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 '웜 바디스'
By 중독... | 2013년 8월 30일 |
예전에는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좀비물이 점차 대중적인 취향에 맞춰 다뤄지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충격(?)적인 소재가 아마 좀비와의 사랑을 그린 '웜 바디스'일 것입니다. 지난 3월 개봉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관객을 모았던 영화죠. 극장에서 보지는 못했지만 VOD로 나오면 꼭 봐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늦게 나왔네요. *** 스포일러 꽤 있습니다.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은 좀비의 시점에서 서술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일 겁니다. 늘 좀비는 사람을 공격하는 적으로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왔지요. 그동안 좀비란, 움직이는 시체 정도로 여겨져왔습니다. 죽은 시체가 생각이나 마음이 있을리가 없다, 그래서 좀비의 입장은 어떨까라는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죠. 그래서 영화의 시작부터 등장하는 주인공 좀비 R의 나레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 The Apartment (1960)
By 멧가비 | 2018년 11월 27일 |
주인공 버드의 최대 고민은 퇴근 후에도 집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단순한 차원의 것이 아니다. 퇴근 후의 아파트를 직장 상사들이 무슨 모텔 대실처럼 불륜의 현장으로 사유화 한다는 건, 결국 퇴근해도 직장생활의 연장이라는 뜻이다. 퇴근해도 퇴근하지 못하는 말단 회사원의 고충. 이 점만은 오히려 현대 동아시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그렇다고 영화가 미래지향적인 사회비판인가 하면 천만의 말씀. 영화의 플롯은 알고보면 너무나 야생과 닮아있다. 주인공은 상위 포식자들에게 영역을 빼앗기기만 하는 먹이피라미드 하층의 호구다. 인사고과 한 줄 받아보려던 아둔한 여우의 인생 헌납은 결국 사바나 통인 코끼리의 눈에 띄이기에 이르고, 결국 사자 표범한테 백날 갖다 바치는 것보다 코끼리 똥구멍 한 번 닦아주는 게 빠
어 크리스마스 호러 스토리 (A Christmas Horror Story.2015)
By 뿌리의 이글루스 | 2016년 12월 13일 |
2015년에 캐나다에서 그랜트 하비, 스티븐 호반, 브렛 셜리반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크리스마스 이브날 베일리 타운스에서 벌어지는 다섯 가지 기묘한 이야기다. 이 작품은 하나의 전체 스토리가 있는 게 아니라 4+1개의 스토리로 나뉘어져 있는 옴니버스 구성을 띄고 있는데, 한 번에 하나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꺼번에 하고 있어서 편집 방식이 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쉽게 말하자면 1번 이야기를 하다가, 2번 이야기를 하고, 다시 1번 이야기를 하다가, 3번 이야기를 하고. 이런 식이라 스토리의 맥이 뚝뚝 끊긴다. 하나의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해서 되게 산만하다. 감독은 셋이고 각본가는 다섯이나 되는 만큼 각자 따로 이야기를 만들었을 텐
어톤먼트 Atonement (2007)
By 멧가비 | 2017년 8월 16일 |
영화가 재미있는 건 그 전복적인 구조에 있다. 기본적으로 서사의 흐름을 따라가는 듯 보이지만 사실 액자 구조였음이 영화 말미에나 밝혀진다는 점에서 말이다. 브라이오니가 순간 거짓말을 만들어내고 세실리아와 로비의 삶을 뒤틀어 놓은 이유는, 기억의 혼란이라든가 로비에 대한 왜곡된 애정 등이라고 영화에서 상당히 직접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그 근본에는 과도한 자기중심적 사고가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브라이오니가 로비를 강간범으로 지목한 건 특유의 결벽증적인 성관념과 더불어, 가질 수 없는 것을 파괴하려는 유아기적 행동으로 보이기도 한다. 성년이 된 브라이오니가 과거를 참회하고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노력하는 대목이 되면 당황스럽다. 시간상으로 존재하는 5년의 공백을 두고 뒤늦게 참회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