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슈빌(Nashville)의 밴더빌트 대학교(Vanderbilt University)와 센테니얼 공원의 파르테논(Parthenon)
내슈빌(Nashville, 내쉬빌)은 미국 남부 테네시(Tennessee) 주의 최대 도시이자 주도로, 미시시피 강의 지류인 컴벌랜드 강(Cumberland River) 유역에 1700년대부터 백인들이 정착해서 만들어진 도시이다. 1800년대 중반부터 20개가 넘는 많은 대학들이 생겨서 일찌기 '남부의 아테네(Athens of the South)'라고 불렸으며, 바이블벨트(Bible Belt)의 중심도시로 남침례회 및 연합감리회 등의 본부가 있어서 '개신교의 바티칸(The Protestant Vatican)'으로 통한다. 무엇보다도 미국 백인들 고유의 음악이라 할 수 있는 컨트리 음악(County Music)의 본고장이라서 '미국의 음악도시(Music City, USA)'라는 별명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LA에서 DC로 떠난 대륙횡단 여행 겸 이사의 5일째, 그 많은 별명을 가진 내슈빌에 도착해서 첫번째로 찾아간 곳은 파란 잔디밭이 펼쳐진 밴더빌트 대학교의 교정이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밴더빌트 대학교(Vanderbilt University)는 1873년에 처음 세워졌는데, 당시 미국의 선박왕 및 철도왕으로 최대 부호였던 Cornelius Vanderbilt가 1백만불을 기증해서 1877년에 그의 이름으로 대학명이 바뀌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듀크(Duke), 텍사스 주의 라이스(Rice)와 함께 남부를 대표하는 명문 대학이며, 전국적으로도 북동부의 아이비리그에 버금가는 최상위권의 사립대학교이다. 밴더빌트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가문중의 하나인데, 교정을 바라보고 있는 동상은 코닐리우스의 4대손인 Harold Stirling Vanderbilt이고, CNN의 앵커로 유명한 앤더슨 쿠퍼(Anderson Cooper)의 어머니가 밴더빌트 가문의 5대손이다.
대학교 안의 숲이 굉장히 자연스럽고 울창했는데, 캠퍼스 전체가 수목원으로 지정이 되어있다고 한다.
군데군데 보이는 미술작품들 중의 하나로, 왠지 뫼비우스의 띠같이 꼬여버린 인생을 표현한 작품이 아닐까 하는...^^
자전거를 타는(훔치려는?) 학생에게 대학 정문이 어느쪽인지 물어봤다. "저 여기 학생 아닌데요~ 관광객인데..."
정문 옆에 세워져 있는 타워의 모습인데, 빨간 벽돌과 주황색 돌을 불규칙하게 섞어서 외벽을 장식한 모습이 특이했다.
명문 사립대학교답게 방학도 아닌 학기중 평일이었는데도, 많은 관광객들과 견학생들이 찾아오는지 재학생이 진행하는 학교 투어가 정문앞 잔디밭에서 막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도 따라다녀볼까 잠시 생각을 했지만 점심 약속이 있어서 다시 왔던 길로 돌아서야 했다.
10월이었지만 다양한 색깔의 꽃들이 핀 덤불 너머로 대학교에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건물이 보였다. 그리고 그 뒤로 살짝 보이는 도로 건너편의 식당에서 우리가 1차 대륙횡단 도중에 내슈빌을 지날 때에 꼭 만나기로 한 사람이 있었으니,
딸의 오랜 친구이자 본인 친구의 딸이기도 한, 현재 밴더빌트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유진이었다.^^ 연초에 잠시 그 집을 방문해서 얼굴을 보기도 했었지만, 이렇게 여행중에 보니까 정말 친딸을 만난 것 만큼 반가웠었다. 멕시칸 식당에서 즐겁게 점심을 함께 먹고는 오후 수업이 있다고 해서 기숙사 앞까지 함께 바래다주고는 헤어졌다.
