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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0년 12월 5일 |
![미국 캘리포니아 개척자들의 슬픈 역사가 있는 곳, 도너 주립기념공원(Donner Memorial State Park)](https://img.zoomtrend.com/2020/12/05/img.jpg)
여기 LA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캘리포니아의 역사를 조금씩 배우게 된다. 아메리카 원주민만 살던 곳에 최초로 배를 타고 해안가에 도착한 백인들인 스페인 사람들, 캘리포니아 땅을 포함하는 신생국가 멕시코의 독립, 그리고 서부개척시대에 동부에서 대륙을 가로질러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미국인들의 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대륙횡단 80번 고속도로가 지나는 해발 1,773미터의 트러키(Truckee) 마을에 있는 도너 주립기념공원(Donner Memorial State Park)은 예쁜 호수와 울창한 숲에서 캠핑과 피크닉을 하는 장소로도 유명하지만, 9박10일 자동차여행으로 갈 길이 먼 우리는 여기 비지터센터만 잠시 들려야 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비지터센터 내부에는 1846년 4월에 소가 끄는 우마차(wagon)에 짐을 싣고 동부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Springfield)를 출발해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하려던 도너파티(Donner Party) 일행들의 이야기가 시간 순서로 잘 전시되어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서 이렇게 입구에서 볼 수 밖에는 없었다. 그래서 공원브로셔에 있는 지도와 그림으로 간단히 소개를 해본다~
위와 같이 약 3천마일(4,800 km)을 걸어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하는데 당시 4~6개월 정도가 걸렸는데, 도너 일행은 여러 사고로 지체된 시간을 만회하고자 해스팅 지름길(Hastings Cutoff)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 지름길은 우마차가 지나기도 힘든 산길과 솔트레이크 사막을 건너야해서 오히려 더 많은 시간과 식량을 낭비하게 되고, 천신만고 끝에 선발대가 산속의 트러키 호수(Truckee Lake)에 도착한 11월초에 설상가상으로 때이른 폭설을 만나게 된다.
호수에서 조금만 더 서쪽으로 가면 나오는 마지막 고개 하나만 넘으면 내리막이었지만, 엄청나게 쌓인 눈 때문에 결국 일행들은 그 고개를 넘지 못하고 호수와 그 아래 계곡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겨울을 보내기로 한다. 다음해 1847년 4월말이 되어서야 구조대가 마지막 생존자를 구해낼 수 있었는데, 1년전 출발할 때 91명중에서 45명만이 살아남았고, 그들은 굶거나 얼어죽은 다른 사람들의 시체를 먹으며 버텼다고 한다!
전시관 안쪽으로 돌면서 이 내용들을 보고 여기로 나와야 하는건데, 역시 출구쪽도 못 들어가게 막아 놓았다. 왼쪽 테이블 위에 이 지역의 모형이 만들어져 있는데, 그 후로 이 곳의 호수는 도너레이크(Donner Lake)로, 그 넘지못한 눈 덮힌 고개는 도너패스(Donner Pass)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네이버에서 '도너패스'를 검색하면 동명의 삼류 공포영화가 제일 먼저 나온다. 사람을 죽여서 잡아먹었던 도너 일행 중의 한 명이 드라큘라처럼 변해서 현재까지 살아남아서, 자신의 피를 마시게 해서 식인종들을 만든다는 이야기라는데... 도너 일행의 비극이 미국에서 발생한 가장 처참한 식인의 역사는 맞지만, 영화의 내용과는 달리 잡아먹기 위해서 살인을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참고로 이 <도너패스> 영화의 로튼토마토 평점은 9% ^^
비지터센터를 나와서 건물 동쪽에 있는 조각상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비행기를 타고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모녀~
멀리 서쪽을 바라보는 가족의 모습을 조각한 이 동상의 공식적인 이름은 '개척자 기념비(Pioneer Monument)'이다.
동상 부근에도 이 곳을 걸어서 지나갔던 미국서부 개척자들에 대한 설명판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지혜가 4학년때 배웠던 캘리포니아 역사를 떠올리면서 꼼꼼히 읽어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을 찍어주려고 보니까 지혜가 엉거주춤하게 엄마를 붙잡는 것이 아닌가? 모녀가 동상의 모습을 따라하는 중...^^
자세히 보면 지혜가 따라한 엄마는 아기를 안고 있어서 4명의 개척자 가족인데, 아빠의 발을 붙잡고 있는 딸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Are we there yet?"
