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근한 사색

4) 북한산 백운대

By  | 2021년 6월 6일 | 
첫 번째로 백운대에 올랐을 때가 생각난다. 지금 회사로의 취업이 결정된지 얼마 안되어서였다. 너무 오랫동안 간절히 바랬던 취업이었는데도 생각보다 기쁘지 않아서 얼떨떨 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점점 퍼져가고 있을 때여서 한라산과 바다가 보이는 목욕을 포기하고 대신 백운대에 올랐었다. 가파른 계단과 밧줄을 타고 올라가야하는 험한 구간에 놀랐었고, 정상 바로 밑 너른 바위에서 끓여먹었던 컵라면은 정말 맛있었지. 그 이후 여름에 한번 가서 사진 삼백장 찍고 온 뒤로, 벼르고 벼르던 아빠와의 등산을 백운대로 가게 됐다. 산에서의 기억은 언제나 풍경보다는 사람과 이야기로 남는다. 세 번째 백운대는 아빠와의 추억으로 남게 됐다. 언제부터 내가 절대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아빠의 건강과 체력이 신경쓰이기 시작했을까?

7) 청계산 (쓰는 중)

By  | 2021년 10월 31일 | 
옥녀봉 쓰는 중

6) 연인산 (+북한산 영봉)

By  | 2021년 7월 25일 | 
# 산을 오르는 것에도 배움이 필요할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어떻게든 산은 올라지니까. 나처럼 몸의 한계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은 함정에 빠지기 쉽다. 어떻든 올라지는 것을,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함정. 내가 오르고 싶은 산을 오를 수 있는 산이라고 오해하는 함정. # 등산을 하면서 무릎에 통증이 심상치 않다고 느끼기 시작한 게 아마 용문산 부터였던 것 같다. 그 날은 유독 비가 많이 왔는데, 바위길이 워낙 험해서 내려올 때 어쩔 줄을 모르고 발을 여기저기 턱턱 내딛었더니 무릎에 무리가 왔던 것 같다. 그 몸을 이끌고 약 일주일 뒤에 춘천으로 향했고, 하루에 8시간을 걷는 강행군을 펼치며 2박 3일 4산 인증의 쾌거를 이루어낸 결과!! 무릎 통증이 점점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

21.05.15~16 영화 플립(flipped)

By  | 2021년 5월 16일 | 
Finally found you, I found youFinally found you, I found youOne in the million, you be the chosen one 한 인생이 평생 원하는 것은,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영화 플립은 서로를 알아본 13살 소년 소녀의 사랑 이야기다. 서로를 알아본 타이밍이 조금 어긋나서 살짝 방황하고 실수하는 이야기. “Some of us get dipped in flat, some in satin, some in gloss... but every once in a while, you find someone who’s iridescent. And when you do... nothing will ever compare.”

5) 천마산

By  | 2021년 7월 4일 | 
산의 매력이 뭘까? 정복감, 아름다운 자연풍경, 엄청난 운동량도 매력적이지만, 내가 그 중 제일 꼽고 싶은 것은 “정직함”이다. 한 발자국, 한 계단 오르면 딱 그만큼만 높아져 있는 해발고도. 오른만큼 곤해지는 몸. 산은 언제나 온몸으로 정직하게 나를 맞아준다. 천마산은 남양주시 화도읍에 위치해 있는 산이다. 천은 하늘이 맞지만, 마는 아쉽게도 말이 아니고 문지른다는 뜻이다. 하늘을 만질수도 있을 것 같은 산, 이성계가 그리 불렀다 해서 천마산이라고 한다. 능선을 따라 북쪽의 철마산까지 이어져 있고, 오를 수 있는 길이 많아 코스가 다양하다. 나는 수진사에서 올라서 관리소 코스로 내려왔는데, 관리소 코스 (혹은 천마산역 코스)가 오르기는 더 좋을 만한 코스였다. 수진사 코스는 들머리에서 중반부까지는 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