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인줄 알았다. 코믹인줄 알았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렇게 치매를 앓다가 떠났다. 예상보다 일찍... 건강하다고 생각되었지만 역시 어느 한 순간, 그렇게 세상을 등졌다. 치매임을 확인하고 약을 먹기 시작한 거는 불과 2년여의 세월이었다. 짧다면 짤은 시간이지만 급속도로 악화되는 치매 증상에 온 가족은 미치고 환장할만한 일들을 많이 경험하며 마음 고생을 해야만 했다. 그러기에 아버지의 죽음은 그렇게 슬프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안타깝고 아쉽고 죄송한 마음은 있었지만 그냥 그렇게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는 내 앞에 쌓인 눈을 종종 쓸어내주기도 했지만, 적지 않은 시간동안 원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정 떨어지는 대상이 되었고, 치매 후에는 더 했다. 현관 도어락의 비번을 기억할 수가 없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