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년랜드(Canyonlands) 국립공원의 일출사진 명소인 메사아치(Mesa Arch)와 샤퍼트레일(Shafer Trail)
대륙의 서쪽이라서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돋이를 볼 수 없는 미서부에서, 일출사진으로 유명한 명소를 꼽으라면 대부분 그랜드캐년이나 브라이스캐년을 먼저 떠올리실 것 같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나름 미국서부를 좀 헤집고 다녀봤고 그 관광지에 대한 예습복습(?)도 쓸데없이 열심히 했던 위기주부의 의견으로는, 이제 소개하는 장소가 미서부의 수 많은 여행지들 중에서 일출사진을 찍는 장소로 가장 유명한 곳들 중의 하나가 아닐까 추측을 해본다.
작년 10월의 대륙횡단 이사로 그 정든 "미서부를 떠나며" 유타 주에서 마지막으로 캐년랜드 국립공원(Canyonlands National Park)에게 작별을 고하러 왔다. 옛날 2009년에는 30일 캠핑여행을 하며 6월 파더스데이(Father's Day) 주말에 방문을 했었는데, 지금 2022년에는 이 포스팅을 쓰는 날이 같은 주말이다. (여기를 클릭해서 2009년 여행기를 보시면 공원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를 보실 수 있음)
비지터센터에 잠깐 들러서 브로셔만 챙기고, 바로 찾아온 곳은 안내판의 사진과 같은 일출을 보러 올까말까 전날 밤에 고민했었던 메사아치(Mesa Arch)를 찾아가는 트레일이 시작되는 곳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손으로 아치 모양을 만들고 있는 아내의 얼굴이 뾰로통한 이유는 "오전에 맞은편 아치스 국립공원에서 크고 대단한 돌다리들을 그렇게 많이 봐놓고, 뭐하러 여기 또..."
반년이나 시간이 흘러서 잘 기억나지 않지만, 바닥의 선인장과 주변 풍경을 구경하며 다시 즐겁게 걸어갔던 모양이다.
천천히 10분 정도 걸으니까 저기 캐년의 절벽끝에 매달려 있는 돌다리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 곳이 일출사진을 찍는 곳으로 인기가 있는데는 이렇게 도로에서 가깝다는 것도 한 몫을 하는데, 전문 사진사들이 커다란 삼각대와 렌즈를 챙겨서 험한 트레일을 오래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메사(mesa)'라는 이름의 뜻처럼 아치의 위쪽이 평평하기 때문에 돌다리 위로 올라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딱 생겼다. 위기주부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서, 아치에 올라가는 것을 금지한다는 표지판을 국립공원청에서 만들어 놓은 것이 보인다.
엎드려 내려다 보시는 분 아래로는 수백미터의 절벽으로, 이 메사아치(Mesa Arch)가 특별한 이유는 돌다리의 아래쪽으로 캐년랜즈(Canyonlands) 광활한 황무지의 협곡과 돌탑들이 액자 속 그림처럼 담긴다는 것이다. 오전에 다른 커다란 아치들을 많이 봤다고 했던 사모님도 이 풍경을 보시더니 와보기를 잘 했다고 가이드를 칭찬해주셨다~^^
특히 이 방향이 동쪽이라서, 아침에 해가 뜰 때는 지금은 어둡게 보이는 아치의 아랫면이 먼저 햇살을 받아서 붉게 빛나는 특별함이 있어서 미서부 출사여행의 필수코스가 되었다. 앞서 링크한 2009년 여행기를 클릭하신 분이라면 보셨겠지만, 여기서 그런 일출사진을 찍는 유행의 시작은 미국 풍경사진가 Rodney Lough Jr.의 작품 <Desire>에서 비롯된 것이 확실하다.
왼편으로 조금 비켜서 바라보면, 안쪽으로 파인 절벽을 건너가는 지름길처럼 돌다리가 놓여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치 앞에 사람들이 조금 사라진 틈을 타서 커플사진을 부탁해서 찍었다.
