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1년 10월 4일 |
집에서 자동차로 편도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의 여행지는 참 애매하다... 당일로 다녀오자니 왕복 6시간 운전을 하면서까지 방문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하루를 자고 오기에는 좀 가까우면서 그렇게 볼게 많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이런 여행지는 더 멀리 긴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잠시 들리기 마련인데, 이번 북부 캘리포니아 7박8일 자동차여행에서도 LA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 '애매한' 여행지를 잠시 들러보았다.
피너클스 국립공원을 떠나서 다시 101번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집까지 3시간 정도 남은 지점에서 바닷가로 빠졌다. 한국분들에게는 대합조개를 캘 수 있는 곳으로 유명했던 피스모비치(Pismo Beach)의 바로 남쪽에 오세아노듄스 주립차량휴양지(Oceano Dunes State Vehicular Recreation Area)가 있다.
방금 들어온 입구를 뒤돌아 보고 찍었는데, 직원이 '샌드 드라이빙(sand driving)'을 할 건지 물어보고는, 그냥 입구 주차장에 세우고 잠시 구경만 할거라면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친절히 알려주었다. (구글맵으로 입구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샌드 드라이빙이 뭐야?" 바람이 만든 물결무늬가 선명한 딱딱한 모래사장으로 잠시 내려가면서 아내가 물어보는데, 뒤쪽으로 저 멀리 바닷가에 양문을 열고있는 자동차 한 대가 보이고...
이렇게 머스탱 오픈카 한 대가 젖은 모래사장 위를 달리고 있었다. "여기는 자기가 타고 온 일반 차량을 몰고 백사장으로 내려가서 마음대로 달릴 수가 있는 곳이야~"
백사장에는 간이 매점도 만들어져 있는데, 깃발을 보면 알겠지만 바람이 아주 심하게 불어서 모래가 많이 바람에 날렸다. 그래서 아내와 지혜는 차 안으로 들어가고 혼자 잠시 더 둘러 보았다.
남쪽으로는 모래사장 위를 달린 타이어 자국과 함께 많은 차들이 세워져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이게 다가 아니다...
줌으로 당겨서 보면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곳까지 자동차들이 많이 있는 것이 보인다. 아무래도 오래간만에 아래의 위성지도를 보여드리는 것이 이해가 빠르실 것 같다. 참, 하늘에 떠 있는 낙하산처럼 보이는 것들은 모두 바람의 힘으로 파도를 타는 카이트서핑(kite surfing)을 하는 사람들이 아래에 매달려 있다.
위성사진으로 선명히 보이는 것처럼 북쪽 입구에서 남쪽으로 뻗은 딱딱한 모래사장의 길이는 10마일이 넘으며, 폭이 넓은 곳은 내륙쪽으로 2마일 이상 모래언덕이 만들어져 있다! 이 지역은 샌루이스오비스포(San Louise Obispo) 카운티의 가장 남쪽에 속하는데, 대표사진으로 이미 보여드린 아래와 같이 데스밸리의 모래언덕과 바닷가를 합성한 듯한 사진들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도 이런 모래언덕을 걸어서 찾아갈 수도 있었지만, 긴 7박8일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모랫바람을 맞으며 하이킹을 하기는 가이드도 망설여져서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
그냥 혼자 눈 앞에 있는 이 모래언덕만 사막에 온 기분을 느끼며 걸어서 올라가 보았다. "헉헉~ 아이구 힘들어..."
북쪽으로 길게 뻗어있는 바닷가는 피스모 주립해안(Pismo State Beach)이고, 멀리 백사장이 끝나는 곳의 절벽은 12년전의 30일간의 자동차여행에서 역시 집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날 아침에 들렀던 곳으로 여기를 클릭하면 그 때의 여행기를 보실 수 있다.
