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성탄절 연휴에 미국에서는 기록적인 강추위와 눈폭풍으로 6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고, 그 와중에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을 가려다 눈속에 고립된 한국인 여행객 10명을 자신들의 집에서 2박3일 동안 지내게 해준 뉴욕주 버펄로(Buffalo)에 사는 미국인 부부의 훈훈한 이야기도 있었다. (해당 JTBC 뉴스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다행히 위기주부가 사는 곳은 눈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성탄전야 밤기온이 몇십년만에 최저라는 화씨 7도(-14 ℃)까지 내려갔었다. 그렇다고 크리스마스 당일에 집에서 히터만 계속 틀며 틀어박혀 있기는 싫었기 때문에, 실내에 구경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는 곳에 들렀다가, 따님이 몇일전부터 먹고 싶다고 했던 메뉴로 크리스마스 디너 외식을 하기로 했다.
워싱턴DC의 남쪽, 메릴랜드 주에 2016년말에 문을 연 MGM내셔널하버(MGM National Harbor)는 308개의 객실이 있는 23층의 호텔과 3,000석의 극장, 그리고 사진의 넓은 지붕 아래에 위치한 도박장이 함께 만들어져 있는 라스베가스 스타일의 카지노호텔(Casino Hotel)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오면 바로 이렇게 카지노의 입구가 나오는데, 공사중에 여기서 발견된 농기계와 다른 금속 부품들을 용접해서 만든 아치는 밥 딜런(Bob Dylan)의 작품이라고 한다.
일단 우리는 카지노를 통하지 않고, 나란하게 만들어진 푸드코트를 따라 걸어갔는데, 식당들이 모여있는 이 곳의 이름도 무려 '국립시장'이라 번역할 수 있는 내셔널마켓(National Market)이었다.
중간에 이렇게 화려한 벽장식과 조형물 등이 만들어져 있어서, 가족단위로 놀러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집 모녀도 복도에 많이 세워놓은 크리스마스 연말장식 앞에서 얌전하게 사진 한 장 찍었다.
내부의 벽 두 면을 가득 채운 대형화면에 눈 내리는 마을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던 여기는 보바 음료수를 파는 곳이었다.
첫번째 사진에서 호텔과 극장 및 카지노가 만나는 곳에 만들어진 타원형의 유리 천장 아래에 도착했다. 이 중앙 로비라 할 수 있는 곳에 계절따라 장식을 해놓는 것이 '구경거리'라고 해서 먼저 찾아온 것이다.
이런 커다랗고 화려한 장식들을 보니, 연말마다 한 번씩은 꼭 가줬던 라스베가스가 떠올랐다. "라스베가스는 잘 있나?"
크게 3개로 구분된 화단에 눈 덮힌 나무와 함께 장식이 만들어져 있는데, 먼저 여기는 커다란 스노우글로브가 보인다.
그 스노우글로브(snow globe) 앞에서 오래간만에 가족셀카도 한 장 찍었다. "이걸 프린트해서 액자에 넣어둘까?"
옆으로는 금색, 은색, 빨간색, 녹색의 커다란 오너먼트(ornament)와 선물상자가 보였고,
하이라이트는 커다란 3단 눈사람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당근으로 코를 만들어주려 하는 흑인 아이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괜히 보면서 뒤쪽으로 사다리가 넘어질까봐 걱정이 되었다는...^^
이것으로 구경거리는 다 봤으니, 이제 즐길거리를 찾아서 카지노로 입장~ 그 전에 오른편에 보이는 과자점도 이름이 벨라지오(Bellagio)라서 라스베가스의 추억을 떠오르게 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카지노를 즐기는 타입은 아니라서, 그냥 잠깐 커다란 화면 앞에서 버튼 몇 번 눌러 메릴랜드 주의 재정에 약간의 도움을 주고는 반대편 입구를 향해 걸어나가고 있다.
사자가 그려진 커다란 MGM 광고판이 세워져 있는 시원한 야외로 잠깐 나와서 사방을 둘러본다.
