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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 2019년 8월 28일 |
유성온천의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오늘날과 같은 명성의 토대는 20세기 일제 강점기부터다. 불행했던 이 시기, 대전은 일제가 식민도시로 건설한 도시 중에 하나로 탄생된다. 이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곳이 바로, 유성온천이다. 근대 유성온천을 보여주는 6개의 장면 속에는, 일제 강점기와 해방 이후 역사의 단면이 날 것 그대로 담겨 있다.
장면 1. 공주갑부 김갑순
유성온천의 개발에는 친일파 ‘공주갑부 김갑순’을 빼놓을 수가 없다. 대전에서 유성온천까지 운행하는 차량 노선이 있었는데 그가 소유한 김갑순 자동차부(金甲淳 自動車部)소속이었다. 1922년 무렵이 되면 유성온천을 대대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한다. 이때 김갑순은 “유성온천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대주주”(동아일보 1922년 7월 9일자)가 된다. 그 뒤에 전신전화소가 들어서고, 1928년에는 “유성온천도로가 개통”을 했다. 조선시대 왕들이 찾아오던 지방의 한적한 온천에서 식민지 근대 도시의 세례를 받은 휴양지로 변모한 것이다.
장면 2. 일본 군인들의 고급휴양소, 여관 봉명관
여관 봉명관은 현재 계룡스파텔의 전신으로 알려져 있다. 그 봉명관이 조선신문 1928년 1월 3일에 신년맞이 광고를 냈다.
<유성신온천 여관 봉명관> 1928년 1월 3일, 조선신문에 실린 신년맞이 광고
이날 신문을 보면, ‘유성신온천 여관 봉명관’이라는 이름이 선명하다. 봉명관은 1925년 문을 열었는데 주로 일본 고위 군인이 애용하는 고급휴양소로 사용되었다. 실제로 1936년 3월 17일 조선총독부의 이마이다 기요노리(今井田清徳) 정무총감이 대전역에서 유성온천으로 이동하는 사진이 찍혀, 그때를 증언한다.
장면 3. 겨울의 낙원이라는 유성온천
1928년 11월 15일자 매일신보에는 “겨울의 낙원 온천의 자미(자양분이 많고 좋은 음식-필자)”라는 글이 실린다.
1928년 11월 15일, 매일신보. 기사 하단 중앙에 <유성온천 소개>가 실려 있다.
“유성온천은…위아치가 풍부하고 조용한 보양지로 가족을 동반함에 조코…공동욕장이 설비되여잇서 부근 이삼의 온천숙에서 욕객들이 단이며…신온천의 봉황장은 만철시대에 자금을 투하야 훌륭히 건축한 것으로 내탕도 잇서 항상번창하고 대전으로부터 하차한 여객은 갓흔갑이면 온천이 좃타고…”
당시 신문에서는 조선의 대표적인 온천을 겨울의 낙원으로 소개했는데, 그중 하나가 유성온천이었다. 일본인들에게 각광 받는 곳이었으나 겨울의 낙원을 즐길 수 있는 조선인이 몇이나 되었으랴.
장면 4. 신흥대전의 오아시스 유성온천
1936년 8월 9일자 조선중앙일보는 유성온천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기사의 제목은“신흥대전의 오아시스 유성온천을 찾어”이다.
<신흥대전의 오아시스 유성온천을 찾어> 1936년 8월 9일, 조선중앙일보. 유성온천호텔 모습이 생생하다.
해당 기사는“대중적이면서도 좀더 근대적인 유성온천호텔이 20여만원의 거액을 투자하여 지난 4월부터 개업하야 신흥도시대전부민의 유일한 유원지 유성온천은 겨우 그 체면을 유지하게”되었다는 내용으로 마무리한다.
장면 5. 이박사와 굿펠러의 만남
해방 이듬해인 1946년 4월 23일, 유성온천호텔에 이승만 박사가 한 미국인을 만나 회담을 나눈다.
<이박사와 굿펠러씨 회담 충남유성> 1946년 4월 23일, 현대일보
그는 누구일까? 그의 이름은 프레스턴 굿펠러(Preston M. Goodfellow), 그의 직함은 미군사령관의 정치고문. 이때가 미군정시기인 것을 감안하면 두 인물은 밀담을 나누었을 테지만, 그들이 주고받은 대화내용은 영원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장면 6. 자가용, 식당완비, 천하의 영험한 물
1948년 가을 유성호텔에서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광고를 냈다. ‘자가용자동차완비’ ‘각종침실’‘식당완 비’ 그런데 이것만으로도 부족했는지 ‘천하의 영험한 물과 한가하고 고요한 곳’이라는 광고카피를 쓴다. 유성온천은 선망의 대상이 되는 고급휴양지였을 것이다.
