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젝키의 3집을 들으며 출근했다. 당시 워크맨이 골골대고 테이프가 엿가락처럼 늘어날 때까지 들었던 앨범이었다. 김대중이 1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사이버 가수 류시아가 탄생한 98년에 불린 열아홉 스무 살 청년들의 노랫가랏을 따라 내 마음이 울렁이는데, 문득 이들은 내게 무엇이었나 하는 의문에 이르렀다. 그들은 명실공히 나의 '첫 남자' 였고, 난생처음으로 애정을 쏟아본 '첫 사람' 이였다. 그 이전의 나는 그저 응애하고 눈을 뜬 순간부터 난데없이 쏟아지는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기고 코나 먹던, 인간이라 부르기엔 좀 미흡한 동물 같은 존재에 불과했다. 말하자면, 이 남자들은 곰을 웅녀로 만든 단군과 같이 한 존재를 비로소 사람 구실을 하게 만든 것이다! 이러니 그들 없이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