내슈빌에서 두번째로 찾은 곳은 밴더빌트 대학교 근처에 있는 센테니얼 공원(Centennial Park)이다. 테네시 주의 연방 가입 백주년을 축하하는 엑스포가 1897년에 열렸던 장소인데, 동상 뒤로 멀리 보이는 저 노란색 건물을 보러 온 것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당시 '남부의 아테네'라는 별명에 걸맞게, 엑스포 행사의 중심 건물로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을 실물 크기로 만들었는데, 행사가 끝난 후에 다른 임시건물들은 모두 철거가 되었지만 인기있는 볼거리였던 신전은 계속 남았다. 하지만 신전도 역시 임시로 외관만 만들었기 때문에 붕괴 위험이 있어서, 1920년대에 지금 보이는 파르테논(Parthenon) 신전을 철근과 콘크리트로 다시 만들었다고 한다.
저기 '가짜'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 아래에서 손을 흔드는 아내는, 옛날에 진짜 파르테논 신전에도 가보신 적이 있단다.
신전의 입구 옆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던 분인데, 클릭해서 소리와 함께 파르테논 신전의 앞모습을 유튜브에서 보실 수 있다.
파르테논 신전 콘크리트 기둥에 기대서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기는 진짜 그리스 아테네처럼 대리석을 깍아서 기둥과 건물을 만든 것이 아니라, 철근에 콘크리트를 부어서 기둥을 만든 것으로 표면을 자세히 보면,
이렇게 굵은 노란 돌들이 콘크리트 모래에 박혀있어서 질감과 색깔이 상당히 특이한 느낌이었다.
공원 잔디밭 너머로 조금 전에 대학교 정문 옆에서 봤던 것과 비슷한 외관의 빌딩이 높이 솟아있었다. 무슨 건물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니까 밴더빌트 대학교에서 오래된 아파트 스타일의 기숙사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최신 기숙사를 새로 만들면서 저 고딕양식 20층 건물인 West End Tower를 새로 건설한 것이었다.
현재 이 짝퉁 파르테논 신전의 내부는 19~20세기의 미국회화를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그림들보다도 건물 중앙에 서있는 13 m 높이의 '전쟁의 여신' 아테나(Athena)의 동상으로 유명한데, 아래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온 사진과 같이 3.6 kg의 금박이 입혀져 있단다.
철저한 고증을 거쳐서 만들었다고 하지만, 얼굴이 약간 좀... 참, 동상 아래에 서있는 사람은 위기주부가 아니니까 오해 없으시기를 바란다. 우리는 시간도 없고 입장료도 $10 있다고 해서 들어가서 직접 보지는 않았다.
주차한 곳으로 돌아가는 길에 테네시 주에서 세워놓은 역사 안내판이 보였는데, 이 공원이 있는 언덕에 연방정부 차원의 요새가 있었다는 내용이다. 다시 차에 올라서는 일단 시내 중심가쪽으로 운전을 해서 가보기로 했다.
좌우로 통기타가 그려진 네온사인이 가득한 내슈빌 브로드웨이의 모습이다. 여기서 바로 오른쪽에 컨트리뮤직 명예의 전당 및 박물관(Country Music Hall of Fame and Museum)이 있고, 왼편으로는 테네시 주청사(Tennessee State Capitol)가 있다. 컨트리 음악 가수는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와 컨츄리꼬꼬 밖에는 모르지만, 그래도 모두 그냥 지나친 것이 지금 생각해보니 약간 아쉽기도 하다~
브로드웨이가 끝나는 곳에 높은음자리를 형상화한 듯한 조형물과 깃발들이 서있는 아래로, 오크통이 놓여진 노란 차에 사람들이 가득 앉아있는 것이 작게 보인다. 내슈빌의 명물이라는 페달태번(Pedal Tavern)으로 여러명이 함께 페달을 돌려서 시내를 돌아다니며 술을 마시는 '이동식 술집'이란다! 이제 우리는 여기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불에 그을린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것으로 유명한 '테네시 위스키'의 고향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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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대학교에서 강의 시작~!