남쪽으로는 정확히 1년전 크리스마스에 방문했었던 강가의 대형 회전관람차로 유명한 내셔널하버(National Harbor) 시내가 보인다. (여행기를 보시려면 클릭) 왼편에 보이는 큰 건물은 메리어트(Marriott)에서 운영하는 게이로드 내셔널리조트 컨벤션센터(Gaylord National Resort & Convention Center)로 저기도 실내장식이 유명하다지만 무료주차가 아니라서 다음에 가보기로 했다.
서쪽은 포토맥 강을 건너는 우드로윌슨 기념다리가 내려다 보이는데, 강건너 오른편에 뾰족하게 높이 솟은 기념탑과 그 아래 알렉산드리아(Alexandria) 마을의 모습은 여기를 클릭해서 지난 달에 방문했던 여행기를 보시면 된다.
북쪽에 나무들 너머로 워싱턴DC에서 가장 높은 워싱턴 기념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너머에 올해도 백악관을 배경으로 만들어졌을 '국립트리' 내셔널 크리스마스트리의 작년도 모습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시면 된다. 참고로 사진 제일 왼쪽에 멀리 보이는 큰 건물은 '국립성당'인 내셔널캐서드럴(National Cathedral)인데, 아직 못 가봤다.
이상으로 2022년 크리스마스의 볼거리와 할거리 나들이는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여기 DMV(DC-Maryland-Virginia) 지역의 원조 한인타운이라 할 수 있는 애난데일(Annandale)의 맛집에 크리스마스 디너를 먹으러 갔다.
그 곳은 바로 '보쌈'으로 유명한 여기 토속집... 지혜가 몇 일 전부터 먹고싶다고 한 메뉴가 바로 보쌈이었는데, 아쉽게도 음식이 나왔을 때 찍은 사진은 없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이렇게 크리스마스 나들이를 마치고, 다음날에는 타이슨스 코너(Tysons Corner)로 또 쇼핑을 가는 것으로 연휴를 마감했다.
P.S. 이 글이 2022년 마지막 포스팅이네요~ 위기주부는 목감기에 걸려서 고생중인데, 블로그 방문해주신 분들 모두 건강한 연말연시 보내시고, 다가오는 2023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미국에서 10년이 훨씬 넘게 블로그를 써왔지만, 장보기와 저녁밥상 같은 평범한 일상의 사진이나 이야기는 LA 생활의 초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올리지 않았다. 여행지들만 블로그에 올리는 것도 바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디서 장을 보고 어떤 가게를 다녀갔는지 하는 것은 사적인 영역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사는 곳이 완전히 바뀌었다 보니까... 한 번 쯤은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서, 여기 북부 버지니아의 한인타운을 소개한다는 핑계로 12월 어느날의 모습을 짧게 보여 드린다.
일을 보러 한인타운으로 내려가기 전에, 집 근처에 있는 은행에 먼저 잠깐 들렀다. LA에서는 체이스(CHASE) 은행이 거의 동네마다 가장 좋은 터에 커다랗게 있었는데, 여기서는 상대적으로 지점이 많은 편이 아니지만 우리집 근처에 하나 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버지니아 28번 도로인 Sully Rd를 타고 남쪽으로 20분 정도, 덜레스 공항을 옆으로 지나서 내려가면 커다란 한인타운이 나온다.