아침부터 계속 흐린 하늘 아래로 멀리 10월말의 눈 덮힌 라살 산맥(La Sal Mountains)이 붉은 황무지 너머에 보인다.
오른편으로 가보면 이 메사아치는 절벽과는 분리가 되어 있어서, 세월이 더 흐르면... 물론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안 그랬으면 좋겠지만, 결국은 절벽 아래로 무너져내릴 것이 확실해 보였다.
아내가 바위에 안전하게 기대어서 아래쪽을 내려다 본 후에 루프트레일을 돌아서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캐년랜드 국립공원의 여기 '하늘의 섬(Island in the Sky)' 지역의 남쪽 끝까지는 2009년에 가봤었기 때문에, 그냥 바로 공원 출구쪽으로 차를 몰았다.
공원을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The Neck이라는 곳에 잠시 차를 세웠는데, 미서부에서 보통 양쪽이 모두 절벽이라서 땅이 좁아지는 곳을 '목(neck)'이라고 부른다. 이 곳에서 동쪽 아래로 내려다 보면...
여기 하늘의 섬에서 수직으로 약 400 m 아래에 있는 화이트림(White Rim)까지 차를 몰고 내려갈 수 있는 비포장 도로인 샤퍼트레일(Shafer Trail)이 살짝 보인다.
마침 까만 차 한 대가 저 절벽을 깍아서 만든 길을 천천히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일반 2WD 차량도 못 가게는 하지 않지만, 안전하게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려면 AWD나 4WD 차량이라야 한단다.
그 절벽을 따라 내려간 비포장 도로가 저 아래 화이트림 평지에 도착해서 계속 이어지는 길이 커플셀카 속 위기주부의 머리 왼쪽으로 또렷이 보인다.
"다음에 캐년랜드 국립공원에 다시 오면, 꼭 이 길로 차를 몰고 내려가도록 합시다!" 비단옷을 입고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금의환향"이라는 사자성어가 갑자기 떠올랐는데... 오프로드 왕발이 짚차를 몰고 마음의 고향인 미서부로 다시 돌아오는 것을 꿈꿔본다.^^
마침내 유타의 '마이티파이브(Mighty 5)' 국립공원들과 모두 작별인사를 마쳤고, 이제 동쪽의 콜로라도 주로 넘어가야 할 시간이다. 여기서 콜로라도로 가는 길은 3갈래가 있는데, 북쪽으로 올라가서 70번 고속도로로 아내가 가보고 싶어했던 글렌우드스프링스(Glenwood Springs) 온천을 들리는 것은 꼭 가봐야 하는 남쪽의 목적지까지 너무 돌아가는 것이라 탈락했고, 저 멀리 눈 덮힌 라살(La Sal)을 넘는 꼬불한 산길을 달려 바로 텔루라이드(Telluride)로 가고 싶었지만 길이 미끄러울 것 같아 포기했다.
