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일기> Review - 모순된 욕망, 새로운 지옥을 열다
By 일상 속 환상 | 2013년 1월 25일 |
탈북자가 주인공인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무산일기> 역시 탈북자 전승철의 비루한 일상을 전시하며 시작한다. 요란하지 않게 덤덤히 그의 일상을 좇는 카메라의 시선은 무언수행에 가까운 승철의 수동적 태도와 맞물리면서 남한사회에서 탈북자가 차지하는 위치를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묘사한다. 그런데 영화는 불과 10분을 채 넘기지 않은 시점에서 승철의 욕망 또한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교회 성가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숙영을 훔쳐보는 승철의 관음증적 시선은 탈북자라는 사회적 위치와 무관한 개인의 욕망, 소심한 남자의 짝사랑을 표현하는 보편적인 클리셰다. 상투적 묘사로 인해 승철의 욕망은 명징하게 전달되는데, 흥미로운 점은 탈북자로 위치지어진 승철의 일상을 좇는 시선과 보편적 개인으로서의 승철의 내재된 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