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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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라 랜드 La La Land (2016)

라 라 랜드 La La Land (2016)

멧가비|2017년 1월 2일

순수한 예술에의 열정이건 셀러브리티를 향한 욕망이건, 각자의 필요들에 의해 혹은 무언가에 사로잡혀 헐리웃을 떠나지 못하는 살아있는 망령들은 LA를 상징하는 특징 중 하나다. 영화는 그 중 각각 음악과 연기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다. 둘이 만나 서로의 결함을 채우는, 쿨하게 아름다운 이야기. 세바스찬과 미아는 어쩌면 그 시작부터 끝이 정해진 관계로 시작했는지 모른다. 애초에 둘이 서로에게 끌린 것 부터가, 꿈이 좌절되던 어느 시점에 그 빈자리를 채우는 무언가를 발견하면서였기 때문이다. 세바스찬에게는 자존심과 아집을 꺾고 현실을 바라 볼 명분이 필요했는데 그게 미아와의 결혼이었고, 미아에게는 진짜 재능을 발견하고 길을 수정해 줄 조언자가 필요했는데 그게 세바스찬이었던 것.

내추럴 시티 (2003)

내추럴 시티 (2003)

멧가비|2016년 12월 30일

SF 사이버펑크 장르에 한국식 멜로를 도입한 자체는 흥미롭다. 흔히 한국식 장르를 두고, 메디컬물은 의사가 연애하고 수사물은 경찰이 연애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는데, 한국식 SF라면 안드로이드와 연애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문제는 그걸 다루는 방식이지. 기본적인 플롯은 [블레이드 러너]를 뒤집으며 시작하지만 '심심이' 수준의 인공지능 뿐인 로봇을 인간이 사랑한다는 것부터가 껍데기만 있지 내실이 없는 공허한 로맨스이며, 로맨스의 중심인 R과 리아의 캐릭터부터가 불분명하다. 시놉시스가 무색하게 그 사이에 낀 시온은 삼각관계의 희생양인 건지 아니면 그냥 깃발 뺏기의 깃발 역할일 뿐인지도 모호하다. 캐릭터들이 존재는 하지만 기능하지 않는다. [공각기동대]의 '고스트'와 '의체'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

컨트롤러 The Adjustment Bureau (2011)

컨트롤러 The Adjustment Bureau (2011)

멧가비|2016년 12월 30일

젊은 정치가 데이빗과 현대 무용수 앨리스는 첫 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지만 거대한 계획의 방해를 받아 자꾸만 헤어지게 된다. 그 거대한 계획이란, 말 그대로 거대한 존재의 계획. 데이빗을 따라다니며 운명을 통제하려고 드는 존재들은 크리스트교의 천사에 준하는 존재들이며 그들이 받드는 계획의 주체는 아마도 야훼. 신이 정한 운명을 거역하면서 까지 사랑을 지키려는 데이빗의 행보는 전형적인 판타지 로맨스지만 그 이면엔 종교에 대한 비판 의식이 감춰져 있다. 그 계획이라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데이빗은 한낱 인간일 뿐인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해지는 일이 어째서 신의 계획에 방해가 되는지를 묻는다. 그러나 신의 사도들은 대답하지 않는다. 아니, 대답하지 못한다. 그들도 결국 현실 관료제와 닮아있는 천국 비

넥스트 Next (2007)

넥스트 Next (2007)

멧가비|2016년 12월 28일

소재는 너무나 필립딕!스럽게도 미래를 보는 남자의 이야기. 물론 [페이첵]처럼 시원하게 미래를 꿰뚫어 본 것도 아니고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미래 예지가 시스템화 되어있는 것도 아닌, 고작 2분 후의 일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 설정에 맞게 주인공 크리스 존슨은 큰 야망은 커녕, 오히려 철저한 보신주의에 입각한 바, 자신의 능력을 소소한 돈벌이 꼼수로 이용하는 지극히 소시민적 초능력자로 설정되어 있다. 길든 짧든 언젠가 꼬리는 밟히기 마련이고, 존슨의 능력을 탐한 더러운 정부 요원들의 추적을 받는다. 영화에서(그리고 필립 K.딕의 이야기에서) 묘사되는 정부 요원들이 대개 그러하듯, 줄리언 무어가 연기한 캘리 패리스 요원 역시 정부의 대의를 위해서라면 개인 한 명의 인권 쯤 눈 하나 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