그레이트스모키(Great Smoky) 산맥 국립공원을 통해서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 주에 첫발을
지난 14년여 동안 미국 LA에서 여행을 다니면서 지금까지 몇 개의 국립공원을 방문했는지는 물론이고, 심지어 캘리포니아의 주립공원을 방문한 갯수까지 정리했었지만, 정작 미국에서 지금까지 몇 개의 주(state)를 가봤는지는 따져보지 않았다. 그래서 50개의 주들 중에서 몇 번째로 방문한 주인지는 모르겠지만, 1차 대륙횡단 6일째가 되는 날에 처음으로 미국남부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에 발을 딛게 되었는데, 이 주를 방문할 때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국립공원을 통해서 주경계를 넘어 들어왔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그레이트스모키마운틴(Great Smoky Mountains) 국립공원의 최고봉인 클링맨스돔 하이킹을 마치고, 노란 가을단풍이 든 산길을 달려서 이제 산아래로 내려가는 길인데, 아래의 확대한 공원지도를 보시면 이해에 도움이 되실거다.
동서로 길쭉하게 제법 큰 국립공원이라서 가운데 관통도로가 지나는 부분만을 잘라서 보여드린다. 대각선으로 굵게 보이는 노란색이 그레이트스모키 산맥의 주능선으로 테네시와 노스캐롤라이나 두 주의 경계이자, 녹색 점선으로 표시된 Appalachian Trail 하이킹코스이다. 우리는 북서쪽 테네시 주의 Sugarlands Visitor Center를 지나서 Clingmans Dome을 들렀다가 이제 Newfound Gap Road를 따라서 남동쪽으로 산을 내려가는 것이다.
산맥의 주능선에 있는 Spruce-Fir Nature Trailhead 옆을 지날 때인데, 사실 이미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들어와 있는 것이기는 했다. 그래도 잠시 후 뉴파운드 고개에서 관통도로인 441번 국도를 만나 우회전을 해서 내려가면 아래와 같은 환영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조수석에서 준비를 했지만 산을 다 내려갈 때까지 나오지 않았다. 아마도 연방정부에서 관리하는 국립공원 내의 도로라서 주에서 자체적으로 환영간판을 만들어 세울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찾아서 가져왔는데 여기서 바로 남쪽의 129번 국도로 들어올 때의 환영간판이다. 줄여서 NC로 쓰는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 주가 얼마 전에 한국에서 나름 이름을 알린 적이 있었다. 2020년에 한국의 KBO 프로야구가 ESPN을 통해서 미국에 중계되었을 때, 메이저리그 야구팀이 없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민들이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다이노스'를 자기들의 고향팀이라며 응원을 한다는 뉴스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가을단풍으로 유명하다는 그레이트스모키 산속의 도로를 달리며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찍었지만, 아쉽게도 비디오는 앞 유리창이 더러워서 올릴만한 것이 없고, 이 사진이 그 때의 느낌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 하나만 더 보여드린다.
노스캐롤라이나쪽 국립공원 입구라 할 수 있는 해발 600 m 정도에 위치한 오코날룹티 비지터센터(Oconaluftee Visitor Center)에 차를 세우고 준비해 간 점심을 간단히 먹었던 것 같은데, 어느덧 벌써 4달 정도 시간이 흘러서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기는 줄을 서지 않고 입장은 가능했지만, 전시장은 입장을 못 하도록 막아놓아 기념품 자석만 하나 사서 나왔다.
비지터센터 뒤쪽으로 야외 박물관과 강가까지 갈 수 있는 트레일이 있다고 해서 소화도 시킬겸 잠시 걸어보기로 했다. 왼쪽 안내판에 씌여진 B.A.R.K. Ranger는 미국에서 개 짖는 소리를 "bark"로 쓰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바로 애완견과 같이 국립공원을 방문한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Bag your pet’s waste / Always leash your pet / Respect wildlife / Know where you can go 앞글자들로 만들었다는데, 그 동안 국립공원에서 아이들을 위한 쥬니어레인저는 많이 봤어도 개를 위한 바크레인저 프로그램까지 있는 줄은 몰랐다.
