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 29분에 교토역에 도착. '교토'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고요함과는 전혀 딴판으로 교토역은 유리와 철골로 건축된 초현대식 건축물이었으며, 여느 일본의 주요역들과 마찬가지로, 층층이 철로가 교차하며, 전체적인 흐름을 가늠할 수 없이 꼬이고 꼬인 통로들은 대합실로, 식당가로, 상점가로, 백화점으로, 환승 터미널로 가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일단 역의 남쪽 출구로 빠져 나오니 우리가 묵기로 한 신미야코 호텔(新都ホテル)가 바로 오른쪽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일단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방에서 휴식을 취한 후 저녁을 먹으러 나오기로 했다. 로비에 들어가 부모님은 프런트 뒷편의 의자에 앉아 있고, 내가 체크인을 했다. 열쇠를 받고 뒤를 보니 부모님이 앉아 계시는데 우리가 끌고 다니던 트렁크 두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