그래서 더 남쪽으로 달려서 몬티첼로(Monticello)에서 숙박한 후에 바로 콜로라도 남부에 있는 듀랑고(Durango)를 향하기로 했다. 내려가는 191번 국도 옆으로도 홀앤더락(Hole 'N' The Rock)과 위 사진의 윌슨아치(Wilson Arch), 그리고 캐년랜드 국립공원의 니들스(Needles) 구역으로 들어가는 도로 등이 나를 불렀지만, 속으로 아래와 같은 사자성어를 외치면서 숙소까지 한 눈 팔지 않고 운전을 했다. "아윌비백"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인디애나(Indiana) 주를 지나 켄터기(Kentucky) 주의 매머드 동굴(Mammoth Cave) 국립공원에 도착
현재 미국의 63개 내셔널파크(National Park)들 중에서 땅속의 동굴(cave)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것은 딱 3곳이 있다. 뉴멕시코주 칼스배드캐번(Carlsbad Caverns) NP는 2015년에 LA 집에서 출발한 자동차여행에서, 사우스다코타주 윈드케이브(Wind Cave) NP는 2018년 덴버에서 렌트카로 각각 방문을 했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하나 남아있던 미국 중서부 켄터키(Kentucky) 주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동굴'이라는 맘모스케이브 내셔널파크(Mammoth Cave National Park)를 2021년의 2차 대륙횡단에서 구경했던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구글 타임라인에 기록된 2차 대륙횡단 11일차의 전체 이동경로로, 아침에 일리노이주 오카우빌(Okawville)을 출발해 4시간을 달려서 국립공원을 구경하고, 1시간 떨어진 켄터키주 엘리자베스타운(Elizabethtown)에 숙박했다. 지도 남쪽에 1차 대륙횡단에서 지나갔던 테네시주 내슈빌(Nashville)이 가까이 보이는데, 만약 1차에 이 국립공원까지 올라와 구경했었다면 2차에는 세인트루이스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지도 위쪽의 스프링필드, 인디애나폴리스, 신시내티 등의 도시들을 구경하며 동쪽으로 갔을지도 모르겠다.
지도 가운데 있던 에반스빌(Evansville)은 인디애나주의 남서쪽 끝이라서, 64번 고속도로를 타고 '미국의 교차로(Crossroads of America)'라는 인디애나(Indiana) 주를 잠시 통과했다. 링컨이 7~21세 동안 살았던 집이 Lincoln Boyhood National Memorial로 지정되어 이 주에 있는 것은 알았는데, 그 아래 붙은 표지판은 누구를 말하는지 몰라서 포스팅을 쓰면서 찾아보았다. "후지어 프레지던트(Hoosier President)가 뭐지? 후져... 대통령이 후지다는 뜻인가? 미국의 후진 대통령이라~"
인디애나주 출신의 벤저민 해리슨(Benjamin Harrison)은 1889~1893년 재임한 미국의 제23대 대통령으로 (이름도 얼굴도 처음...), 취임 1달만에 폐렴으로 사망했던 제9대 윌리엄 해리슨 대통령의 손자란다. 또한 지금까지 유일하게 전임자와 후임자가 동일한 대통령인데 (그로버 클리블랜드가 재선 실패 후 다시 도전해서 당선됐음),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만, 혹시라도 2024년에 바이든이 트럼프와의 재대결에서 진다면 두번째가 된다. 그리고 영단어 Hoosier는 '촌뜨기'라는 뜻으로 인디애나 사람들이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는 애칭인데, 지역 인디언들이 옥수수를 hoosa라 불렀기 때문에 '옥수수를 키우는 사람'을 의미했던 것으로 추측된단다.
40분 정도 지나서는 이름에서 '두메산골' 느낌이 나는 켄터키(Kentucky) 주로 접어들었는데,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경마대회인 켄터키더비(Kentucky Derby)가 열리는 곳이라 환영간판에 "Unbridled Spirit" 문구와 함께 말을 그려놓았다. 물론 이 주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진건 KFC(켄터키후라이드치킨) 덕분이지만, 미국을 대표하는 위스키인 옥수수로 만드는 버번(Bourbon)의 고향으로도 유명한데, 버번 위스키를 숙성하는 배럴의 수가 약 450만명인 주의 인구보다도 많다고 한다! 또 켄터키 주에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군사기지가 있는데...
바로 미국 연방정부가 보유한 금괴를 숨겨놓은 장소로 알려져서, 각종 이야기와 음모론에 자주 등장하는 포트녹스(Fort Knox) 육군부대가 숙박했던 엘리자베스타운 바로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위기주부가 처음 밟아보는 2개 주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았고, 이제 본격적으로 국립공원 여행기를 시작해보자~
우리는 브라운스빌(Brownsville)을 지나 공원의 서쪽 입구로 들어갔는데, 가을비까지 내리는 인적없는 좁은 산길을 한참 달려서 이 간판을 만났을 때 참 반가웠다. (65번 고속도로와 가까운 남쪽 출입구가 정문) 공원 이름 아래에는 이 곳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World Heritage Site) 및 국제생태계보존지역(International Biosphere Reserve)임을 알려주고 있다.
