡을 왼쪽에 끼고 걸어가자니 갑자기 거짓말 처럼 연한 분홍빛 꽃이 소담하게 피어난 키 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