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액션

포스트: 12
Tags

Posts

12 posts
존 윅 3 파라벨룸 John Wick: Chapter 3 - Parabellum (2019)

존 윅 3 파라벨룸 John Wick: Chapter 3 - Parabellum (2019)

멧가비|2019년 10월 12일

가을 은행 털듯이 적들 목숨 털면서 피의 아수라장을 헤쳐나가는 게 존이었는데, 이번 영화는 그냥 존 윅 몰카다. 되게 둔해 빠진 중년 아저씨를 대상으로 "나 사실은 존나 강한가?" 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몰카처럼, 붕붕 날으는 슈퍼 암살자들이 맥락없이 뒈져 나가기만 하잖아. 전작들에선 뒤뚱대는 키애누 리브스의 액션에 조연들이 톤과 리듬을 맞춰 움직여 줬다. "존 윅 리얼리즘"이라는 게 거기 있는 거였다. 근데 이번작에서는 적들은 자기들이 펼칠 수 있는 최대한의 기량을 펼쳐가며 움직이다가도 존나 마법처럼 존한테는 털린다. 구라를 치려면 잘 쳐야 되는데 밑장 빼는 소리 다 들리고 있는 꼴이다. 일곱 살 조카들도 삼춘이 봐 줘 가면서 놀아주는 거 다 안다. 근데 존만 모른다. 존도 웃긴 게, 총칼은

셰인 Shane (1953)

멧가비|2019년 3월 16일

시대는 남북전쟁의 종전 후, 배경은 토지법을 둘러싼 지주와 이주민들 간의 알력 다툼으로 첨예한 드넓은 평야. 여기에 불현듯 떠돌이 건맨 셰인이 나타난다. 선량한 로컬들이 안고 있는 삶의 고달픈 문제를, 정의라는 이름의 무력으로 해결해주고 깨끗이 떠나는 석양의 해결사. "지나가던 해결사 플롯"을 누가 발명했다고는 말하기 어려우나, 현대에 까지도 수 없이 반복 재생산되는 "약자를 돕는 떠돌이" 캐릭터의 스테레오 타입이 어디서 정립됐냐고 묻는다면 이 영화로 대답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서부극 중에서도 가장 말초적인 서브 장르 '스파게티 웨스턴'이 구로사와 아키라의 [요짐보]에서 영감을 받았다면, 그 요짐보는 따지고 보면 셰인의 후예다. 정중하지만 과묵한, 그러나 어린 아이에게 특히 친절한 수 많은 마초 캐

옛날 옛적 서부에서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968)

옛날 옛적 서부에서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968)

멧가비|2019년 1월 5일

창졸간에 남편을 잃고 상속받은 집에 홀로 남겨진 '질'. 그 집 가까이로 철로 공사가 한창이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마을과 상권이 들어차게 될 것이며, 고독한 협객과 악랄한 무법자들이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말 달리 땅이, 총잡이들이 발 붙일 자리가 점차 줄어들 것이다. 이것은 이른바 서부시대의 황혼이다. 주인공 '하모니카'와 질에게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복수의 시간이 무한정 남아있지 않고, 로컬 깡패 샤이엔 역시 언젠가는 이름도 없이 사라질 이미 구시대의 불한당이다. 이렇듯 "의미적으로 시한부"인 이들의 시간은 어째서인지 천천히 흐르고 있다. 특히 가장 절박한 복수자인 하모니카는 마치 생사여탈의 찰나 앞에서 구도자가 되듯이 긴 텀을 즐기는 듯 보이기까지 한다. 관객이 눈치 볼 정도로 긴 침묵,

석양의 무법자 Il buono, il brutto, il cattivo (1966)

석양의 무법자 Il buono, il brutto, il cattivo (1966)

멧가비|2019년 1월 5일

'남북 전쟁'의 한복판에서 국가적 의식 같은 것에는 관심조차 없는 선수(The good), 악당(The bad), 괴인(The ugly) 세 총잡이의 물고 물리는 보물찾기 협잡 웨스턴 로망스 어드벤처, 라고 일단은 거창하게 운을 띄우고. 권총 한 두 자로 차고 다니는 건맨들에게 소총 굉음이 마른 공기를 가르고 포탄이 낙뢰처럼 쏟아지는 전쟁통이란 그들 개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세계관이다. 포연이 만든 자욱한 안개가 시야를 가리면 총납이들은 돈이라는 한 줄기 빛만을 등대삼아 이리저리 발길을 갈지자로 저어야만 한다. 국가 하나를 만들기 위해 너무나 큰 비용을 치러야만 했다는 남북 전쟁. 다리 하나 사이에 두고 의미 없는 소모전만을 지리하게 이어가는 영화 속 그 전투. 석양을 등진 채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