마침내 매머드 동굴(Mammoth Cave) 국립공원의 비지터센터에 도착을 했는데, 주차장과 건물이 엄청나게 크고 사람들도 많아서 정말로 둘 다 놀랬던 기억이 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동굴 국립공원들은 입장료는 없는 대신에, 역시 유료투어를 통해서만 동굴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 여기는 처음 소개했던 다른 두 곳보다 훨씬 많은 종류의 투어가 진행되는데, 여름철에는 10개 이상의 각기 다른 코스의 예약이 모두 꽉 찬다고 한다. 우리는 가장 일반적인 투어를 오후 2시로 미리 예약을 해놓았기 때문에, 먼저 여유있게 전시실을 둘러보았다.
1941년에 내셔널파크로 지정된 이 곳은 지상 약 214 ㎢ 면적 아래에, 현재까지 탐사된 동굴의 길이만 600 ㎞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동굴지대(cave system)로, 지하의 석회암이 빗물에 의해 침식되어 만들어진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한다.
지하에 호수와 강이 만들어져 있어서 동굴 생태계도 다양한데, 특히 사진에 보이는 눈이 완전히 퇴화되서 없어진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단다. 사람들이 전시실을 둘러본다고 투어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안내판마다 모퉁이에 "What time is your tour?"라는 말과 함께 시계를 붙여놓은 것이 보인다.
기념품 가게에 들어갔더니 핼러윈을 앞두고 이렇게 거미줄과 테이프로 벽장을 장식해놓았다. 제일 아랫줄 왼쪽에 버번트레일(Bourbon Trail)에 관한 책이 보이는데, 앞서 소개한 것처럼 켄터키에서 양조업이 발달할 수 있었던 이유도, 카르스트 지형으로 인해 위스키를 만들기 좋은 지하수를 쉽게 구할 수 있어서라고 한다.
점심을 사먹기 위해 건너편 카페를 찾았는데, 벽면에 이 곳의 여러 동굴과 함께 미국의 다른 동굴들의 사진도 걸어놓았다. 자세히 보면 처음 소개한 다른 두 국립공원은 물론이고, 가운데 칸에 역시 우리가 방문했던 쥬얼케이브 준국립공원(Jewel Cave National Monument)의 포스터도 보인다.
투어를 예약한 시간에 맞춰 모이는 장소로 갔더니, 이미 제법 많은 사람들이 우리 '털보 레인저'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영어가 다 들리지도 않았고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굉장히 재미있고 친절한 가이드였던 것만 떠오른다.
인원이 다 모인 후에 비지터센터 뒤쪽에 있는 동굴입구로 걸어가고 있는 우리 일행들인데, 오른쪽 비지터센터에서 왼쪽에 우리가 점심을 먹었던 카페가 있는 호텔 건물을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보인다. 저 다리가 있는 줄 모르고 우리는 차를 몰고 빙 돌아서 왔다갔다 했었다는...^^
노란 가을단풍이 든 내리막 길을 걸어서 우리가 찾아가고 있는 곳은 1798년에 서양인들이 최초로 여기 동굴을 발견한 입구로, 이제 우리가 참가하는 히스토릭 투어(Historic Tour)의 출발점이다. 국립공원 브로셔에 전체 투어가 진행되는 구간의 동굴 구조도가 가로로 길게 그려져 있는데, 그 중 왼쪽 절반의 그림만 아래에 보여드린다.