마운틴팜 뮤지엄(Mountain Farm Museum)은 1900년 전후의 산간지역 개척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인근의 오래된 여러 농장 건물들을 이리로 옮겨와서 한 자리에서 그들의 생활상을 알려주는 야외 박물관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헛간과 창고부터 닭장과 대장간까지 많은 통나무 건물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역시 농부 가족이 살았던 집으로 왼편에 돌로 쌓은 굴뚝이 보이는,
John Davis Cabin으로 여기서 서쪽으로 몇 마일 떨어진 Indian Creek에 1900년경에 만들어졌던 가정집을 1950년대에 통째로 옮겨온 것이라 한다.
집 내부에는 대부분의 가구와 도구들이 옛날 모습 그대로 비치되어 있는데, 특히 이 오래된 '풍금(organ)' 오르간 피아노가 눈길을 끌었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악보는 너무 안 낡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무슨 노래의 악보가 펼쳐져 있었는지가 갑자기 궁금하다...
밖으로 나오니 자기가 농장 주인인 줄 아는 수탉 한 마리가 유유히 농장 잔디밭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문제는 우리가 가는 곳마다 계속 이렇게 따라서 다닌다는 것인데, 가운데 사진을 찍고 있는 금발의 여성분이 있는 기둥이 세워져 있고 가로로 철사가 쳐져있는 곳으로 가보면,
이렇게 우리 안에서 얌전히 있는 다른 닭들이 많이 있었다. 여기 국립공원 직원은 저녁이 되면 닭들을 닭장 안으로 다 몰아넣고 잠근 후에 퇴근을 해야 한단다.
"야! 너는 어떻게 집을 나왔냐? 이 비행수탉같으니..." 수탉을 쫓아서 농장 가장자리의 나무 아래로 왔더니, 물소리가 들려서 강가까지도 걸어가보기로 했다.
이 오코날룹티 강(Oconaluftee River)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체로키 족의 선조들이 살았던 유적이 발굴되어서 국가사적지로 지정이 되어 있고, Oconaluftee라는 이름은 여기 있던 체로키 마을 이름 Egwanulti에서 유래했는데 그냥 "riverside"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때는 강가에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밟으면서, 캘리포니아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가을의 정취가 참 낭만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로부터 정확히 한 달 후에 위기주부는 버지니아 집마당에 수북히 쌓인 낙엽들을 긁으면서, 가을 낙엽이라는 것이 그렇게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시몬, 너는 아느냐! 낙엽 치우는 수고를..."
그 무거운 낙엽과 눈(snow)이 앞으로의 인생에 등장할거라는 사실도 전혀 모르고, 즐겁게 손을 흔드는 저 분은 대륙횡단 이사를 계속하기 위해서 다시 차에 올랐다. 테네시와 노스캐롤라이나 두 주에 걸친 그레이트스모키 내셔널파크와는 이제 작별이지만, 바로 이어지는 다른 '국립공원'을 통해서 또 산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가을 단풍구경은 여행의 남은 이틀 내내 계속 되었다.
P.S. 대륙횡단 이사 계획을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렸을 때, 애틀란타에 사시는 이웃님께서 스모키마운틴 국립공원 근처에 산장(vacation cabin)을 가지고 계시다고, 우리 부부가 하루 머물게 해주시겠다고 따로 연락을 주셨는데, 여유있는 일정이 아니고 날자도 맞지 않아서 숙박을 하지는 못했지만,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서 마음을 베풀어주신 것 만으로도 감사를 드립니다.
