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문앞에서
By Sensibility | 2012년 11월 9일 |
아침 출근 지하철서 중학생 소년 둘을 보았다. 아직도 졸음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눈꺼풀 머리는 살짝 까치집 추웠는지 빨개진 볼 녹색 교복 자켓을 입고 곱게 앉아 있는 소년은 참 예뻤다.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리면 마치 어제 일처럼 기억나는 순간들이 있다. 학교 가는 길의 버스정류장에서 뭉게구름처럼 피어나던 사람들의 입김. 아이들의 기다란 속눈썹에 켜켜이 쌓이던 눈송이. 친구들과 함께 나눠 마셨던 따뜻한 율무차. 특유의 화장실 락스 냄새, 오후 수업 시간 창문 너머 들려오는 운동장의 시끌벅적한 소리. 야자시간의 조용한 복도. 친구와 이어폰을 나눠끼고 들었던 노래 Glory days. 수능치기 전 날 독서실에서 짐을 정리하고 돌아오던 길. 주먹 쥔 손을 펼쳐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