이 절반의 그림 중에서도 우리가 이제 둘러보는 곳은 제일 왼쪽의 약 1/4 정도로, Historic Entrance로 들어가서 시계방향으로 제일 작은 루프를 한바퀴 도는 것이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우리 투어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땅속의 강과 호수인 River Styx와 Lake Lethe 등이 보이는데, 옛날에는 그 지하 '저승의 강'에서 관광객들이 보트를 탈 수도 있었다고 한다.
처음으로 동굴이 발견되었던 입구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이는 곳에서 가이드가 마지막으로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는데, 왼쪽 뒤로 헬멧을 쓴 레인저와 장비를 착용한 사람이 보인다. 지금도 매머드 동굴은 전문가들에 의한 탐사가 계속되고 있는데, 아직 발견되지 않은 터널의 길이가 1천 km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위에 보여드린 기념품에도 그려져 있던 동굴의 입구 모습으로 마침 비가 많이 내려서 계단 옆으로 폭포수가 떨어져 동굴 안쪽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설마 동굴이 물에 잠기지는 않겠지?"
어둠 속으로 들어가다가 잠시 뒤를 돌아본다... 항상 동굴 투어를 시작할 때면, 다시 저 빛을 무사히 보게 해달라는 쓸데없는 기도(?)를 하게 된다~^^ 참, 이 곳이 매머드 동굴로 불리는 이유는 처음 발견한 사람들이 그냥 크다고 그렇게 이름을 붙인거지, 동굴 안에 기다란 상아의 맘모스(Mammoth)가 돌아다니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 잠시 후 철문을 지나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동굴 속의 모습은 다음 편에서 계속 이어진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미국 국립공원 완전정복 유튜브 제20편: 매력적인 죽음의 계곡! 캘리포니아 데스밸리(Death Valley) 국립공원
미서부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에 위치한 '매력적인 죽음의 계곡' 데스밸리 국립공원(Death Valley National Park)을 지금까지 위기주부는 모두 6번 자유여행으로 방문을 해서, 정말 구석구석까지 직접 모두 구경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블로그에 소개된 21편의 여행기 내용을 요약하고, 그 중에서 엄선된 150여장의 사진을 모두 하나의 영상에 담아서, 길이가 15분이 넘는 완전정복 소개 유튜브를 만들었습니다.
대표사진도 마지막 방문에서 배드워터 베이슨(Badwater Basin)의 중앙까지 걸어 들어가서 직접 찍은 사방이 하얀 소금밭(Salt Flat)의 모습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오래간만에 국립공원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멀티미디어 코너에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영상인 B-Roll Footage가 있습니다. 유튜브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비디오는 그 8개의 영상을 편집해서 사용했음을 알려드립니다. "Courtsey of the National Park Service."
올해인가 작년인가 데스밸리의 퍼니스크릭 비지터센터 앞에 설치된 온도계의 사진으로, 여름 최고기온이 화씨 133도(섭씨 56도)까지 올라간 모습이지만, 위기주부는 6번을 모두 겨울철에만 방문을 했었지요~ 갑자기 다음에는 여름철에도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데스밸리와 경기도 지역을 비슷한 축척으로 비교한 구글맵으로,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면적이 서울, 인천, 경기를 합친 것보다 넓어서, 알래스카를 제외하면 미본토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내셔널파크입니다!
최신 공원지도의 원본을 포스팅에 올려 놓는데, 소개 동영상에서는 중요한 4개 구역의 확대지도를 추가로 보여드리면서, 각 포인트들을 구경하는 방법을 모두 안내합니다. 대부분의 사진은 모두 직접 찍은 것이지만, 인터넷에서 찾아 추가된 몇 장만 아래에 따로 보여 드리면...
사진작가가 찍은 화려한 아티스트 파레트(Artists Palette)의 사진 두 장을 추가했는데, 실제로는 이 정도 원색까지는 아니니까 실망하지 마시라고 알려드립니다.ㅎㅎ (오히려 좀 흐리거나 어두울 때, 붉고 푸른색들이 더 잘 보이기는 함)
위기주부가 좋아하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첫번째 영화에서 C-3PO와 R2-D2가 등장하는 타투인 행성의 이 장면이 촬영된 곳은 트웬티뮬팀 캐년(Twenty Mule Team Canyon)의 비포장 도로인데, 첫번째 방문에서 차를 몰고 지나갈 때는 모르고 그냥 지나쳤었습니다.
