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는 유난히 우여곡절이 많았다. 팔자에도 없는 것이라고 단언하던 것들이 몇 번이나 깨졌는지 모른다. 그 중에서도 가장 손에 꼽을 만한 것은 나와의 공통분모가 전혀 없어 보였던 일본과의 인연이 시작된 점이다. 제 1의 전공은 경영학이지만 국제학 또한 복수 전공하는 나는, 어떤 과목이 평소 공부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 일어일문학과 1학년 전공 필수인 "전공 기초 일본어 1"을 수강하게 된다. 중고등학교를 같이 다닐 일이 없었던 어린 후배들이 경쟁 상대라고 생각한 때문인지, 어렵지 않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겠단 오만함도 결정에 한 몫 한 듯하다. 하지만 갈수록 일본어의 기본이 돼 있는 그들과 나의 격차는 급속도로 벌어지기 시작했고, 호기심에 시작한 학교 고유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