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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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랜드 Zombieland (2009)

멧가비|2020년 12월 29일

드라마 [워킹데드]가 전파를 타기 막 직전의 시점에 이 영화가 세상에 나왔지 아마. 그 말은 즉, 좀비 장르가 완전히 대세를 타기 직전 혹은 그 즈음이라는 말인데, 원래 모든 트렌드는 그게 트렌드가 될 때 쯤이 사실은 포화 상태다. 이 영화는 좀비라는 소재로 뭔가 새로운 걸 해먹기 힘들어질 순간에 나왔다. 구분하기가 힘들다. 좀비 영화를 찍고 싶은데 뭔가 새로운 걸 찾다가 코미디 로드 무비를 겸한 건지, 아니면 로드 무비를 재미나게 찍을 방법을 찾다가 마침 유행하는 좀비 세계관을 발견한 건지. 뭐가 됐든 상관 없이 좋은 아이디어로 나온 좋은 결과물이다. 좀비가 창궐한 세상에서 자신만의 룰을 지키며 살아가는 네 인물이 그냥 한 판 신나게 노는 놀이기구 같은 영화라는 점이 말이다. 아니 실제로 나중에

사냥꾼의 밤 The Night Of The Hunter (1955)

멧가비|2020년 12월 28일

황당하지만 나는 이 영화에서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을 떠올린다. 빌리진이 왜 그걸로 유명하잖아. 대체 이 노래를 어떤 장르로 구분해야 하느냐, 에 대한 설왕설래로. 영화로 치자면 이 영화가 약간 그런 쪽이다. 내가 아는 한 어떤 관점에서 접근해도 영화사조에서 이런 영화가 튀어 나올 흐름이 없었거든. 요약하자면 협잡꾼과 소년소녀의 추적기인데, 시대를 감안하더라도 대단히 흉악하지는 않은 살인범인데 그 존재감은 압도적이고, 추격 플롯인데 어째서인지 숨가쁘지 않고 오히려 고즈넉하면서 아름답기 까지 하다. 왜 그래야 하는지 설명할 수 없는 아이러니들로 가득한, 본 투 비 컬트. 컬트라는 개념을 물리적으로 영상화하면 딱 이 영화지 않겠는가. 지금 보면 별 것 아닌 히치콕의 [싸이코] 샤워 씬이 당대

살인 나비를 쫓는 여자 (1978)

멧가비|2020년 12월 28일

주인공 영걸에 대해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죽음으로부터 사랑받는 남자. 죽음에게서 선택 받고, 죽음을 이기는 "의지"를 배우고, 죽음으로 하여금 사랑에 빠지게 만들도록 유혹해 죽음을 회피하고, 죽음으로 가는 길의 길잡이로 지목 당하지만 그 "의지"로서 마침내 죽음을 정복해버린다. 뭔가 추상적이고 장황한 얘기 같지만, 정확히 이 영화의 플롯이 그러하다. 그렇다고 영걸이 삶을 의미하는 역설적 캐릭터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영걸은 숫총각, 삶을 생산하는 행위를 경험해 보지 못 한 자다. 그리고 영걸은 살려할 때 죽음을 만나고 죽으려 할 때 삶을 만나는 자. 즉, 인간 생명의 어떠한 교착 상태를 아이러니하게 상징하는 인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도무지 결론 내릴 수 없는 플롯과 짐작 조차 못

고스트버스터즈 Ghostbusters (2016)

멧가비|2020년 12월 28일

캐릭터들은 매력적이다. [행오버]처럼 남자 미친놈들도 재밌지만 여자들이 주접 떠는 것도 재밌어. 여기 나오는 캐릭터들이 뉴욕 길거리 걸어다니면서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시비거는 것만 두 시간 봐도 재미있을 거다. 그런데 그걸 못 하는 영화 플롯이라니 대체. 멋진 여성 고스트버스터즈를 내놨으면 멋지게 활약할 좋은 각본도 줘야지. 쿨한 거 알겠는데, 그 쿨함을 어필하는 데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지들도 여자들이 또라이까는 게 쿨해보일지 확신이 없었던 거다. 좋은 메시지는 본업이 소홀함 없이 수행됐을 때에야 빛을 발하는 건데 그걸 놓치더라. 가능성있는 캐릭터들이 마치 프로파간다 아이돌처럼 이용당하면서, 호평하면 페미니스트고 비판하면 미소지니스트가 되는 멍청한 시궁창 싸움의 메인디시가 되어버린 점이

반도 (2020)

멧가비|2020년 12월 28일

비디오 게임이라고 가정해 보자. 게임하면서 스토리 신경 쓰는 사람 의외로 많지 않으니 됐고, 오픈월드 게임으로서 서울 배경은 참 잘 구현했다. 도로 사이사이에 있는 구조물들은 카 스턴트로 보너스 포인트 모으는 데에 유용할 것이고, RC카 조종하는 서브미션도 참 재밌을 거야. 주인공은 전투 베테랑이고 조연들은 운전을 잘 하니 각기 특능을 부여해서 GTA5처럼 캐릭터 교체해 가면서 플레이 하는 재미가 쏠쏠하겠지. 이걸 왜 비디오 게임에 비유할 수 밖에 없는지는 본 사람은 안다. 딱 비디오 게임 수준의 캐릭터 빌드업과 서사 전개 때문이다. 아니 그것도 옛말인 게, 요즘 비디오 게임은 스토리마저도 좋다. 바꿔 말하면 게임 보다도 스토리가 후지다는 거다. 어쨌든 이걸 게임이라고 치면 일단 물리적인 퀄리티는