위 사진이나 여기를 클릭하시면 그 산장인 샤토블리스(Chateau Bliss)의 소개 및 예약 페이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편에서 소개했던 테네시 주의 입구 마을인 개틀린버그에 위치해서 스모키 마운틴은 물론 주변의 다른 관광지들도 구경하기에 편리하며, 방 3개에 최대 11명까지 숙박 가능한 단독주택형 캐빈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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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시 위스키(Tennessee Whiskey)의 대명사인 잭다니엘(Jack Daniel's)의 고향 린치버그(Lynchburg)
LA에서 DC까지 1차 대륙횡단 여행 5일째의 마지막 이야기는 '알쓸미잡' 퀴즈로 시작한다. "미국 50개주들 중에서, 주경계가 다른 주와 가장 많이 겹치는 주는?" 정답은 미주리(Missouri)와 테네시(Tennessee)로 각각 다른 8개주와 접해있어서 공동 1위이다. 미주리는 2차 대륙횡단에서 지나갈 때 다시 등장할 예정이고, 테네시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면 Tennessee라는 주명은 서양인들이 테네시 주의 땅에서 처음 마주친 체로키 인디언의 마을 이름인 Tanasi에서 유래했단다. 위기주부가 미국에 테네시 주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안 것은 옛날에 대학로 카페에서 잭다니엘(Jack Daniel's)을 처음 마시면서, 테네시 위스키(Tennessee Whiskey)라는 말을 들었을 때로 추측이 된다.
그 테네시 주를 자동차로 지나가면서 예의상 잭다니엘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기에... 저렇게 이삿짐을 머리에 이고는 내슈빌에서 남쪽으로 100 km 이상 대륙횡단 경로를 우회하고, 마지막에는 좁은 시골길을 달려 린치버그(Lynchburg)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안내원이 입고있는 셔츠와 안내판에 모두 까만색 잭다니엘 로고가 그려진 이 곳은 테네시 위스키의 대명사인 잭다니엘이 만들어지는 양조장(distillery) 투어를 시작하는 비지터센터가 있는 곳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안내에 따라서 조금 걸어가니까 'ㄷ'자 모양으로 만들어진 비지터센터 건물이 나왔다. 양조장이라고 해서 문득 까마득한 옛날 문현동 대선주조 공장을 지날 때의 추억이 떠올랐지만, 알콜을 발효하는 냄새는 전혀 없이 싱그러운 숲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운전을 하고 오면서부터 계속 투어를 할까말까 고민을 했는데 그냥 투어는 안 하기로 했다. 위스키 시음이 포함된 1시간짜리 양조장 투어를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었던 것도 있지만, 아래에 차례로 소개할 요세미티님의 블로그 글들을 통해서 예습을 너무 철저히 하고 왔기 때문에, 굳이 투어를 하지 않아도 이미 잭다니엘 위스키에 대해 왠만큼 알아버렸다는 것이 더 큰 이유였다. (중복된 사진과 설명이 좀 있기는 하지만 아래 링크들을 클릭해서 모두 읽어보시는 것을 권해드림)
비지터센터로 들어서면 약간 만화 주인공처럼 보이는 듯한, 본명 Jasper Newton Daniel의 하얀 동상이 서있다. 별명이 "Jack"인 이 분이 언제 누구를 만나서 어떻게 술을 빚기 시작했는지는 여기를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요즘 한국에서 가장 뜨는 술이라는 버번(Bourbon)과 같이 잭다니엘도 반드시 새로 만든 '참나무통' 오크배럴(oak barrel)의 속을 태운 후에 알콜 원액을 넣어서 숙성을 시키는데, 위스키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잭다니엘만 자체적으로 오크배럴을 제작한다고 한다. 위스키 맛의 대부분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오크배럴을 만드는 과정과 주입해서 숙성하는 과정 등을 각각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저 큰 술통을 만드는데 못이나 접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폭이 다르게 잘라서 휘어지게 만든 기다란 나무판들을 딱딱 맞춰서 세운 후에 쇠판으로 조이기만 해서 만드는 과정의 거의 예술의 경지라 할 수 있었다.
벽쪽에는 오래된 여러 물품과 사진들로 여기 린치버그(Lynchburg) 양조장의 역사 등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잭다니엘을 대표하는 브랜드인 "Old No.7" 이름에 대한 유래가 가운데 설명판에 적혀 있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잭 다니엘이 위스키가 들어있는 배럴 7개를 분실했다가 찾은 후에 표시로 숫자 7을 그 통들에 써놓았는데, 그 배럴을 사갔던 상인이 나중에 다시 와서 "옛날 7번"이 적혀있던 배럴의 술이 참 좋았다고 해서, 그 후로 상표로 사용을 했다는 것인데... 자기들도 확실하지는 않다고 자백하고 있다.