기념비 뒤쪽의 동판에는 도너파티(Donner Party)에 대한 설명과 왜 이렇게 기단을 높이 만들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다.
도너 일행을 고립시켰던 폭설의 높이인 22피트, 즉 6.7미터 높이로 기단을 만든 후에 동상을 세워서, 이 개척자 가족이 다시는 눈에 묻히지 않도록 해주고 싶었단다~여담으로 덧붙이면 도너 일행의 사고가 있은 다음 해인 1848년에 캘리포니아 Sutter's Mill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골드러시(Gold Rush)가 시작되었고, 1860년대 제대로 된 마찻길과 철로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약 200,000명이 도너 가족처럼 캘리포니아 트레일(California Trail)을 걸어서 이주해왔고, 그러면서 20,000명 정도가 도중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P.S. 본문과 관련이 없는 내용이긴 한데 '4학년' 이야기가 나와서 혹시 모르는 분을 위해 알려드리면, 미국에서는 4학년(Fourth grade) 자녀가 있는 경우에 가족이 1년동안 사용할 수 있는 국립공원 연간회원권을 공짜로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현재는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Every Kid Outdoors 홈페이지에서 바우처를 출력한 후에 국립공원 입구에서 보여주면 Annual Pass 카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옛날에 지혜가 4학년일 때 위기주부는 몰라서 이용을 못한게 억울해서 알려드리니, 블로그 방문하시는 분들 중에 이 정보가 도움이 되시는 분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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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19년 9월 28일 |
![하바수캐년(Havasu Canyon)의 비버 폭포(Beaver Falls)를 지나 콜로라도 강과 합류하는 곳까지...](https://img.zoomtrend.com/2019/09/28/99583F385D8F82391E)
... 가보는 것을 목표로 이 혼자만의 하바수파이 인디언 보호구역(Havasupai Indian Reservation) 안의 '그랜드캐년 비경' 여행을 처음 계획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끝까지 가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지만, 후회는 없다~'천국의 폭포' 무니폴(Mooney Falls)을 구경하고 (못 보신 분은 여기를 클릭), 그 물줄기를 따라서 하류로 계속 내려가는 길은 이렇게 하바수 계곡(Havasu Creek)을 몇 번이나 건너야 했다.계곡 중간중간에는 이렇게 석회질이 침전되어 만들어진 단구(terrace)를 청록색의 계곡물이 넘어 흐르고 있었다.가끔 깊은 곳에는 하바수파이 부족민이 이렇게 나무 다리를 만들어놓기도 했는데, 사실 별로 도움은 되지 않았다. 그냥 얕은 곳을 찾아서 물속으로 걸어가는 것이 더 안전했기 때문에... 그러다가 트레일이 계곡과 좀 떨어지는 구간이 나와서 위를 올려다 보면,그랜드캐년의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외딴 협곡속 풀숲에 혼자 버려진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다시 하바수 계곡을 만났는데, 이번에는 붉은 절벽과 청록색 계곡물이 맞닿아 있다. 그리고는 트레일은 절벽을 깍아서 만든 다소 위험한 코스로 이어지는데, 원주민들이 꼭 필요한 곳에는 발판이나 작은 사다리, 또는 줄을 매어 놓았다.그러다가 저 아래 계곡에서 수영복을 입고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 손짓했다. "이리 내려와~ 드루와~" 물론 영어로...하바수 계곡의 3번째 유명한 폭포인 비버폴(Beaver Falls)은 사람들이 있던 곳에서 낙차가 시작되어서, 이렇게 넓고 얕은 천연의 풀장을 층층이 만들면서 흘러내려간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여기서 저 아래로 내려가는 길과 계속 절벽을 따라 직진하는 트레일이 갈라지는데, 조금 직진을 해보니 어떤 표지판의 뒷모습이 나와서 무슨 내용인지 보기위해 지나가서 뒤를 돌아보았다."Leaving Grand Canyon Nat'l Park, Entering Havasupai Tribal Lands" 즉 지금 위기주부가 서있는 곳까지가 미국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이고, 표지판을 넘어가면 하바수파이 부족의 땅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국립공원의 협곡을 따라 계속 내려가게 되면 하바수크릭이 콜로라도강(Colorado River)과 합류하는 '컨플루언스(confluence)'가 나오게 되는데...이 날 가이아GPS 앱으로 기록한 녹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Havasu Campground에서 Beaver Falls까지 왕복하는데만 5시간이 걸렸다! 