센터빌 한인타운의 가장 큰 쇼핑몰인 센터빌스퀘어(Centreville Square)의 간판 모습을 구글 스트리트뷰에서 가져왔다. (지도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북부 버지니아에서 원래 한인타운은 애난데일(Annandale)에 있지만, 1990년대부터 여기가 신도시로 개발되면서 많은 한국분들이 이주해서 새로 한인타운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참고로 센터빌의 스펠링은 Centerville이 아니라 영국식으로 Centreville(센트레빌?)로 쓰는데, 이런 사소한 차이가 동부로 이사온 것을 팍팍 느끼게 해준다~
첫번째로 스모그 검사(smog inspection)를 위해서 카센터로 왔다. 이사와서 버지니아 주에 자동차 두 대를 등록했는데, 연식이 아주 오래되신 이 차는 2개월만 유효한 스티커를 주면서, 그 안에 스모그 검사를 해야만 새로 1년 등록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 때 주차를 왜 저렇게 했을까? ㅎㅎ
그런데 사장님께서 버지니아 주는 안전검사(safety inspection) 스티커도 반드시 붙여야 한다고 하셨다. 앞에 세워놓은 차를 직원이 건물 뒤의 정비소로 가지고 가서 검사나 수리를 하는 럭셔리한 카센터에는 정말 오래간만에 와본 것 같다...^^
다행히 스모그 검사도 한 번에 통과했고 (매연을 실제로 측정한 것은 아니었음), 앞유리창에 안전검사도 통과했다는 스티커가 붙은 차를 바로 찾았다. 버지니아 주는 연식에 상관없이 모든 차량이 매년 안전검사를 받아야 되는데, 그 검사 비용이 $20이라서 천만대 이상의 차량이 검사받는 비용만 매년 2억불이 넘는다고 한다. 검사를 하면 5대중 1대 정도가 핸들이나 브레이크 등의 문제로 간단한 수리를 한다고는 하지만, 이 의무적인 안전검사가 실제 버지니아 도로의 사고율을 낮추는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다음 행선지도 같은 쇼핑몰 안에 있는데 아직 문을 열지 않아서, 잠깐 어떤 다른 가게들이 있는지 둘러보았다. 이 지역에서 가장 지점이 많은 대형 식료품 매장으로 생각되는 자이언트(Giant) 마켓으로, 우리 동네 근처에도 하나가 있는데 별로 자주 가게될 것 같지는 않다.
1차 대륙횡단 이사의 마지막 목적지로 네비게이션에 입력되었던 주소가 바로 여기 센터빌의 저 파리바게트(Paris Baguette)였는데, 저기서 첫번째 대륙횡단을 무사히 마친 것을 축하했던게 벌써 두 달이나 지났다... 시간 참 빨리 간다~
두번째 목적지는 이 미용실... 두 달만에 아주 짧게 이발을 했더니 몸무게가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아주 마음에 들게 잘 잘라주셔서, 앞으로 매달 정기적으로 여기를 이용하게 될 것 같다.
원래 장을 볼 계획은 없었지만, 살게 생각이 나서 건너편 다른 쇼핑몰에 있는 H마트에 잠깐 들렀다. 센터빌스퀘어에도 롯데플라자(Lotte Plaza)가 있기는 한데, 앞서 방문했던 애쉬번(Ashburn)과 헌돈(Herndon)의 롯데플라자는 한국마켓이라기 보다는 인도마켓이던데, 센터빌의 롯데플라자는 좀 다를 것 같기는 했지만 다음에 확인해보기로 하고 이리로 왔다.
버지니아 한국마트의 가격이 전체적으로 LA보다 비싼 것은 이해를 하는데, 특히 많이 비싼 것은 이 한국 소주의 가격... 하지만 가격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18도 이하의 밍밍한 소주만 마트에서는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에 소개하는 장소를 한 곳 더 들러야 했다.
세번째 일인 한국에 물건을 보내기를 위해서 한미우체국 택배회사 본사가 있는 센터빌 북쪽의 챈틀리(Chantilly)로 갔다. 아마도 챈틀리라는 지명은 프랑스에 있는 성과 정원, 경마장으로 유명한 관광도시라는 Chantilly(샹티이)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코로나 때문에 손님은 한 번에 한 명만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추운 날씨에 20분 정도를 밖에서 기다려야 했고, 택배 비용도 당연히 LA보다는 제법 비쌌다... 하지만 화장품과 약을 한국으로 보냈는데, 정말 광고처럼 딱 5일만에 한국의 지방까지 잘 도착한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에 건물 유리에 붙어있던 이 학원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어머님,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던 여기 페어팩스 출신의 김주영 선생님이 떠올라서...^^
마지막으로 우리 동네 스털링(Sterling)에 돌아와서 들린 곳은 버지니아ABC로 주정부에서 운영하는 주류판매소인데, 알콜도수 18도를 초과하는 술은 이 가게에서만 살 수 있다! 이사온 곳이 옛날 살던 LA와는 정말 다른 세상임을 팍팍 느끼게 해주는 현실인데, 왜 하필이면 'ABC마트'라고 부르는지 아시는 분은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드린다~ 더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것은 집으로 돌아와서 이 날 쓴 신용카드 내역을 확인해보니까, 이 가게에서 술을 산 금액은 Groceries 또는 Shopping 항목이 아니라, 술값이 Bills & utillities 항목으로 분류가 되어있었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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