그리고, 방문하지 않은 곳이 있기는 하던데, 여기는 옛날 붕사광산의 흔적이 남아있는 하모니 보락스 웍스(Harmony Borax Works)입니다. 바로 위에 나왔던 '20마리의 노새'가 붕사(borax) 원석을 싣고 끌었던 마차의 실물이라고 합니다.
또 배드워터로 흘러가는 개울인 솔트크릭(Salt Creek)도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그 물에 사는 퍼프피쉬(Pupfish)라는 작은 물고기 사진입니다. 참고로 데스밸리 국립공원에 속하지만 네바다 주에 따로 떨어져 있는 데블스 홀(Devils Hole) 구역의 지하 동굴에도 이 물고기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원 북쪽에 있는 스코츠 캐슬(Scotty's Castle)의 내부 모습을 국립공원 소개영상에서 캡쳐한 것입니다. 옛날에 성의 외부만 잠깐 둘러봤었는데, 다시 가게되면 유료 내부투어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말 현재는 여기 북쪽은 관광이 불가한데요...
최근의 홍수로 인해서 공원을 동서로 관통하는 190번 도로를 제외한, 빨간색으로 표시된 대부분의 포장/비포장 도로가 2023년말 현재 통행이 불가한 상태입니다. 일반적인 관광객이 대표적인 포인트들만 구경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동영상에 소개한 산맥에 있는 와일드로즈 숯가마(Wildrose Charcoal Kilns)나 또는 신기하게 바위들이 저절로 움직이는 레이스트랙 평원(Racetrack Playa) 등은 현재 접근이 불가하므로, 데스밸리 여행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홈페이지에서 도로 상황을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사진도 위기주부의 여행 사진들 여러 장을 그냥 보여드리며 끝내는데, 그 중의 한 장으로 이웃 가족들과 함께 RV를 몰고 스토브파이프웰(Stovepipe Wells) 캠핑장에서 사막의 노을을 배경으로 저녁식사 준비를 하던 소중하고 즐거운 추억의 모습입니다... 언제고 다시 이 매력적인 죽음의 사막을 방문하게 될 때는, 사륜구동 짚차나 RV를 몰고 가서 "데스밸리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위 동영상을 클릭해서 끝까지 봐주시고, 의견을 여기 블로그나 해당 영상의 유튜브 댓글로 남겨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으며, 유튜브에서 "좋아요"와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계속해서 시리즈를 제작하는데 큰 힘이 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제작된 <미국 국립공원 완전정복> 시리즈의 전체목록과 제작노트는 공지 포스팅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레이스랜드 맨션(Graceland Mansion)의 엘비스 프레슬리 묘지를 참배하고 멤피스를 떠나 내슈빌로
이삿짐을 싣고 LA에서 워싱턴DC로 떠났던 대륙횡단 여행의 5일째 아침을 맞은 곳은 미국남부 테네시 주의 멤피스(Memphis)였다. 전날 오후에 도착해서 엘비스 프레슬리가 1954년에 가수로 데뷔했던 녹음실과 마틴 루터 킹 목사가 1968년에 암살당한 장소 등을 구경하고도 이 도시를 떠나지 않은 이유는, 꼭 이른 아침에만 '공짜로' 방문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장소가 한 곳 더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엘비스프레슬리의 로큰롤 기타인지 아니면 비비킹의 블루스 기타인지는 모르겠지만, 숙박한 모텔이 가운데 수영장을 기타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재미있었다. 아침도 거르고는 급하게 짐을 챙겨서 체크아웃을 한 후에 바로 도로 건너편의 그레이스랜드 맨션으로 향했다.