따라서 지도에서 하늘색으로 굵게 표시된 콜로라도강까지는 캠핑장에서 왕복에 10시간도 훨씬 더 걸리는 것이 뻔했다. 따라서, 애초에 거의 불가능한 트레일 계획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지만... 그래도 버리지 못한 미련이 남아서 사진 몇 장으로 달래본다~공교롭게 이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사무실로 배달된 그랜드캐년 내셔널파크 저널(National Park Journal)의 표지사진이 바로 하바수 계곡이 콜로라도 강과 합류하기 직전의 마지막 협곡을 걷는 하이커의 모습이었다. "저 환상적인 협곡을 걷고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했었는데..."그리고, 선명한 청록색의 하바수 계곡물이 오른쪽에서 흘러나와 탁한 콜로라도 강과 만나는 합류점(confluence)의 사진으로, 많은 래프팅 보트들은 콜로라도 강을 따라 내려와서 여기에 배를 대고 구경을 하는 사람들이 타고 온 것이다. 물과 별로 친하지 않은 위기주부가 래프팅으로 이 곳을 직접 보게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고... 다시 하바수캐년(Havasu Canyon)을 끝까지 걸어 여기 설 수 있을까?무니 폭포에서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온 사람들인데, 그 중 한 명이 컨플루언스까지 가본 적이 있었다. 저들이 간다면 미친척하고 따라서 끝까지 가볼까 했는데, 오늘은 안 간다고...^^ 그리고는 폭포의 하류에 있는 저 웅덩이에서 수영한다고 내려가는 모습이다. 저 곳은 위기주부에게는 너무 깊은 것 같아서 작별인사하고 다시 비버 폭포로 돌아갔다.비버 폭포(Beaver Falls)로 내려가는 중간에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서, 천연의 풀장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아침에 캠핑장에서 미리 뜨거운 물을 부어온 즉석밥으로 점심을 먹었다.이제 나도 계곡에 몸을 담그기 위해 내려가는데, 마지막까지 험난한 절벽이라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야 했다.여행 경로상의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해서 증명사진 한 장 부탁해서 남겼다. 물론 조금 더 걸어갔다가 돌아오기는 했지만...^^폭포 이름의 유래에 대한 설명은 못 찾았지만, 아마도 비버(beaver)가 댐을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물웅덩이들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아침에 하바수파이 부족 사무실에 체크인을 하러 갔을 때 "캐리비안베이도 아닌데, 왠 종이팔찌를 주지?"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여기서 수영할 때 차고 하라는 뜻이었다. 실제로 가끔 부족민들이 여기서 팔찌 검사를 하는데, 앞서 소개한 콜로라도 강쪽에서 거꾸로 하이킹으로 여기까지 올라오는 사람들이 가끔 있어서라고 한다. 위기주부도 카메라를 놓아두고 붉은 협곡 속의 이 청록색 풀에서 배영도 하고 잠수도 하며 놀았다~ 믿거나 말거나...^^캠핑장으로 돌아가려는데 노란튜브에 바람을 불어서 여기까지 가지고 온 아이가 보였다. 또 돌아가는 길에도 힘들어 하며 여기를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과 마주쳤는데, 캠핑장에서 편도 2시간 이상 걸리는 험한 트레일을 걸어서 여기까지 꼭 수영을 하기 위해 올 필요가 있는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좀 다를 수 있겠다.에필로그: 3박 요금을 미리 내고도 2박만 해야했던 텐트를 다음 날 새벽에 철수하고, 아침과 점심 모두 미리 즉석밥으로 준비해서 배낭에 넣었다. 캠핑장 입구에는 돈을 내고 노새에 실어서 올려보내는 짐들이 가득했지만, 위기주부는 무거운 야영배낭을 짊어지고 혼자 걸어서 올라간다.
그렇게 아침과 점심을 모두 트레일 중간에 먹으며, 총 7시간반이 걸려서 전전날 차를 세워둔 후알라파이힐탑(Hualapai Hilltop) 주차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트레일의 모습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주차장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한 후에 차를 몰고, 그랜드캐년 동굴이 있는 66번 도로변의 캐번인(Cavern Inn)에서 하루 더 숙박을 한 것은 이미 소개를 해드렸었다.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미국 아리조나 그랜드캐년에는 붉은색 절벽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청록색 폭포들이 있다. 내가 직접 보고왔다."위기주부의 본 여행은 미서부 존뮤어트레일 및 오지탐험 트레킹 전문 여행사인 유니투어의 장비 협조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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