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희
By 하하하하하 | 2013년 9월 14일 |
아무렴 홍상수 영화는 술과 함께 즐겨야지, 라는 태도로, 조용한 극장 바로 뒷자리에선 맥주캔을 따는 소리가 제법 크게 들려왔다. 쇠 맛 나게 캔맥주는 뭐냐, 자고로 맥주는 병맥주지, 라는 듯 뒤늦게 들어온 관객 역시 심상치 않은 병 부딪히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영화에 치킨이 몇 번 등장하는데, 나중엔 치킨이란 말만 나와도 웃기다가, 극장 밖을 나설 땐 치킨이 먹고 싶어지기까지 한다. 스무살, 낄 때 안 낄 때 다 끼며 학교에 살다시피 빨빨대고 돌아다니던 과 친구 녀석은 나를 붙잡아 놓고 낮술을 먹이며, 치킨에 맥주라고들 하는데 난 소주야. 라며 술잔을 채우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신입생이 아니라 무슨 복학생 포스다.) 수업이 끝난 후, 동아리방에 어슬렁거리다가 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