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묵직한 연기자의 가벼운 가수 변신
By 한동윤의 소울라운지 | 2015년 5월 13일 |
두 번 보고 세 번 봐도 그가 맞다. 이름과 앨범 커버의 사진, 틀림없는 배우 마동석이다. SNS를 통해 연기와는 다른 푸근하고 귀여운 면모를 드러내 오곤 있다지만 가수 데뷔는 예상 밖이다. 그것도 래퍼. 놀라움과 의아함을 금할 수 없다. 그에게 가수 명함을 덧붙여 주는 데뷔 싱글 'B.D.T (Begin Delicious Time)'은 경악스러움을 연장한다. 목소리를 낮게 깐 도입부의 짤막한 내레이션("네 곁엔 내가 있어")부터 느끼함이 밀려온다. 뒤이어 내뱉는 대사("목소리 들려줘", "널 보고 싶었어")와 고풍스러운 스캣("예아")으로 또 한 번 느글거림을 증폭한다. 단 20초 만에 푹 익은 김치, 피클, 무절이를 애타게 찾게 만든다. 이어 마동석은 중간 템포의 나긋나긋한 비트에 래핑을
여성비하와 여성상품화의 이상한 병존
By 한동윤의 소울라운지 | 2015년 7월 23일 |
지난 7월 중순 아이돌 그룹 위너의 송민호가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 엠넷의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서 그가 펼친 랩 중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가 논란이 된 까닭이다. 문제가 된 부분은 자기 앞에 선 여자는 산부인과에서 진찰을 받거나 분만할 때처럼 다리를 벌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산부인과에서의 통상적인 행동에 비유했지만 결국 이 말은 많은 여성이 본인에게 스스럼없이 몸을 내준다는 의미를 지닌다. 모욕감을 느낄 랩 가사 때문에 많은 여성이 불쾌한 심정과 분노를 표했다. [쇼 미 더 머니] 송민호 공연 캡처이에 송민호는 위너의 공식 SNS를 통해 사과했지만 분개의 여론은 가시지 않고 있다.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부분을 면밀한 검열 없이 방송한 제작진에 대한
[아메리칸 셰프] 리듬 충만한 즐거운 일미
By 한동윤의 소울라운지 | 2015년 3월 9일 |
요리는 리듬의 산물이다. 여러 재료를 손질하고 준비된 식자재들을 조리하는 작업은 계획된 규칙을 따른다. 이 과정은 항상 정량 내지는 적당량을 요구하며 굽기, 끓이기, 졸이기 등에서 시간 엄수를 중요시한다. 어느 부분 하나라도 틀어진다면 제대로 된 맛을 내기가 어렵다. 사용되는 제재들이 모두 잘 어우러져야 하며 속도, 세기 같은 가공의 단계가 딱딱 맞아떨어져야 한다. 맛있는 음식은 요리가 안정적이고 통일된 율동을 수반했을 때 탄생한다. 대중에게 [아이언맨] 시리즈의 해피 역으로 익숙한 존 파브로가 주방장 칼 캐스퍼를 연기한 [아메리칸 셰프]도 요리와 리듬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한다. 칼이 음식을 만드는 장면마다 카메라 앵글은 그의 손을 따라다니면서 섬세한 공정과 알맞은 순서, 타이밍을 부각한다. 여기에 칼
마동석이 살렸다. (이웃 사람)
By ♠또깡이 窮狀 茶飯事♠ | 2012년 8월 26일 |
강풀 원작의 이웃 사람을 보고 왔습니다. 강풀의 만화가 영화로 만들어진 것도 벌써 몇 번째인지. 최초의 아파트에서부터 바보,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거쳐오면서 더욱 더 강풀의 원작을 점점 잘 살려내고 있군요.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면서도 꽤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정말 원작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낸 듯한 충실한 재현이라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프롤로그에서부터 시나브로 전개되는 사건의 흐름과 연출방식까지 강풀이 그려낸 그림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본지 오래 되어 가물거린다고 생각했던 원작이 자연스레 겹쳐 보일 정도로 매끄러운 재현이었습니다.장르적 특성상 초반엔 긴장감을 주기 위해 다소 불필요할 정도로 놀래키는 효과음을 사용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정말 잘 만들어진 듯.강풀 원작의 영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