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유괴해 기형으로 만든 잔혹함 '웃는 남자'
By 중독... | 2013년 9월 12일 |
우리는 이미 '웃는 남자'를 알고 있습니다. 웃는 남자는 몰라도 배트맨의 조커는 아시겠지요? 조커의 얼굴은 찢어진 입 때문에 늘 웃고 있는 듯해 더욱 오싹하지요. 지난 봄 길거리를 지나다가 웃는 남자의 포스터를 봤을 때만 해도 저는 이 영화를 조커를 모티브로 한 공포영화 정도로만 생각을 했었답니다. 그런데 지난 3월에 개봉했던 이 영화를 최근들어 본 사람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처럼요. 왜냐면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때문입니다. 워낙 오래된 프로그램이라 어떤 소재를 다루는 프로그램인지는 대강 아실 겁니다. 전 세계의 기괴하거나 신비한 사건들을 재구성해 보여주는 프로그램인데, 저도 아주 가끔 채널 돌리다가 한번씩 보곤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왜 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리고 보기 시작하자 너
포제서
By DID U MISS ME ? | 2021년 3월 17일 |
영화는 일종의 신체 강탈물이다. 돈받고 사람 죽이는 청부살인 업체가 온라인 게임처럼 타인의 신체에 접속해 살인 업무를 처리한다는 이야기. 그 실제적 효용성에 대해선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지만, 어쨌거나 청부살인업체 입장에서야 썩 좋은 기술일 것이다. 사전 단계에서만 좀 빡빡하게 굴면 뒷처리 그딴 거 알게 뭐야- 할 수 있는 기술이니까. 어차피 남의 몸인데 살인 이후엔 도망칠 필요도 없고 지문 같은 흔적들 지우는데 공 들이지 않아도 되잖나. 신체 강탈물인 동시에 결국엔 타인의 삶을 관찰하게끔 만드는 <이창> 플롯이기도 하다. 히치콕이 말했듯, 영화란 게 애초 관음의 매체 아니던가. 타인의 삶 변두리에서 그를 훔쳐보고 또 관찰하며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들. 다만 <포제서>는 그 변두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1부, 2010
By DID U MISS ME ? | 2021년 1월 19일 |
'해리'와 친구들은 호그와트 학사 일정을 더 이상 따르지 않는다. 학생 신분이었던 이들은 도망자 신세가 되고, 때문에 영화의 배경은 호그와트에서 넓은 바깥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이 에피소드를 유별나게 만든다. 그러니까 기존 시리즈의 정서나 전개를 좋아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마음에 들지 않는 시리즈일 수도 있다. 원작 소설부터가 이런 식이니 어쩔 수 없겠지만, 어쨌거나 기존 시리즈의 전통이라고 할 만한 것들을 다 내다버린 모양새인 건 사실이잖아. 관객들이 으레 기대했을 아기자기 하면서도 클래식한 영화의 기존 프로덕션 디자인도 덕분에 못 나오고. 그리고 더해 말하면, <해리 포터> 시리즈답지 않고 일반적인 액션 스릴러나 <메이즈 러너> 또는 <아이 엠 넘버 포&
서바이벌리스트 The Survivalist (2015)
By 멧가비 | 2016년 11월 12일 |
이야기의 긴장을 조성하는 인물은 단 셋. 영화의 문을 여는 한 남자, 그리고 그 남자의 영역에 들어간 두 모녀. 이 3인이 갈등하는 이유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배경에 맞게 오로지 생존, 즉 먹고 사는 문제 뿐이다. 사실 장르적인 설정을 걷어내고 보면 영화는 그저 종(種)이 유지되는 방식, "번식"의 메카니즘에 대한 관찰 기록에 지나지 않는다. 남자가 자신의 목숨을 걸어 소녀를 구한 것, 소녀가 엄마를 배신하고 남자를 택한 것은 사랑이나 이기심 따위의 한가로운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자연에서의 수컷이 목숨 걸고 암컷을 차지하고 암컷 역시 부모자식의 정 보다 이후의 번식을 먼저 고려하는, 지극히 야생적인 선택을 했을 뿐이다. 남자는 자신의 정액을 식물에 거름으로 제공하며 늙은 여인은 자신을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