풀이 자라던 곳을 모래가 덮은걸까? 모래가 덮인 언덕에 풀이 자라는 것일까? 모르겠다... 차로 돌아가자~^^
입구 주자장에 세워둔 우리 차 너머로 빨간 트럭은 막 모래사장으로 내려가고 있고, 회색 트럭은 OHV(Off-Highway Vehicle)를 싣고 도로로 올라오고 있다. 여기 Oceano Dunes SVRA에서는 사륜구동차나 OHV로 모래언덕을 점프하며 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과격하게 타다가 사망사고도 종종 발생을 해서 문제가 되기도 한단다. 우리는 얌전히 차를 빼서 다시 101번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달렸다.
네비게이션은 154번 도로로 빠셔서 카츄마 호수(Cachuma Lake)를 지나 산타바바라로 넘어가는 것이 좀 더 빠르다고 나오지만, 왠지 이 날은 약간 돌아가더라도 계속 101번 고속도로를 달려 바다를 만나고 싶었는데, 그래서 중간에 반가운 인디언 소녀의 이름인 노호키(Nojoqui)를 만날 수 있었다. (조수석에 사진을 부탁하기도 그렇고, 블랙박스도 지워지고 없어서, 구글스트리트뷰를 캡쳐한 것임)
역시 2009년 7월에 미서부와 캐나다 29박30일 자동차여행에서 마지막 방문지로 들렀고, 2년이 흘러 2011년 8월에 마지막 80번째 여행기로 대장정의 끝을 맺었던 포스팅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당시에는 집이 오렌지카운티 플러튼이라서 LA다운타운을 지나서도 2시간이나 더 달려야 했지만, 이번에는 위 표지판 이후 1시간 정도만 달려서 밸리의 집에 도착하는 것으로 북부 캘리포니아 7박8일 여행이 끝났다.
이번 북부 캘리포니아 27편의 여행기를 모두 마치고, 위기주부의 방문장소를 표시하는 구글마이맵에서 캘리포니아 주를 확대해 보았다. 샌프란시스코 북쪽으로는 마커가 몇 개 없었는데, 이번 여행으로 해안선과 북쪽 내륙에 마커들이 골고루 표시가 되었다. 물론 14년동안 거주한 로스앤젤레스 부근은 지도의 Los Angeles라는 글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하고, 요세미티와 세쿼이아/킹스캐년에도 수 많이 찍혀있다. 한반도 전체보다도 더 큰 캘리포니아이고 아직도 못 가본 여행지들이 많지만, 북부 여행을 마치고 나니, 이제 캘리포니아를 떠나도 크게 아쉬움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Goodbye, California~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By
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1년 9월 29일 |
요세미티, 레드우드, 세쿼이아, 데스밸리 등등의 쟁쟁한 캘리포니아 국립공원들에 가려서, 지난 2012년 2월에 우리 가족이 방문할 당시에 준국립공원에 해당하는 내셔널모뉴먼트(National Monument)였던 피너클스(Pinnacles)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방문하고 바로 다음 해에 미국의 59번째 내셔널파크(National Park)로 승격이 되어, 캘리포니아의 9개 국립공원들 중의 막내가 되었다. (그 이후로 다른 주들에서 4곳이 더 국립공원으로 승격이 되어서, 2021년 현재 미국은 63개의 국립공원이 있음)
북부 캘리포니아 7박8일 자동차여행의 마지막 8일째, 샌프란시스코 남쪽이니까 '중부 캘리포니아'의 비경이라 할 수 있는 피너클스 국립공원(Pinnacles National Park)을 9년만에 다시 찾았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얼핏 봐서는 부녀가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의 커다란 로고를 받들고 포즈를 취한 것 처럼 보이지만... 뜯어서 차에 싣고 가려고, 열심히 당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워낙 단단히 붙여놔서 부녀절도단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는...^^
트레일이 시작되는 곳에 모녀가 앉아서 기다리는 이유는, 도로가 끝나는 여기 주차장에는 빈 자리가 없어서, 위기주부 혼자 아래쪽으로 다시 내려가 주차를 하고 걸어왔기 때문이다. "국립공원이 되더니 방문객이 많아진건가?"
왼쪽 표지판에 씌여진 이 등산로의 이름은 모세스프링 트레일(Moses Spring Trail)이지만, 우리가 여기를 다시 찾아온 이유는 옛날에 아주 재미있었던 추억의 '동굴탐험'을 다시 해보고 싶어서다.