그레이스랜드(Graceland)는 지도와 같이 엘비스가 살았던 커다란 저택의 주변으로 호텔과 전시장 등을 만들어서 입장료를 받고 운영을 하는 멤피스 최고의 관광지이다. 하지만 가장 핵심인 맨션의 내부를 구경하는 투어의 입장료가 현재 성인 $77부터 시작해서, 우리 부부는 그냥 포기하고 전날 밤에 멤피스를 떠나려고 했었다. 그런데 홈페이지에도 안내가 전혀 없지만 매일 아침 7시반부터 8시반까지 1시간 동안은 맨션에 있는 엘비스의 묘지는 무료로 방문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여기 그레이스랜드 바로 아래에 있는 모텔을 예약했던 것이다. 모텔에서 차를 몰고 나와서 Elvis Presley Blvd로 좌회전을 하자마자 도로 오른쪽에 잘 만들어진 주차공간에 차를 세웠다.
거의 정확히 7시반에 주차를 했는데, 이미 우리 앞쪽에 두 대의 차가 도착해 맨션의 정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바로 우리 뒤에도 한 대가 더 주차를 했다. 그런데 앞차의 번호판에 엘비스의 모습이 있어서 자세히 확대해서 봤더니...
Elvis Presley Memorial Trauma Center를 후원하는 테네시 주의 공식적인 특별 디자인의 자동차 번호판이었다!
그레이스랜드 맨션의 빨간 벽돌 담장에는 칸칸마다 추모나 사랑의 글귀들이 가득했고, 열려있는 정문의 문짝에도 기타를 치는 엘비스의 모습이 들어가 있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잘 가꾸어진 잔디밭 사이로 난 도로를 따라서 조금 걸어 올라가면, 엘비스 프레슬리가 TV 출연으로 전국적인 대스타가 된 후인 1957년에 당시 약 10만불에 구입해서, 1977년에 욕조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져 죽을 때까지 살았던 그의 집이 나온다. 참, 아내 앞에서 쌀쌀한 아침 날씨에도 불구하고 반바지에 반팔 차림으로 걸어가시는 금발의 여성이 트라우마센터 번호판의 차를 몰고 오신 분이다.
당시 미국은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엘비스는 인기가 절정이던 1958년에 일반 사병으로 입대해서 서독의 미군부대에서 18개월간 복무했단다. (예전 한국의 가수 누군가가 떠오름^^) 군복무를 마치고 1960년에 대대적인 환영을 받으며 이 집으로 돌아왔지만 주로 영화 출연에 전념했고, 서독에서 처음 만났던 프리실라(Priscilla)와 1967년에 결혼해서 이듬해 외동딸인 리사 마리(Lisa Marie)를 낳았지만, 부인과는 결혼 5년만에 이혼을 했다.
공짜손님인 우리들은 당연히 맨션 내부를 구경할 수는 없고, 그 옆에 만들어진 여기 엘비스 가족의 묘지가 있는 메디테이션가든(Meditation Garden)만 둘러볼 수가 있었다.
원래 엘비스는 1977년 8월 사망 후에 어머니가 묻혀있던 공동묘지에 함께 매장되었지만, 수 많은 추모객들로 관리와 보안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그의 아버지가 멤피스 시의 특별허가를 받아서 바로 10월에 아들과 아내의 묘를 집안의 이 명상정원으로 이장을 한 것이라고 한다.
