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ilisk Station
Posts
34 posts시대를 뛰어넘는 걸작 - <터미네이터 2>
나는 무협지를 좋아하는 인간이지만, 액션영화는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적인 일이라 액션에 대해서는 낮춰보는 경향이 있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 역시 재미있게 본 영화였지만 그렇게 훌륭하다거나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람은 시간이 지나며 바뀌는 법이고 몇몇 영화는 TV에서 줄창 틀어주기 때문에 가끔은 재평가의 시간이 찾아오곤 한다. 그러다 어느날 를 멍하니 쭉쭉 보는 시간이 찾아왔고 이게 내 기억에서보다 훨씬 훌륭한 영화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번 재개봉관을 찾은 건 단순히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고싶다는 것이었지만 이번 재개봉판은 과거 버전에 비해 삭제장면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결과적으로 훨씬 풍부
수직보다 수평에 끌리는 마음 - <일대종사>
나는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오독될 거라 생각한다. 하나는 왕가위 감독은 호불호가 갈리는 사람이고, 팬층과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보기도 전에 평가는 끝난 사람들이 꽤 있을 뿐더러 스토리를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알아들을 사람은 알아듣고 한 번 감을 놓치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하나는 강호의 규칙을 토대로 흘러가는 이야기가 우리나라 관객 모두에게 매끄럽게 이해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소시적부터 무협지 빼면 문학소년, 다시 말해서 무협지를 빼야만 문학소년일 수 있었던 인간이기 때문에 무협지를 보다보면 무공이 경지에 이른 후 깨달음을 중시하는 장면을 만나게 된다. 현실에서는 싸움 잘 하는 개자식이 많지만 어디까지나 영화를 보기 위해선 그쪽이 말
정해진 결말을 향해 노선을 뒤트는 열차처럼 - <설국열차>
나의 전 여자친구가 종종 말했듯이 내가 쓰는 감상 포스팅은 상당히 불친절하다. 하지만 오늘은 내게 남은 약간의 친절을 발휘해볼까 한다. 그건 내가 를 늦게 봤고, 그러다가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몇 개 접했으며, 내가 봤을 때 상당히 어긋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맞다 틀렸다는 원칙적으로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전제를 깔고 이야기를 하는데 전제를 모르면 아무래도 엇나갈 수밖에 없지 않겠나. 원작은 안 봤지만 어쨌거나 는 포스트 홀로코스트에 속하는 작품이다. SF의 하위장르로서 포스트 아포칼립스라고도 불린다. 재난영화나 좀비영화(도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와는 약간 다르다. 재난영화는 재난 자체에 주목하며 재난에 대처하거나
아이라는 이름의 맹목 - <A.I.>
명작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봤는데 내가 잊고 있던 게 하나 있었다. 나는 스필버그와 맞지 않는다. 초반에 박사가 사람들에게 로봇을 소개할 때 여기자로 보이는 사람이 질문을 했다. 로봇에게 사랑을 받는 인간은 어떤 책임을 쳐야 하지 않느냐고. 영화의 중반부쯤 나는 이 질문을 떠올리고 이 영화가 걸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도구에겐 책임을 지지 않는다. 데이빗은 이미 하나의 인격체였고 모니카 부부는 데이빗에게 어떤 책임을 쳐야 했다. 데이빗과 그들은 감정적인 교감을 나누었고 일방적으로 그를 버렸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이미 감정을 나눌 수 있는 로봇을 만들 수 있으면서 그에 대한 인식은 떨어지는 사회를 그리는데 그런 상황에서 오로지 사랑받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데이빗은 로봇의 인격이나 책임에
5월의 영화들
5월엔 좋은 영화들이 많았던 것 같다.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봐서 다행. 1. 아무런 정보도 없이 봤는데 알고보니 감독이 거장 소리 듣는 사람이었다. 문제는 내겐 이 영화가 별로였다는 것. 영화는 두 가지 축으로 진행되는데 하나는 교황의 고민이고 또하나는 바티칸에서의 코믹한 모습들이다. 일단 민감한 소재에 과감하게 뛰어들었고(바티칸 측이 어떤 태도였는지는 모르지만) 연출이나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내게 좋은 영화로 남지는 않았다. 교황의 고민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여자 정신분석의를 찾아가서 상담을 하는 장면이다. 신임 교황은 직접적으로 이야기한다. 직업으로 인해 즐거운 날도 많았지만 결혼도 하지 않고 다른 동반자도 없이 무대에 오


![[웹툰단행본] 『통제구역관리부』 1권 후기 : 이상한 변칙과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는 공간에 대하여](https://img.zoomtrend.com/2026/06/09/1780996474-SE-5eda86fa-0d63-4afd-b8dd-b801879fed5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