조금 걸어가니까 뾰족한 바위 봉우리, 즉 '피너클(pinnacle)'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맞아~ 이렇게 바위를 뚫고 트레일이 이어졌었지!" 하지만, 우리가 찾는 동굴은 이것이 아니다~
인공적으로 만든 이 바위 터널을 지나서 조금 더 걸어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흑흑~ 왼편 베어걸치 동굴(Bear Gulch Cave)로 가는 길은 막아놓았다! 매년 5월~7월은 박쥐의 번식을 위해서 동굴을 폐쇄하는 것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찾아온 것이다... 동굴탐험을 위해 챙겨온 헤드랜턴을 들고있는 지혜도 실망을 해서 썸다운(thumb down)을 하는 모습이다.
위 사진을 클릭해서 9년전 여기 동굴탐험 포스팅을 보시면, 우리가 왜 이 곳에 다시 오고싶어 했는지 아실 수 있다.
동굴 트레일이 폐쇄된 덕분에 그 때는 걸어보지 못한 절벽 옆으로 난 트레일을 해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사진 오른편 절벽 중간의 트레일에 아내와 지혜가 보이고, 정면 아래로 커다란 바위들에 가려진 골짜기에 베어걸치케이브(Bear Gulch Cave)가 있다. 앞서 소개한 옛날 포스팅을 보신 분은 이미 알겠지만, 여기 동굴은 땅속이 침식되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골짜기로 커다란 바위들이 굴러 떨어져서 만들어진 '탤러스케이브(talus cave)'이다.
조금 전 사진의 위치에서 이번에는 아내가 나를 핸드폰으로 찍어 준 모습이다.
아쉬운 마음에 동굴의 출구쪽이라도 찾아보려고 했지만, 여기서 바위 틈으로 내려가는 길도 다 막아놓은 상태였다. 그래서 그냥 옛날에 동굴을 나와서 마주쳤던 한반도 모양의 저수지라도 찾아 보겠다고 계속 올라갔는데,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들이 그 때도 메달려 있던 바위는 찾았는데, 주변을 둘러봐도 저수지는 보이지가 않았다. "가뭄이라서 물이 다 말라버려 못 찾고 있는건가?"
사진 아래에 로프를 잡아주고 있는 금발의 여성이 보이는데, 이 암벽타기 일행 3명은 모두 여자분이었다. 잠시 구경을 하다가 옛날을 충분히 회상하며 즐겼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 왔던 길로 돌아서 내려가기로 했다.
혹시 진정한 피너클스 국립공원의 매력인 '첨봉들(pinnacles)'의 장관을 보시고 싶은 분들은, 여기서 공원 꼭대기의 바위산 루프를 한바퀴 도는 하이피크트레일(High Peaks Trail)을 완주했던 위의 9년전 여행기를 클릭해서 보시면 된다.
올라 오면서 사진을 찍었던 곳을 다시 돌아서 내려가고 있다. "이제 여행을 마치고, LA 집으로 돌아가자~"
참, 이 트레일이 '모세의 샘(Moses Spring)'인 이유는 여기 메마른 붉은 바위의 사이에서 1년 내내 샘물이 나오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11번이라는 나무판이 세워져 있는 것으로 봐서 셀프가이드 안내에는 이름의 유래가 있을 법도 한데, 인터넷으로는 찾지를 못 했으니까 혹시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면 감사드린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By
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0년 1월 30일 |
남쪽 입구에서 정말 오래간만에 국립공원 연간회원권, 애뉴얼패스(Annual Pass)를 사고는 조금 달리다가 길가에 차를 세우고 스노우체인을 했다. 30분쯤 천천히 달려서 해발 약 1,840 m에서 Glacier Point Rd로 들어가는 삼거리에서 공원 직원이 차에 스노우체인을 했는지 검사를 한 후에 더 위로 올라가는 것을 허락했다.그리고는 이렇게 전전날 내린 눈이 아직 다 녹지 않은 도로를 약 5마일 정도 달리면, 요세미티 국립공원 안에 있는 작은 스키장인 배저패스 스키에리어(Badger Pass Ski Area)가 나온다. 