'로큰롤의 왕' 엘비스 프레슬리의 묘지 앞에 선 아내... 바닥에 파란 테이브로 화살표 표시를 붙여놓은 것으로 봐서, 맨션투어를 할 때는 한 방향으로만 지나가면서 잠깐 볼 수 있는 모양이지만, 이 날 아침에 우리는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마음껏 이 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가운데 곰인형과 꽃들이 많이 놓여진 것이 엘비스의 묘이고, 그 오른쪽에 차례로 2년 후인 1979년에 사망한 아버지, 엘비스가 군복부 중에 일찍 사망한 어머니의 묘이다. 그리고 이 사진에서 오른쪽 끝에 노란 꽃만 살짝 보이는 곳에 작은 명판이 하나 더 있는데, 사산한 엘비스의 쌍둥이 형을 추모하는 것이라 한다. 또한 엘비스의 왼쪽에도 묘지가 하나 더 만들어져 있는데, 1980년에 90세로 돌아가신 엘비스 프레슬리의 할머니의 묘지라고 한다.
꺼지지 않는 불꽃까지 만들어 놓은 것은 좀 오버가 아닌가 싶었지만, 20세기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를 위한 그냥 하나의 장식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비문의 가장 아래쪽 가운데에 번개 모양과 함께 TCB라는 글자가 보이는데, 앞서 보여드렸던 트라우마센터 번호판의 자동차 뒷유리창에도 같은 문양의 스티커가 붙어있다. TCB는 "Taking Care of Business"라는 뜻으로 엘비스의 전속밴드를 포함해서 음악 활동을 가까이서 도운 사람들을 의미하는데, 대부분이 엘비스의 고등학교 친구들이나 군복무 동기 등으로 구성되어서 '친위대'같은 역할을 했단다. 그들은 엘비스가 가는 곳마다 검정색 양복에 선글라스를 끼고 주위에 나타나서 '멤피스 마피아'라고 불렸다고 한다.
위기주부의 18번이 트로트이고, 한국 트로트 계의 대부인 남진이 엘비스의 스타일을 한 때 차용했으니, 본인과도 음악적으로 연결이 된다 할 수 있다. 그래서 음악계 대선배님의 묘지를 바라보는 위기주부... ♪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
그렇게 참배를 마치고 나와서 다시 맨션을 가까이서 한 번 바라봤다. 현재 이 집과 대지는 딸인 리사 마리 프레슬리의 단독 소유지만, 주변의 전시장과 호텔을 포함한 전체 그레이스랜드는 전문적인 회사가 상업적으로 운영을 하기 때문에 그렇게 입장료가 비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간 약 65만명이 입장을 해서 화이트하우스 및 허스트캐슬 등과 함께 가장 방문객이 많은 개인소유 주택들 중의 하나라고 한다. 그런데, 백악관이 개인소유의 주택인가?
이른 아침의 산책을 겸한 관광을 잘 마치고 길가에 세워둔 차로 돌아간다. 미래에 다시 멤피스를 지나갈 기회가 또 올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런다고 해도 우리 부부가 비싼 입장료를 내고 굳이 저 맨션의 내부를 구경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Elvis Presley Blvd 도로 건너편으로는 엘비스가 타던 전용 비행기가 세워져서 관광객들을 받고 있는데, 비행기 이름이 딸인 Lisa Marie 이다. 리사마리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과 결혼을 했으니까, 로큰롤 나라의 공주가 팝의 나라 황제와 왕족끼리 결혼을 한 셈인가? 리사에게 마이클 잭슨은 두번째 남편이었고, 세번째 남편은 영화배우 니콜라스 케이지였는데, 그 결혼 후에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아서 뒤늦게 가수로도 데뷔를 했다고 한다.
테네시 주에서 세워놓은 안내판 뒤로, 다시 손님들을 받기 위해서 정원의 낙엽을 치우는 직원의 모습이 보인다. 그레이스랜드(Graceland)는 연방정부에서 1991년에 국가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ces) 지정 후, 2006년에는 역사기념물(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등록되었는데, 대중음악과 관련된 곳으로는 모두 미국 역사상 최초라고 한다. 이상으로 거의 '엘비스 3부작'이었던 짧은 1박2일의 멤피스 여행은 모두 마쳤고, 우리는 점심 약속이 잡혀있는 테네시의 주도인 내슈빌(Nashville)을 향해서 40번 고속도로를 다시 달렸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