위스키 제조과정을 차례로 간단히 보여주고 있는데, 투어를 하게되면 이 프로세스들이 진행되는 공정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것이다. 위스키를 만드는 물이 흘러나오는 석회암 동굴과 잭다니엘을 죽음으로 몰고 간 금고가 있는 옛날 사무실, 그리고 위의 1번과 2번 과정까지는 여기를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테네시위스키가 버번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5번의 단풍나무숯을 통과시켜서 거르는 순화(mellowing)를 거친다는 것인데, 이를 포함한 나머지 공정의 투어와 시음까지는 여기를 클릭해서 보시면 된다.
그 뒤로는 오래된 까만색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데,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아래에 놓여진 박스들이다. 한 때 잭다니엘에서 자체적으로 앰버라거(Amber Lager) 맥주도 만들어서 팔았지만, 현재는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는 위스키만큼 맥주는 인기를 끌지 못했기 때문이라 하고, 그 대신에 지금도 OEM으로 생산되는 잭다니엘 바베큐 소스가 위스키 다음으로 유명한 제품이다.
오늘의 마지막 커플셀카 배경은 이 까만색 자동차로 정했다~
잭다니엘의 특징인 정사각형 양주병들로 만들어 놓은 벽의 뒤로 돌아가면 기념품과 술을 살 수 있는 곳이 나온다.
대표적인 1리터 Old No.7 한 병을 $41에 판매를 하고 있었는데, 떠나왔던 LA의 코스트코에서 팔던 가격보다도 더 비쌌던 것 같다. 하지만 도착한 여기 버지니아의 가격에 비하면 저렴하다는 것을 그 때는 몰랐었다는... 왼쪽 오크통 위에 놓여진 특별한 맛이 들어간 병들이나, 아니면 하나의 참나무통에서만 나온 고급 제품인 '싱글배럴(Single Barrel)'을 한 병 살까도 생각해보았지만, 현실적으로 이삿짐차에 도저히 병 하나 더 들어갈 자리가 남아있지 않아서 그냥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렇게 비지터센터 구경을 마치고 나와서, 다리를 건너 린치버그 시내쪽으로 조금 걸어가볼까 하다 저 쯤에서 그냥 돌아서서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3시간 정도를 동쪽으로 달려서, 40번 고속도로가 지나는 큰 도시인 테네시 주 동쪽의 녹스빌(Knoxville)에 밤 늦게 도착해서 대륙횡단의 5번째 숙박을 했는데, 이 날은 다시 부지런히 약 9시간 동안 운전을 했고 464마일(747 km)을 달린 것으로 기록되었다.
테네시 린치버그(Lynchburg)의 잭다니엘 양조장(Jack Daniel Distillery)은 1866년에 등록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위스키 제조시설로 국가사적지로 지정이 되어있단다. 이 대륙횡단 여행을 준비하면서 잭다니엘을 한 병 사서 몇 잔 마시다가 이삿짐에 들어가지 않아서 2/3 이상 남은 병을 친구의 아들에게 줬었는데 잘 마시고 있는지 모르겠다. (친구는 술을 안 마심^^) 그래서 지금 버지니아 집에는 잭다니엘은 없으니, 대신에...
요즘 버번의 매력에 푹 빠진 한국에서 출장 온 친구가 소분해서 선물로 주고 간 60도짜리 놉크릭(Knob Creek) 한모금 했다.^^ 참고로 이 술의 이름은 링컨 대통령이 어릴때 살았던 켄터키 주의 시골 농장인 노브크릭팜(Knob Creek Farm)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2차 대륙횡단 때 링컨의 출생지를 방문한 후에 바로 그 앞으로 지나갔던 인연이 있는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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