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트레킹 4일째. 처마바위.
By go-st | 2012년 12월 22일 |
빗발에 점점 힘이 실린다. 우리는 묵묵히 쟈닐의 뒤를 따라 기계적으로 걸었다. 돌로된 계단길을 올라가고 있을때 쟈닐이 말한다. "저기에서 멈춥니다." 쟈닐이 가르킨 곳에는 거대한 바위가 처마모양으로 튀어나와 생겨난 자연 대피소가 있었다. 그곳에는 이미 십여명의 사람이 비를 피하고 있었다. 다행히 긴 의자 모양의 바위에는 아직 앉을 자리가 남아있어서 나는 피로한 다리를 잠시 쉬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속속 다른 트레킹 팀이 도착했고 십수명의 일본인 트레커팀까지 길 반대편에서 등장하여 처마바위는 금새 만원이 되었다. 거대한 협곡 저쪽에서 흰 안개가 몰려오는 것이 보였다. . 안개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협곡 너머로 기어왔다. 아무 소리도 없이 느긋하면서도 급류처럼 빠르게 흘러드는 기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