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순간] 1936 손기정: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슬펐던 마라토너
By Cinema-zine | 2015년 9월 12일 |
12만 관중이 운집한 1936년 독일 베를린 메인스타디움. 폐막을 앞두고 열린 마라톤대회 42.195km 장정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전 세계인의 열광 속에 경기장에 가장 먼저 돌아온 이는 작고 마른 체형의 동양인. 이를 악물고 전력을 다해 결승전을 막 통과한 금메달리스트는 그러나 이상하리만치 승리의 기쁨과는 거리가 먼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선수로서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지만 시상대에 선 그의 모습 또한 한없이 침울했다. 조국을 품고 끝까지 달린 청년이었지만 그의 귓가에는 일제의 기미가요가 울려 퍼지고 일장기가 올라가는 동안 그는 단지 '식민지 조선출신 일본 대표'일 뿐이었다. 사진=손기정기념재단 + [그때 그 순간] 1936 손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