정확히 딱 10년전에 지금과 같은 1월 마틴루터킹데이 연휴 겨울여행에서 SF에서 LA로 돌아가면서 여기를 들리려고 했었는데, 당시에는 갑자기 눈이 많이 와서 도로를 차단해 못 왔던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다. (10년전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물론 여름에 이 스키장 건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여름에 와보기로 마음만 먹었다면야 그 10년 사이에 와볼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지만, 여기는 역시 눈 내린 겨울에 와야 그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스키장이다. 뒤에 자세히 소개를 하겠지만, 이 배저패스 스키장은 경사진 슬로프를 내려오는 일반적인 알파인스키보다는, 폭이 좁은 스키를 신고 눈밭을 달리는 크로스컨트리(Cross-Country) 또는 노르딕스키(Nordic Ski)로 특히 더 인기가 있는 곳이다.여하튼 이게 얼마만에 보는 겨울의 스키장 모습인가? 아주 옛날에 한국에서 스키를 처음 배워서는 용평의 레인보우 슬로프를 휩쓸고 내려오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내가 기억하는 스키장은 리프트를 타기 위한 줄에 사람들이 항상 빼곡했는데, 여기는 아주아주 한산했다.지혜와 둘이서만 잠시 스키장 베이스의 다져진 눈을 내려가서 밟아보았다. 뽀도독~ 뽀도독~"아빠가 말이야~ 소시적에는 저 상급자 코스보다도 훨씬 더 경사가 급한 곳도 스키타고 내려왔었지..."그 상급자 슬로프로 고독한 스노보더가 점프까지 하면서 멋있게 내려오는 모습이다. 구경은 이 정도로 마치고 안으로 들어가서 커피를 한 잔 샀는데, 벽에 스키장 주변의 겨울지도가 크게 붙어있던 것이 생각나서 인터넷에서 찾아 보여드린다.배저패스(Badger Pass)에서 겨울철에 노르딕스키나 스노우슈잉으로 갈 수 있는 크로스컨트리 코스를 보여주는 지도로 글레이셔포인트(Glacier Point)까지 눈이 쌓인 도로를 따라 스키로 가는 코스가 제일 유명하다. 그리고 야영이 가능한 스키헛(Ski Hut)이 있는 오스트랜더 호수(Ostrander Lake)까지도 한겨울에 스키로 가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한다.우리는 스키장 구경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올라갈 때 미리 봐뒀던 트럭들이 서있던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이게 얼마만에 밟아보는 하얀 눈일까? 물론 지혜는 겨울방학전 보스턴에서 이미 눈을 보기는 했지만, 도시가 아니라 이렇게 산에서 깨끗하게 소복히 쌓인 눈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굉장히 오래간만이었다.골짜기까지 내려와서는 다른 사람들이 이미 잘 다져놓은 코스의 제일 위로 빨간 썰매를 들고 위기주부가 먼저 올라갔다.아내가 찍은 사진들을 모아서 움짤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동영상도 찍었지만 이게 더 보기 편하고 좋은 것 같다.순백(純白)의 눈 위에서 동심으로 돌아간 반백(半百)의 아저씨...^^다음은 지혜의 움짤~ 우리만 두 번씩 타고, 사모님은 경사가 심해서 무섭다고 타지 않으셨다.옆쪽으로 더 경사가 급하고 긴 최상급자 코스가 또 만들어져 있어, 위기주부가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멀리서 찍은 것인다.눈썰매를 탔으니 그 다음은 당연히 눈싸움 차례... (4년전 요세미티에서 더 격렬했던 눈싸움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여기서 마지막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지혜가 눈밭에 누워서 스노우앤젤(Snow Angel)을 만들고는 다시 차로 돌아갔다. 이제는 요세미티밸리(Yosemite Valley)로 내려가서 점심을 사먹고 겨울의 폭포를 구경하고, 가능하다면 초원에 내린 눈으로 눈사람도 만드는 코스가 남은 요세미티 겨울여행이다.
