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들은 보기 전에 잠깐의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프랜차이즈 시리즈의 속편을 볼 때는 이전 영화들의 내용이 어땠는지를 마음 속으로 복기 해보아야 하고, 코미디 영화를 볼 때는 몸 전체를 이완시켜두는 게 좋으며, 반대로 공포 영화를 볼 때는 몸 전체에 살짝의 긴장을 불어넣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곳> 같은 영화들을 보기 전에는, 일종의 감수성 동기화가 필요하다. 아름다운 동시에 서글퍼서 서정적으로 느껴지는 화면과 음악, 다소 뜬구름 잡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야기와 분위기, 지루하되 감미로운 특유의 리듬과 편집 등. 이런 종류의 독립 영화들을 볼 때 그 정도의 준비 과정은 참으로 이로울 것이다. 근데 반전은, 내 딴엔 그런 준비 과정들을 충분히 거쳤음에도 영화가 그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