1948년 9월 8일, 평화일보에 실린 <유성호텔안내> 광고
낙원, 신흥대전의 상징, 천하의 영험한 온천…. 6개의 장면에 등장하는 일제강점기 근대 유성온천은 현재보다 더 화려하고 멋지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 이면에는 식민지 지배의 그림자와 친일파의 흔적이 그늘져 있기도 하다. 6개의 기록은 유성온천의 빛과 그림자를 말해주고 있다. 이 또한 대전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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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광역시 공식블로그 | 2019년 5월 16일 |
"자, 장전하고 쏘세요! 하늘에서 온천수가 내려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금토일, 유성온천공원의 하얀 이팝꽃 그늘 아래에서는 2019 유성온천문화축제가 열렸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다녀오셨나요?
아쉽게도 저는, 케이윌과 노브레인의 화려한 축하공연과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는 놓쳤습니다. 대신에 주말 이틀 동안 열심히 출석도장을 찍었습니다. 유성온천사거리에서 갑천변까지, 갖가지 체험과 먹거리 부스가 쭈~욱 이어져있어 하나하나 들러보는 재미에 하루가 금새 가더군요.
2019 유성온천문화축제, 꼬박 1년을 기다렸는데 멋진 공연이 빠질 수 없겠지요? 계룡스파텔의 메인무대 뿐만 아니라 두드림공연장과 온천로 곳곳에서도 크고 작은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특히 유성온천에 빠진 인어공주 퍼포먼스는 얼마나 환상적이고 아름다운지, 뜨거운 햇볕에도 관객들은 떠날 줄 몰랐습니다.
2019 유성온천문화축제가 아니어도 유성온천공원의 족욕체험장은 1년 365일 내내 활짝 열려있습니다. 게다가 무료~! 하지만 축제기간인 만큼, 매일매일 예쁜 색깔로 온천수가 물들여져 마음까지 예뻐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뿐이게요? 족욕체험장 옆 작은 무대에서는 시시때때로 공연이 펼쳐져서 그야말로 힐링체험장이 되었답니다. 여기에 골라갈 수 있는 2천원 할인쿠폰까지! 족욕만으로는 아쉬웠는데 쿠폰 덕분에 온가족이 유성온천을 제대로 즐기고 왔습니다.
하지만 3일 동안 펼쳐진 여러 공연과 체험과 이벤트 중에서도 가장 핫했던 건, 익사이팅! 온천수 건강물총대첩입니다. 11일과 12일 오후 2시마다 딱 1시간씩만 열렸는데요, 아주 짧게 보여드릴게요. 와~~ 이렇게 신나고 짜릿해도 되나요?
익사이팅! 온천수 건강물총대첩은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온천수 물총싸움이었습니다. 오후 2시를 앞두고 온천로 4차선 도로에는 우비를 입고 크고 작은 물총으로 무장한 분들로 가득했습니다. "자, 이제 쏘세요!" 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곳곳에서는 온천수가 발사됐지요.
익사이팅! 온천수 건강물총대첩은 적군도 아군도 없는 한바탕 물총놀이터였지만, 가족도 친구도 없는 살벌한 접전지이기도 했습니다. 아빠와 딸도, 사랑하는 연인과 친구도 이 순간만큼은 만만한 목표물이었답니다.
42도의 따뜻한 온천수로 시작한 익사이팅! 온천수 건강물총대첩에는 세 대의 거품대포가 등장했습니다. 무대 양쪽과 뒤편에서 쏘아대는 거품 덕분에,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왕국이 되기도 했지요. 어린이들은 물총을 내려놓고 거품놀이에 빠지기도 하고, 어른들은 눈사람처럼 하얀 거품으로 뒤덮힌 서로를 바라보며 환희 웃기도 했습니다.
"영원한 건 절대 없어~ 오늘밤은 삐딱하게!"
절로 리듬을 타게 되는 익숙한 K-POP(케이팝)에 맞춰, 네 명의 댄서들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2019 유성온천문화축제에 들렀다가 익사이팅! 온천수 건강물총대첩을 우연히 발견한 관람객들은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지켜봐야 했습니다.
물론 우비가 없어도 물총이 없어도 신나게 즐길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답니다. 저희 가족 역시 맛있게 군것질하고 온천욕할 생각에 목욕용품만 챙겨왔던 터라 잠시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이 순간을 놓치면 또다시 1년을 기다려야 했기에, 옷 버릴 걱정은 저만치 날려버렸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이번에는 노랑, 파랑, 빨강 색깔가루 폭탄이 날렸습니다. 와우!
2019 유성온천문화축제가 아니었다면 온천수에 거품, 색깔가루까지 이어지는 3단 콤보 물총싸움을 어디서 할 수 있었을까요? 익사이팅! 온천수 건강물총대첩은 온 몸을 뒤덮은 거품과 색깔가루를 깨끗이 씻어내는 온천수 세례로 막을 내렸습니다. 내년에는 여러분도 함께 하세요! 준비물은 물총, 수건, 갈아입을 옷과 슬리퍼. 이 네 가지가 없어도 신나게 즐길 마음만 있다면 진짜 준비 끝!
2019 유성온천문화축제, 놓쳐서 아쉽다고요? 대전의 축제는 이제 시작입니다. 17일(금)과 18일(토)에는 대전시민천문대에서 별★축제가, 24일(금)부터 26일(일)까지 보라매공원에서 2019 서구힐링아트페스티벌이 열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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