By
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0년 10월 27일 |
사실 이번 여행이 위기주부와 아내에게 레이크타호(Lake Tahoe)의 첫번째 방문은 아니었다. 본인은 학회로 와서 친구 렌트카를 타고 정말 잠시 들렀었고, 아내도 출장와서 주말에 잠시 여행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둘 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이다~
에머랄드베이 주립공원을 떠나서 바로 위에 붙어있는 DL블리스 주립공원(D. L. Bliss State Park)에 도착을 했다. 이 땅을 캘리포니아 주에 기증한 Duane Leroy Bliss의 이름을 딴 공원이라고 하는데, 왜 그냥 Bliss 또는 Duane Bliss가 아니고, 공식적으로 'D. L. Bliss'로 이름을 지었는지 궁금하다. 89번 도로에서 공원으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여럿 있고, 또 네비게이션이 북쪽 출입구로 들어가라고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여기 제일 남쪽을 제외하고는 일반차량은 들어갈 수 없는 길이다.
직원이 있는 게이트를 통과한 후, 울창한 소나무숲 속의 좁은 도로를 따라 여러 캠핑장을 지나서 끝까지 달리면 루비콘트레일(Rubicon Trail)의 출발점이 나온다. 타호 호숫가를 따라서 에머랄드베이(Emerald Bay) 주립공원의 이글포인트(Eagle Point)까지 편도 7.4마일의 산책로는 캘리포니아 최고의 트레일들 중의 하나로 항상 손꼽힌다.
"자~ 그럼 우리도 루비콘트레일을 출발해볼까?"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맑은 청록색의 물색깔! 트레일을 벗어나 오른편에 살짝 보이는 바위쪽으로 나가보았다.
주차장에서 반대쪽으로 내려가면 나오는 모래사장이 호숫가를 따라서 쭉 이어진 것이 보인다. 약간 위험하기는 했지만 바위절벽의 끝으로 지혜와 둘이서 좀 더 올라가보기로 했다.
루비콘포인트(Rubicon Point) 끝에 선 우리집 '재택공부' 대학생... 보스턴에는 언제 다시 돌아갈 수 있으려나?
아내가 앉아서 기다리던 벤치에 앉아서 함께 레이크타호를 바라본다. 트레일을 따라서 500미터 정도 더 걸어가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만들어진 등대라는 'Old Lighthouse'가 나온다고 해서, 거기까지만 가보는 것이 가이드의 계획이었기는 했지만...
그냥 발길을 돌려 저 호숫가 레스터비치(Lester Beach)로 내려가서 물에 발이라도 한 번 담궈보기로 했다.
이렇게 말이다~^^ 물속에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가락 사이로 모래가 비집고 올라오는 느낌이 정말 오래간만이었다.
8월말 월요일이었는데 저 멀리까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여기 해발 2천미터에 가까운 산정호수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모터보트, 패들보드, 카누, 튜브, 그리고 산불연기 때문에 저 멀리 뿌옇게 보이는 네바다 주의 산들... 이렇게 레이크타호 두번째 주립공원 구경을 마치고 모래가 묻은 발에 샌달을 신고 다시 호숫가를 따라서 북쪽으로 달렸다.
블리스 주립공원을 나와서 캘리포니아 89번 주도(California State Route 89)를 따라서 호숫가 피크닉 장소까지 영상을 4배속으로 편집한 것을 보실 수 있다. 키 큰 소나무들 사이로 멋진 통나무 집들과 작은 마을을 지나면서, 간간이 호수도 오른편으로 보이는 멋진 드라이브코스였다.
아내가 인터넷으로 찾은 카스피안 캠핑장(Kaspian Campground) 건너편의 피크닉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는데, 자전거 전용도로는 많이 봤어도 '자전거 캠핑장'은 미국에서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컵밥과 커피믹스로 점심을 먹고는 타호시티(Tahoe City)까지 북쪽으로 호숫가를 또 달린 후에, 호숫물이 흘러나가는 트러키 강(Truckee River)을 따라서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올림픽밸리(Olympic Valley) 스키장 입구를 지나, 80번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와 만나는 곳에 있는 이 날의 세번째 주립공원 목적지를 찾아갔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zoomtr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