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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빌과 하우멧
하우멧 마지막회 보고 빡돌았던 그 기분, 사실은 예전에 익히 한 번 느껴본 적 있다. 바로 스몰빌에서였다. 하우멧식 제목을 굳이 붙이자면, How they broke up 쯤 되려나. 극 전체로 봤을 때 슈퍼맨의 영웅담보다는 클락 켄트의 연애담이 메인 테마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이 시리즈는, 냉정히 말해, 클락이 어떻게 로이스를 만났느냐가 아니라 클락이 어떻게 라나와 헤어졌느냐에 관한 이야기다. 로이스는 거들 뿐. 그 지난한 평지풍파를 다 겪은 클락과 라나. 진짜 온갖 험한 꼴은 다 봤다. 오해하고 싸우고 또 만났다가 다시 헤어지고. 그래놓고선 결국 완전히 헤어진 이유는 라나가 크립톤 방사능을 뿜어내는 체질이 됐기 때문이란다. 그 둘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체질이 상극이라서란다. 이게 무슨 미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 The Amazing Spider-Man (2012)
샘 레이미는 마블 영화의 르네상스를 열어 제낌과 동시에 스파이더맨이라는 소재로 온갖 것들을 다 뽑아먹었다. 그야말로 모난 데 없이 완벽한 정삼각형 같은 삼부작이었다. 그 후 5년, 새로 시작하는 스파이더맨 영화는 처음부터 강력한 비교 대상을 옆에 두고 시작한 위태로운 프렌차이즈였을 수 밖에 없다. 레이미가 쓰고 남은 걸 고물장수처럼 주워다 쓴 새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좋다. 질질 짜는 드라마 대신 신세대 피터와 새 히로인 그웬의 쿨한 연애담이 소개된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소심함 대신 조금 더 적극적인 영웅 활동을 펼치는 진취성을 보여준다. 이미 한 얘기를 또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잘 빠지고 세련된 것들부터 보여준다. 액션 설계는 레이미 영화들에 비해 좀 후지지만 디테일한 동작 하

당신이 잠 든 사이에 / While You Were Sleeping (1995)
그냥 외로운 거랑 겨울에 외로운 건 천지 차이다. 그냥 겨울에 외로운 거랑 크리스마스 시즌에 외로운 건 차원이 다르지. 차가운 대도시에 혼자 외롭게 사는 주인공 루시는, 그 성격이 밝고 명랑하기 때문에 되려 더 외로움이 감춰지지 않는다. 루시처럼, 영화 역시 착하고 순수하고 어딘가 애잔하다. 빙판길에서 엎치락 뒤치락 자빠지다가 전기 흐르고 서로 좋아하는데 말 못하고, 아 진짜 그 시절 영화는 순수했구나. 전체적으로 밝고 따뜻하며 큰 위기 없이 보기 좋은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보는 사람도 편안하게 그 흐름을 따라가면 되지만 그 전체를 구성하는 순간 순간의 장면들이 너무 슬프다.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받아, 캘러한 가족의 단란한 모습을 바라보는 루시. 흐뭇하게 미소 짓고 있지만 그 미소는 '관찰하

사랑의 블랙홀 / Groundhog Day (1993)
매사에 불만 많고 남에 대한 배려라고는 삼 년 묵은 서당개보다도 모르는 이기적인 리포터 필 코너스. 펑추토니에서 매년 열리는 성촉절 행사를 취재하고 뜻하지 않게 하루를 묵었는데 눈을 뜨면 그 성촉절이 매일 반복된다. 매일 같은 날이 반복되는 가운데 혼자만 반복의 룰에서 벗어나 반복되는 성촉절을 지켜봐야만 하는 필. 연애 영화라고는 거의 결벽증에 가깝다시피 안 보면서도, 진짜 몇 안 되게 좋아하고 아끼는 연애영화가 있는데 그 중 하나. 그 중 최고. 그 중에 제일 재밌음. 앤디 맥도웰 여신 시절. 매일 같은 상황에 놓이는 필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고, '내일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도덕적 굴레를 벗어버린 필이 악동처럼 구는 모습도 재미있다. 지쳐가는 필의 모습은 짠하기도 하고, 열반의


![[웹툰단행본] 『통제구역관리부』 1권 후기 : 이상한 변칙과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는 공간에 대하여](https://img.zoomtrend.com/2026/06/09/1780996474-SE-5eda86fa-0d63-4afd-b8dd-b801879fed5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